이센스 인터뷰 - 'The Anecdote'로부터 5년이 지난 뒤
이센스의 첫 정규 앨범 <The Anecdote>의 발매일로부터 5년의 시간이 지났다. 드라마적인 상황 속에서 발매된 <The Anecdote>는 힙합 팬들과 평단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한국 힙합 혹은 한국 대중 음악의 명반을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거론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 앨범은 과거 이센스에게 부담의 대상이거나 이겨내야 할 또 다른 본인이기도 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린 첫 앨범으로부터 5년이 지나 <Marigold Tapes>를 내놓은 이센스는 이제 그동안의 시간들을 한 차례 정리하며 팬들과 함께 편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도 매리골드의 꽃말처럼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을 맞이하게 된 것일까?
<The Anecdote>가 나온 지 벌써 5년이 지났어요. 이번 작품은 그 기념으로 발매되는 거라고 알고 있어요.
사실 대단한 의미를 담은 작품은 아닌데요. 물론 <The Anecdote>가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중요한 앨범이었고, 벌써 5년이나 지났나 싶은 마음이 들긴 하죠. 또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사회가 전반적으로 활발하게 뭐가 돌아가는 느낌은 아니잖아요. 그런 상황이니까 그냥 원래 알던 노래들, 편안한 느낌의 노래들을 모아서 한번 내보게 됐어요.
이번 앨범에는 사운드클라우드나 라이브 공연 등으로만 들을 수 있던 노래들이 수록됐어요.
‘비행’이나 ‘sleep tight’을 비롯해서 제가 그냥 툭 던져 놓은 트랙들을 음원으로 내달라는 얘기는 계속 있었거든요. 그런데 또 그 노래들이 바이브도 그렇고 같이 듣기 편한 노래들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침 첫 앨범이 5년이 됐다니 핑계 삼아 이쯤 예전에 공개했던 곡들을 더해서 가볍게 선물 같은 느낌의 작업물을 내놓자는 생각이 들었죠.
이센스라는 래퍼는 앨범을 작업할 때 오랜 시간을 들이고 신중한 편인데, 이번엔 그런 느낌은 아니네요.
사람들이 이미 다 들어봤고 알고 있는 노래들이니까요. 공식으로 발매된 곡은 아니지만 제 팬들이 여전히 즐겨주고 기억해주고 있는 게 고마운 것뿐이에요. 앨범 작업할 때는 신중하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런 편이지만, 이번엔 앨범이라기보다 지난 5년의 결산 같은 느낌이에요. 한 번 여기서 지난 5년을 마무리 짓고 가자는 거죠.
Photographer Seunghoon Jeong
Editor Soobin Kim, Yonghwan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