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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G저널

유아용 카시트도 자동차 회사에서 만들어야 안전하다

현대기아차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H스타트업’으로 탄생한 기업들, 첫 번째 이야기. 10년 넘게 자동차 개발에만 골몰했던 연구원들이 ‘아빠의 마음을 담아’ 만든 영유아용 카시트, 폴레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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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장인들은 한 번쯤 꿈꾸지 않을까? 회사를 떠나 독립된 사업을 펼치는 꿈을. 하지만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런 직장인들을 위해 좋은 제도가 있다. 바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은 기업과 직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아이템을 사내에서 발굴할 수 있고, 인재 유출을 막는 효과가 있다. 직원 입장에서는 회사의 지원 아래 보다 탄탄하게 기반을 다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0년부터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지금 소개할 폴레드는 현대기아차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창업에 성공한 신생 기업이다.

현대기아차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H스타트업’으로 탄생한 영유아용 카시트 기업 폴레드의 이형무 대표

폴레드의 이형무 대표는 3년 전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의 SUV 샤시 설계 담당 책임연구원이었다. 2005년 입사 후, 첫 프로젝트였던 그랜드 스타렉스를 시작으로, 스포티지와 쏘렌토, 투싼과 싼타페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 한 현대기아차 대표 SUV 모델의 샤시 설계 및 개발을 맡았다.



10년이 넘도록 샤시 설계만 알던 연구원이 카시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첫 아이였다. 이형무 대표는 아이 아빠이자 설계자의 시각에서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첫째가 태어나기 전에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카시트를 많이 알아봤는데, 설계 업무를 하다 보니 제품의 구조와 원가가 보이더라고요. 당시에는 ‘내가 만들어도 이것보다 더 잘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폴레드의 ‘올 에이지(ALL AGE) 360’, ‘라이징 스타(RISING STAR)’, ‘볼-픽스 프로(Ball-FIX Pro)’ 제품(왼쪽부터)

물론, 그가 곧바로 카시트 개발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 그가 카시트 개발자로 나서게 된 동력은 소비자로서 느꼈던 불편이었다. “첫 아이 낳고 거의 매주 저와 아내의 본가가 있는 대구를 방문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카시트에 앉는 걸 불편해하고, 답답해 하더라고요. 일단 카시트에 앉기만 하면 서럽게 울기 시작하니 대책이 없었어요. 차 안에서 아이의 안전은 아이를 카시트에 얼마나 오랫동안 앉혀 놓을 수 있는가에 달렸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무엇보다 그가 완성차 제조사 소속이라는 것이 창업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이형무 대표는 “카시트는 항상 차 안에서 써야하는 제품이에요. 안전 기술과 관련 법규 등 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록 더 좋은 카시트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배운 노하우를 활용하고 연계하면, 기존에 있는 제품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폴레드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신생아용 제품을 선보이면서 전 연령을 관통하는 제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형무 대표는 2015년에 H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지원, 2016년 5월부터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듬해 남양연구소에서 충돌 안전 연구 및 선행기술 개발을 담당한 이인주 연구원과 최다 및 우수 특허 보유자인 최금림 연구원이 합류했다. 세 연구원은 보다 편안한 승차감과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 카시트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은 총 5종. 신생아용인 ‘라이징 스타(RISING STAR)’부터 전연령이 사용 가능한 ‘올 에이지(ALL AGE) 360’, 1세~12세용 ‘와이-픽스 프로(Y-FIX Pro), 주니어용(3세~12세) ‘볼-픽스 프로(Ball-FIX Pro)’와 6세~12세용 ‘볼-픽스 부스터(Ball-FIX Booster)’까지 폴레드는 영유아동용 카시트 전체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폴레드는 아이의 머리가 고정되지 않는 다는 공통 불편을 접수, 헤드레스트의 형태를 수정한 부속품을 기존 구매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형무 대표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카시트 가운데 폴레드 제품이 가장 안전하다고 자신했다. 폴레드의 전제품이 모의 충돌 장치인 슬레드뿐 아니라 실제 차량 충돌시험을 거쳐 탄생했기 때문이다. “개발 과정에서 충돌시험을 실시해 수 차례의 수정을 거치는 것과 인증에서 탈락 후 수정을 하는 것은 천지차이에요. 폴레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반복적으로 슬레드와 실제 차량 충돌시험을 진행하고, 조건과 기준 또한 일반 인증보다 2배 이상 까다로운 유로 엔캡(NCAP) 기준으로 설계됐어요.” 



그의 자신감은 현대기아차의 충돌시험 인프라와 폴레드의 데이터 분석 역량에서 나왔다. “단순히 충돌시험을 실시하는 건 의미가 없어요. 1000분의 1초 단위로 발생하는 실제 차량 충돌 상황과 결과에 대한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죠. 저희가 10년 넘게 해온 업무가 차량 충돌시험과 데이터 분석이었어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현대기아차와의 협업을 이어갈 거고요.”

폴레드는 성인에 비해 목 근육이 덜 발달한 어린이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을 고안해냈다

이 같은 개발 과정을 통해 폴레드의 제품에 적용된 자동차의 안전 기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와이-픽스 프로의 로드리미터 기술이다. 차량이 빠른 속도로 충돌하면 그 충격이 그대로 아이의 몸에 실리게 된다. 카시트의 안전벨트가 고정돼 있어 아이의 몸이 앞으로 튀어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때 하중은 최대 200kg에 달한다. 하지만 로드리미터 기술은 사고 상황 시 벨트가 늘어나면서 카시트 안전벨트에 걸리는 하중을 제어해 아이가 받는 충격을 줄여 준다. 이 기술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특허출원을 진행 중이다. 



볼-픽스 프로에는 충돌 상황 시 아이의 목이 뒤로 꺾이는 현상(리바운드)을 방지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프리 세이프티(Pre Safety)'라고 명명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차량에 일정 속도 이상의 충돌로 인한 충격이 가해지면 카시트의 헤드레스트가 앞으로 25mm 이동해 아이의 목을 받쳐 준다. 이를 통해 앞으로 꺾였던 아이의 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생길 수 있는 부상을 방지해준다.

아이들이 카시트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오랫동안 앉아있을 수 있도록 고안된 볼가이드

편안한 착용을 위해서는 볼가이드라는 장치를 고안해냈다. 이형무 대표는 볼가이드가 폴레드 주니어 제품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기존의 카시트들은 플라스틱 걸이에 차량의 안전벨트를 거는 형태여서 시간이 지나면 안전벨트가 안으로 밀려 들어가면서 아이의 목을 압박해요. 아이들이 카시트를 싫어하는 이유죠. 볼가이드는 안전벨트를 원형의 볼 안에 넣어 벨트가 아이의 어깨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어요. 단순하지만 정말 중요한 역할이죠. 안전벨트를 안하면 아무리 좋은 카시트라도 소용이 없어요.”



회전형 제품을 고정하기 위해 쓰이는 서포트레그(카시트와 차량 바닥을 연결하는 지지대) 대신 뒷좌석과 고정하는 락킹벨트도 고안해냈다. 서포트레그는 측면 충돌 상황에서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점과 평소 이동 시 차량의 진동이 그대로 카시트에 전달된다는 점에서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12세의 취학 아동까지 탑승 가능하게 ISOFIX(카시트 장착을 위한 표준 규격 장치)가 25kg의 하중까지 견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주니어용 제품의 ISOFIX는 18kg까지 버틸 수 있다.

충돌 상황 시 아이에게 전달되는 하중을 줄여주는 로드리미터 기술이 적용된 와이-픽스 프로의 내부 모습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폴레드는 등장과 동시에 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제품에 따라 6개월 이상 기다려야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제품 개발 기간만 약 3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지는 이제 2개월차. 이처럼 출발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폴레드가 현대기아차 사내 벤처였기 때문이다.



“법인 설립 이후 몇 달 만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운이 좋기도 했지만, 사내 벤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아마 누군가 투자할 테니 회사 나와서 카시트 사업하라고 했으면 안했을 거예요. 현대기아차 안에서 하는 사업이라 된다고 생각한 거죠. 회사의 지원과 준비 과정이 있었고,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것 같아요.” 

이형무 대표는 제품 완성 후 아이들의 카시트를 모두 폴레드 제품으로 교체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0년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사내 벤처의 성공을 물심양면 지원해오고 있다. 창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의왕연구소 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성 검증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원한다면 그룹 내 타 부서와의 협업도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탄탄한 사업 전략과 방향이 수립돼야 한다. 2017년부터는 프로그램 지원 범위를 현대기아차에서 전 그룹사로 확대했으며 매년 선발되는 최종 선정 팀도 기존 4개에서 최대 10개로 늘렸다.



지금 이형무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회사 대표로서, 현대기아차 독립 법인 선배로서 사업에 성공해야 한다는 의무감, 그리고 안전한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고객에게 받은 한 통의 메일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작년 5월 즈음 볼-픽스 프로를 구매하신 고객에게 이메일로 감사의 글을 받은 적이 있어요. 차량이 크게 사고가 났는데도 아이는 하나도 다치지 않아서 고마운 마음에 메일을 쓰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당시 회사가 힘든 때였는데, 이 메일 한 통에 많이 위로 받고 다시 힘을 내게 됐죠.”

올 에이지 360은 90도까지 기울기 조절을 할 수 있어 1세부터 12세까지 사용 가능하다

폴레드의 최종 목표는 미래 모빌리티 내에서의 안전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고 있듯이 미래에는 안전에 대한 개념도 바뀔 거라고 봐요. 이때, 아이들이 지금처럼 카시트에만 앉아 있으리라고 볼 수는 없겠죠.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영유아의 안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이형무 대표에 따르면 폴레드의 혁신은 당장 내년부터 시작된다. 가변적이면서 이동이 용이하고, 가격까지 저렴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나오는 폴레드의 제품은 정말 재미있고, 지금껏 카시트 시장에 없던 것들일 거예요. 기대하셔도 좋아요”라고 말했다.

사진. 안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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