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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행복을 찾아 정착한 제주, 그곳엔 갤로퍼가 함께였다

보다 행복한 일상을 위해 제주도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선택한 젊은 부부가 있다. 그들 곁을 지키고 있는 건 반려견 벡과 오래된 갤로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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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1991년 미쓰비시의 파제로를 라이선스 생산하기로 하면서 첫 SUV인 갤로퍼를 탄생시켰다

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전통적으로 세단을 선호하던 국내 소비자들도 실용성과 강인한 외관 디자인으로 무장한 SUV에 빠져들었다. 올 상반기에 판매된 신차의 무려 48.5%가 SUV일 정도다. 이 같은 수요에 발 맞춰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에 이어 베뉴까지 발매하며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 물론 현대차에게도 당연히 첫 SUV가 있었다. 바로, 남자들의 로망인 갤로퍼다. 


1991년, 현대차는 갤로퍼로 국내 SUV 시장 진출과 동시에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신속한 시장진출과 신기술 습득을 위해 고유 모델 개발 대신 미쓰비시 파제로를 라이선스 생산하기로 결정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갤로퍼로 첫 단추를 잘 꿴 것이다. 현대차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시작을 갤로퍼와 함께 한 젊은 부부가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6월 제주도를 찾았다. 


유훈식 씨와 안다솜 씨는 반려견 벡과 약 1년 반 전, 서울을 떠나 제주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출시된 지 20년도 더 된 갤로퍼의 주인은 유훈식 씨와 그의 아내 안다솜 씨다. 올해 35세와 29세인 이 젊은 부부가 갤로퍼를 타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제주도 이주 배경부터 풀어야 한다. 각각 인천과 서울 토박이인 부부는 영상 디자이너와 브랜딩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고, 주변의 부러움을 사며 알콩달콩 연애를 해 나갔다. 서로 취향이 잘 맞았고, 취미도 같았다. 쉬는 날에는 교외에서 캠핑을 즐겼고, 휴가를 이용해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부부는 서울에서 이처럼 꿀같은 휴식과 일상을 만끽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한다. 


“둘이 연애할 때부터 캠핑을 자주 갔어요. 그런데 휴식을 위한 캠핑이 쉬는 것 같지 않았어요. 서울에서는 새벽 일찍부터 계획대로 움직여야만 했으니까요.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였죠. 함께 지내려고 결혼했는데 매일 서로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도 힘들었어요. 이건 우리가 바라는 삶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어요.”

갤로퍼는 출시 3개월 만에 3000대가 판매됐으며 1992년에는 2만 4000대가 팔려 국내 SUV 시장의 52%를 차지했다

결국, 부부는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기로 했다. 새롭게 안착한 장소는 제주도. 연애 기간 동안 자주, 그리고 오래 머물러 지인들이 생길 정도로 익숙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둘은 보유하고 있던 기존의 클래식카를 처분하고, 제주도 환경에 더 적합한 차를 찾았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갤로퍼다. 하지만 유훈식 씨는 처음부터 갤로퍼를 마음에 뒀던 건 아니라고 한다. 


“클래식카는 특성 상 수리가 쉽지 않잖아요. 믿을만한 정비소를 알고 있는게 상당히 중요해요. 그래서 잔고장이 적고, 제주도에서도 쉽게 고칠 수 있는 차를 찾았는데, 그게 바로 갤로퍼예요. 다행히도 정비 서비스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요. 재생산 되는 부품도 꽤 되고, 동호회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서 수리에 큰 어려움이 없어요. 제주도의 클래식 SUV 가운데 가장 많기도 하고요. 그만큼 정비 데이터가 많이 쌓였을 테니 어디서든, 누구든 큰 어려움 없이 수리가 가능하리라 생각했죠. 실제로 제가 지금 다니는 정비소 사장님은 못 고칠 게 없다고 말하세요. 제가 수리 때문에 찾으면 그냥 차 두고 가라고 하세요. 다 고쳤다는 전화 받고 찾으러 가기만 하면 될 정도예요.”

청록색의 차체와 문 하단부 및 휠 하우스의 투톤은 이전 주인이 작업했다

부부가 갤로퍼를 선택한 배경에는 현실적인 여건이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둘의 취향에 맞았던 바가 컸다. 유훈식 씨는 이렇게 말한다. “가장 중요한 건 제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거죠. 올드카라서 일반 신차보다 저렴하다 해도 가격이 한 두 푼 하는 물건이 아닌 만큼 만족도가 높아야 하니까요.” 


그가 첫 눈에 반한 갤로퍼의 매력 포인트는 네모와 동그라미 두 형태가 조화를 이루는 헤드램프였다. “동그란 헤드램프가 들어있는 네모난 하우징이 귀여워 보였어요. 실제 차량을 처음 보는 순간 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꼈죠. 갤로퍼는 저와 아내 취향에 딱 맞는 차예요. 둘 다 화려한 곡선보다는 투박한 형태를 선호하다 보니, 마음에 들어 하는 물건들을 보면 꼭 오래된 것들이더라고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도 80년대 제품이고, 턴테이블은 70년대 제품이에요.” 

뉴 갤로퍼의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등을 변경해 초기형인 갤로퍼의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정사각형 하우징과 원형 헤드램프는 1991년부터 1994년 뉴 갤로퍼가 나오기 전까지 판매된 초기형 갤로퍼의 특징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차는 이른바 중기형이라고 불리는 뉴 갤로퍼. 차량의 전 주인이 헤드램프와 플래그 형태의 사이드미러를 초기형으로 바꿔 놓았다. 유훈식 씨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차량의 순정 모습을 고집하지는 않아요. 이전 차량도 클래식카였지만, 복원보다는 과하지 않을 정도로 제 입맛에 맞춰서 탔어요. 갤로퍼도 지금이 딱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에요. 차를 예쁘게 만들어주신 전 주인 분에게 너무 감사할 따름이죠.”

유훈식 씨는 차량 구매 후 운전대(스티어링휠)을 비롯해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등 실내를 본인의 취향에 맞게 다시 꾸몄다

지금의 갤로퍼 외관은 이전 차주가 완성해 놓은 상태 그대로다. 적재 및 캠핑을 위해 지붕의 렉(거치대)과 어닝(빛가리개)만 추가했다. 다만, 실내는 부부의 취향과 거리가 있어 작업을 다시 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본래의 모습에 가깝도록 검은색으로 바꿨고, 천장과 문 안쪽에는 가죽을 씌웠다. 


둘은 모든 세간살이를 갤로퍼 한 대에 싣고 제주도로 향했다. 그렇게 부부와 반려견 벡, 그리고 갤로퍼의 제주살이가 시작됐다. 내륙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제주도처럼 넓은 섬에서 자동차는 매우 중요한 재산이다. 자동차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동 수단으로써의 기본 역할은 물론, 식자재와 생필품 등 각종 화물을 싣고 나르는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업무용으로도 쓰인다. 갤로퍼는 부부의 모든 요구를 아주 잘 소화하고 있다. 캠핑까지도 말이다.

부부는 갤로퍼의 적재 공간에 언제나 캠핑이 가능하도록 장비를 싣고 다닌다

“저희 차는 갤로퍼 숏바디 중에서도 흔치 않은 스포츠 모델이라 터보와 ABS가 탑재돼 있어요. 90년대 당시에 정통 오프로더로 불렸다던데, 지금도 제주도의 험한 길도 거침없이 달릴 수 있어요. 흙길, 자갈밭, 바위, 어디든 걱정 없어요. 물론, 불편한 점도 있어요. 숏바디라서 생각만큼 적재량이 크지 않고, 3도어라서 뒷좌석에 타려면 일일이 앞좌석을 접어야 하죠. 수동 변속기 차량이라 진동 좀 느껴져요. 오래된 탓도 있고, 원래 이런 차니까요. 하지만 소소한 불편일 뿐이에요. 큰 불만 없이 잘 타고 있어요.”


부부는 갤로퍼와 함께하는 제주살이의 매순간이 일상이고 치유라고 말한다. “차에 온 살림을 싣고 완도에서 제주도로 내려온 순간부터 지금까지, 저희가 다닌 모든 곳은 갤로퍼와 함께였어요. 푸른 바다, 멋진 오름과 숲길, 어디든 그 풍경에 정말 잘 녹아 들어요.”

부부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제주도 어느 곳에서나 캠핑이 가능한 차를 원했다

제주도에 내려온 뒤로 둘은 휴식을 위한 별도의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차를 타고 가다가 발길이 닿은 모든 곳이 캠핑장이고, 휴식처다. 부부는 갤로퍼의 쓸모를 일상용, 업무용, 캠핑용 가운데 어느 하나로 규정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갤로퍼는 제주도에서의 행복한 삶을 돕는 조력자이자 동반자였다.


“우리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이곳에 내려왔어요. 삶이 곧 행복을 찾는 여정이라면, 그 여정 동안 이 갤로퍼도 큰 탈 없이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만 아이가 태어나면 롱바디 모델을 고려해봐야 할 지가 고민이라면 고민이에요.” 

사진. 손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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