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HMG저널

37살 청년, 추억의 올드카 엑셀을 타다

국산차 관련 자료를 수집하며 올드카를 타는 한 청년이 있다. 그의 이런 행동에 특별하고 거창한 이유는 없다. 단지 차가 좋아서다.

12,648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1991년 출시된 2세대 엑셀의 3도어 해치백 모델

현대차 엑셀은 한국 자동차 산업 역사에 뜻 깊은 모델이다. 현대차 첫 고유 모델인 포니의 후속으로, 현대차 최초의 전륜구동 모델이자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국산차였다. 게다가 엑셀은 미국 시장 성적도 좋았다. 진출 첫해인 1986년에는 16만 8,000여 대가 판매됐고, 이듬해에는 무려 26만 대가 팔렸다. 2007년에는 USA투데이가 ‘지난 25년간 미국인의 삶을 변화시킨 자동차’ 5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또한 엑셀은 국내에 진정한 마이카 시대를 연 주역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물론 이런 평가에는 당시 경제적 상황도 한 몫 한다. 엑셀이 현역이던 1980년대 후반, 국가 및 가계 소득이 늘어나며 여가 생활에 대한 개념이 생겨났고, 바캉스 문화도 피어났다. 덕분에 엑셀과 같은 실용적인 소형차도 인기를 누렸다. 


1984년에 출시된 엑셀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판매한 모델이기도 하다

이런 엑셀의 의미를 기억하고, 당시의 모습을 추억하고자 엑셀을 타는 청년이 있다. ‘기록과 보존’이라는 알 수 없는 의무감을 느껴 관련 자료도 수집하고 있다. 그의 이런 행동에 거창한 이유는 없다. 단지 차가 좋아서 국산차에 대한 이모저모를 기억하고 추억한다. 


올해 37살인 임승한 씨는 1991년 2월에 출고된 2세대 엑셀을 탄다. 부분변경 직전에 제작된 초기형이다. 그의 차는 지금은 물론, 당시에도 흔치 않던 3도어 해치백 모델이다. 그는 지난 2014년 10월, 회사에 하루 휴가를 내고 인천에서 경상북도 경산까지 내려가 데려왔다. 출고 때부터 새빨간 컬러였다는 말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가 차 상태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 구매를 결정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 6년간 애지중지 아껴가며 타고 있다. 

임승한 씨는 2014년 10월, 280만 원을 주고 엑셀 3도어 해치백을 구매했다

사실 그는 올드카 마니아다. 지금도 갖고 싶은 올드카를 추려 수시로 관련 동호회와 중고차 판매 사이트를 확인할 정도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수십 대의 차를 보유한 건 아니지만, 27살에 아버지께 물려받은 첫 차 이후 지금껏 오래된 자동차만을 운행해 오고 있다. 지금도 엑셀 외에 두 대의 올드카를 더 가지고 있다. 


올드카에 대한 그의 이런 짝사랑은 차에 대한 관심과 취향이 더해진 결과다. “어렸을 때부터 차를 정말 좋아했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때도, 지금도 그냥 차가 좋아요. 초등학생 때 아버지께서 쏘나타2를 사기 위해 대리점 몇 곳을 가셨는데, 따라가서 카탈로그를 한 부씩 뽑아왔어요. 중학교에 올라간 뒤엔 본격적으로 자동차 카탈로그와 잡지를 수집하기 시작했죠. 고등학생 때는 포니를 너무 좋아해서 부품을 사온 적도 있어요. 현실적으로 차를 살 수는 없으니 장한평의 한 부품 가게를 찾아가서 포니 부품 아무거나 달라고 했죠. 양쪽 브레이크 등을 7500원에 샀고, 아직도 보관하고 있어요.” 이렇게 수집한 카탈로그와 잡지, 신문 등 자동차 관련 수집품은 현재 그의 방 한 켠에 보관돼 있다. 

바둑판처럼 생긴 엑셀의 테일램프는 지금 봐도 매력적이다

여기에 최신 제품 보다는 오래된 것들을 선호하는 그의 취향이 더해졌다. 임승한 씨는 자신의 취향에 대해 “옛날 물건이나 사진을 보고 당시를 추억하는 것을 좋아해요. 새로 나온 제품들의 편의성도 좋지만 기능적인 부분보단 감성적인 부분에 우위를 두는 편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 지인이 버리려고 한 80년대 라디오를 받아왔어요. 브라운관 TV도 도전해보고 싶지만 부피 때문에 고민 중이고, 기회가 되면 진공관 라디오나 턴테이블을 살까 생각 중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임승한 씨의 첫 차는 아버지에 물려받은 현대차 쏘나타2다. 그는 아직도 이 차를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그와 그의 가족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차라서다. 


출고 당시 부착된 품질검사 합격증과 자동차 보험 납부 스티커

쏘나타2가 그만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차라면, 엑셀은 시대를 기록하기 위해 소장하는 차다. 그래서 임승한 씨는 차의 앞유리에 부착된 1991년 출고 당시의 품질검사 합격증과 자동차 보험 납부 스티커를 떼지 않았다. 


또, 출고 당시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주행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있다. 구매 이후 6년 동안의 누적 주행 거리가 약 8,000km에 불과하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엑셀은 이제 가벼운 접촉사고로도 파손될 수 있는 범퍼나 휠 같은 기본 부품마저도 구하기가 어렵다. 엑셀을 선택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남들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그의 개성이 크게 작용했다. 이에 관해 임승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적용된 리어 스포일러

“올드카라고 불리는 차들은 지금 도로에서 흔히 보이는 차가 아니잖아요. 수많은 차에 묻히지 않는 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엑셀 3도어 해치백은 당시에도 판매량이 많지 않아서 지금은 매물이 거의 없어요. 이 차는 희귀성에 초점을 두고 찾은 매물이예요. 가능하면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요. 그저 올드카 또는 엑셀이 갖고 싶었다면 세단을 샀을 거예요. 저는 차 뿐만 아니라 다른 물건들도 대중적인 흐름을 벗어난 제품을 선호해요. 그래서 모두가 CD 플레이어를 사용할 때 저는 MD 플레이어를 고집했어요.” 


그는 엑셀 구매 이후, 한동안 같은 차를 타는 이를 찾아 여러 동호회를 살폈다. 오래 전 부산에서 같은 색상의 엑셀을 목격했다는 글을 보았지만, 근황은 알아내지 못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차가 국내에서 번호판을 달고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유일한 엑셀 3도어 해치백이라고 믿고 있다. 

임승한 씨는 실내 색상이 흔한 남색이 아닌 베이지색인 점도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때문에 엑셀에 대한 임승한 씨의 애착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졌다. 그는 “거리를 달리다 보면 다른 운전자가 경적을 울리거나, 창문까지 내려가며 관심을 가져요. 행인들의 시선도 느껴지고요. 나이 드신 분이 본인의 경험과 기억을 말씀해 준 적도 있어요. 이럴 때 올드카를 탄다는 뿌듯함과 희열을 느껴요”라고 전했다. 

임승한 씨는 엑셀을 평생 소장하기 위해 갖고 있던 타 브랜드의 올드카 한 대를 처분했다

그의 꿈은 여느 올드카 운전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은퇴 후 직접 차를 정비할 수 있는 작은 차고를 갖고 여생을 자동차와 함께 보내는 거다. 물론 지금 당장은 그 때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엑셀의 현상태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 


사진.박철재 

작성자 정보

HMG저널

Connecting to the Future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