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메뉴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HMG저널

현대차, 자동차 디자인 평가 프로세스를 VR로 완성하다

가상의 공간에서 창작물의 형태를 다듬고 완성해 나가는 일은 더 이상 미래의 모습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이미 자동차 디자인 평가 프로세스에 VR(Virtual Reality)을 도입해 보다 효율적이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480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자동차 디자인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콘셉트 설정 후 그에 맞는 디자인 방향성을 세운 뒤, 수많은 검토와 수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도구와 방법이 동원된다. 종이에 디자인을 스케치 하고, 컴퓨터를 활용해 디지털화된 스케치와 랜더링을 그린다. 또한 손으로 직접 클레이 모델을 깎거나 컴퓨터로 디지털 모델도 만든다. 이 모델을 여러 사람이 함께 살피며 개선할 부분을 찾고 수정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을 때, 비로소 하나의 자동차가 나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디자인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이와 같았다. 그러나 최근 이 디자인 프로세스를 혁신할 만한 새로운 기술이 도입 됐다. 바로 VR 기술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평가하고 수정하는 작업이다. VR로 자동차 디자인을 검증하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오늘날 자동차 업계가 쓰고 있는 최신 방법 중 하나다.


지난 3월, 현대차는 20명이 동시에 가상 공간에 접속해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VR 디자인 품평장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자동차를 개발하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가상 공간에서 진행하는 디자인 평가는 공간과 시간 등 물리적인 제약을 모두 뛰어 넘는다.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것만으로 차의 재질, 컬러, 부품을 변경해 내외장 디자인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서 디자인이 주변 환경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 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상용차 개발에서 유용하다. 현실에서는 크기 때문에 디자인 모델을 검토하는 게 쉽지 않지만, 가상 공간에서는 크기와 부피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VR 디자인 평가를 진행하는 현대디지털디자인팀의 최경원 책임연구원(이하 책임), 박영수 책임, 배병상 책임, 강성묵 연구원(좌부터 우)

이와 같은 디지털 디자인 평가 방식은 현재, 현대차의 여러 신모델 개발에 활용 중이다. 도입 초기라 아직 결과물이 많진 않지만, 양산차와 콘셉트카 등 여러 자동차가 이 과정을 통해 제작되고 있다. 지난 10월말 공개된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Neptune)’이 바로 VR 디자인 평가를 거쳐 제작된 차다. VR 디자인 평가 프로세스를 구축한 현대차의 디지털디자인팀을 만나 자동차 디자인과 VR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Q. VR 디자인 평가 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언제인가요?


박영수 책임 | 2018년 4월부터 VR 디자인 평가를 도입하기 위한 검토가 이뤄졌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여러 차종의 디자인을 개발하며 VR을 사용해 봤고, 그 과정에서 VR 디자인 검증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디자인센터 내에 VR 전용 영상품평장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고, 마침내 3월 완성됐습니다. 본격적인 VR 디자인 평가가 시작된 셈이죠.

VR 디자인 평가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HMD(Head Mounted Display)라는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만 한다

Q. 디자인 평가 과정에서 어떤 효과가 있었길래 과감하게 VR 디자인 평가 방식을 도입할 수 있었을까요?


최경원 책임 | 사실 현대차는 VR 디자인 평가에서도 쓰는 디지털 모델링을 활용한 영상 품평을 과거부터 꾸준히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 1996년, 투스카니를 개발할 때부터 이미 디지털 품평을 사용하고 있었죠. 차량을 랜더링하여 동영상으로 제작, 큰 화면에 영화처럼 상영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업계에서도 빠른 편에 속했습니다. 클레이 목업 모델을 만드는 것과 비교해 시간과 경제적인 이점이 많았기에 발 빠르게 디자인 개발 과정에 디지털 방식을 활용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존 디지털 품평 방식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자동차의 부피는 상당합니다. 이 큰 물건을 평면의 화면으로만 보고 디자인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그래서 그동안 여러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입체 카메라로 차를 촬영해 3D 프로젝터나 3D TV로 품평을 해보았지만 , 왜곡이 너무 심해 새로운 방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5년부터 VR 기술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습니다. VR을 사용하는데 필수인 HMD(Head Mounted Display)의 기술력이 좋아졌고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었습니다. VR 디자인 평가는 쉽게 말해, 디지털 품평의 수단을 평면 화면에서 가상 입체 공간으로 바꾼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화면으로 보던 디지털 모델을 가상 공간에서 직접 확인하고 수정하는 등, 보다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품평이 가능해진 것이죠.

VR 디자인 평가는 현실에서 이뤄지는 모든 디자인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

Q. 디자인 프로세스는 여러 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VR 디자인 평가는 어느 단계에서 진행되나요?


박영수 책임 | 현재는 디자인 초기 평가에 적용하고 있지만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모든 단계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 단계에서 시범 운용을 하는 중입니다. VR 디자인 평가의 효과가 생각 이상으로 탁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상품 기획, 디자인 초안 완성 과정, 클레이 모델 품평과 수정, 완성 등 모든 단계에서 VR로 디자인을 검토하고 수정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가령, 제품 초기 기획 단계에서는 관련팀들이 모여 VR을 활용해 보다 명확한 콘셉트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구 모델과 신 모델을 가상 공간에서 직접 비교하며 비율을 조정할 수도 있죠. 물론 현실에서도 이런 비교가 가능하긴 합니다. 두 모델을 나란히 세워놓으면 되죠. 그러나 가상 공간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합니다. 두 모델을 겹쳐 세워 놓는다든가 일부분만 확대해서 비교할 수 있거든요. 콘셉트가 나온 이후에는 디자이너들과 디지털디자인팀이 가상 공간에서 수시로 디자인을 수정하며 피드백을 주고 받습니다.

VR 디자인 평가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클레이 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

Q.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 중 하나가 클레이 목업으로 디자인을 검증하는 작업입니다. VR과 목업을 사용한 검증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강성묵 연구원 | 디자인 품평 단계에서는 여러 시안을 두고, 종합적인 검토를 해 최종 디자인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클레이 모델로 품평을 하면 제약이 많습니다. 클레이 모델을 하나 깎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 되기 때 문에 시안을 여러 개 만들 수 없습니다. 클레이 모델은 즉각적인 수정도 쉽지 않죠. 때문에 이 작업을 최대한 후반부에 진행합니다.


VR을 활용하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내외장 디자인이 합쳐진 디지털 모델을 보고 디자인을 품평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가상 공간에서는 여러 디자인과 컬러가 적용된 수십 개의 시안을 컨트롤러의 조작만으로 불러내 동시에 비교하고 수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입니다. 디자인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여나갈 수 있죠. 그 덕분에 시간과 비용을 꽤 아낄 수 있습니다.



박영수 책임 | 최근엔 자동차 디자인 과정에서 클레이 모델보다 디지털 모델을 활용한 품평의 비중과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데이터만으로 할 수 있는 게 훨씬 많기 때문이죠. 단순히 클레이를 깎지 않는 데서 오는 경제적인 이점을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디자이너 입장에서 품평하기도 쉽고 여러모로 훨씬 효율적입니다.


VR 디자인 평가의 가장 좋은 점은 디지털 데이터만 있으면 언제든지 품평을 하고 수정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모든 디자인 품평 과정을 VR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물 검증과 VR 검증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가상 공간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다

Q. 말씀하신 효율성 외에 VR 디자인 평가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배병상 책임 | 물리적인 제약이 사라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상 공간에서는 최대 수십 개에 달하는 시안을 불러내 동시에 디자인을 품평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디자인 목업 모델을 전부 다 만들 수도 없고, 만든다 하더라도 모든 시안을 갖다 둘 장소를 마련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자동차는 실내가 아닌 외부 환경에 노출되는 상품입니다. 따라서 품평장을 벗어난 외부 환경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보이는 지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목업 모델을 외부로 갖고 가거나 실제 차를 완성한 후에야 이런 품평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가상 공간에서는 여러 환경을 불러내 품평을 할 수 있습니다. 시간대를 지정해 태양의 위치를 바꿀 수도 있고, 야간 품평도 가능하죠.

넵튠 콘셉트카는 VR 디자인 평가 과정을 통해 디자인된 모델이다

Q. 최근 공개된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디자인을 VR 검증으로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최경원 책임 | 맞습니다. 넵튠의 디자인을 완성할 때 VR 디자인 평가 과정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트럭은 승용차보다 부피가 훨씬 크기 때문에 평면의 영상이나 클레이 모델 품평으로 공간감이나 크기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평가자가 마음껏 차를 둘러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클레이 목업 모델을 만드는 데에 시간과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한 대당 몇 억 원 정도가 드니, 품평을 한두 번만 진행해도 수십억 원이 소요되는 셈입니다.


VR에서는 이런 제약이 사라집니다. 차의 높이를 낮춰서 운전자가 트럭의 윗부분까지 쉽게 살필 수 있고, 실내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등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품평을 할 수 있죠.


더 큰 장점은 클레이를 깎는 것보다 디지털 모델을 만드는 시간이 훨씬 짧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절약한 시간을 더 많은 디자인 시안을 도출하는데 활용할 수 있죠. 결과적으로 VR 디자인 검증으로 아낀 시간과 비용을 더 좋은 디자인 결과물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넵튠과 같은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Q. VR 기술의 발달로 그래픽이 현실과 가깝게 구현된다 하더라도 실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언제쯤이면 이런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강성묵 연구원 | 이질감을 줄일 수 있는 것은 결국 HMD와 같은 VR 장비와 기술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물을 보는 것과 같은 고해상도 HMD가 나와야 하겠죠. 기술이 발전할수록 실물을 보는 것과의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격차가 줄어들더라도 실물 품평과 VR 품평을 병행해 각 방식의 장점을 극대화하며 단점을 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VR 기술로는 느낄 수 없는 소재의 질감을 현실에선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VR 디자인 평가 기술이 발전하면, 미래에는 시각 외에 촉각 정보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Q. 기술이 발전하면 VR 디자인 평가 과정이 기존 검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요? 시각적 정보는 대체할 수 있어도, 촉각 정보는 대체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박영수 책임 | 현대차를 포함해 VR을 디자인 검증에 활용하는 모든 제조사가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지금은 가상 공간의 모든 정보를 시각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사물의 질감이나 부피 등을 확인하기 어렵죠. 현 상태에서 데이터 글러브라는 장비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촉각 정보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상 공간에서 각 요소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정도를 손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비죠.


다만, 웨어러블 장비를 VR 디자인 평가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습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있죠. 디자인 품평에서 중요한 소재 질감 확인에 쓸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리적인 검증 과정을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VR 디자인 평가 과정이 발전한다면, 소비자들의 요구가 자동차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다

Q. VR 디자인 평가가 자동차 개발 과정에 좀 더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배병상 책임 | VR 디자인 평가 과정이 본격 도입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이점이 있을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향후 VR 디자인 평가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적극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로부터 디자인 품평을 받을 수도 있겠죠. 가상 공간에서 여러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받고 빠르게 반영해 디자인을 완성해가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디자인이 반영된 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VR 기술이 디자인 검증 외 설계, 제조, 성능 평가 등 자동차 개발 과정 전 부분에 적용된다면, 개발 기간과 비용이 줄어드는 등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먼 얘기죠. 이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디지털디자인팀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성자 정보

HMG저널

Connecting to the Future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