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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 현대차가 꿈꾸는 모빌리티의 자유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 모빌리티와 어우러진 우리들의 일상은 어떻게 변할까? 현대차가 CES 2019에서 제시한 비전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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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CES 2019에서 '이동수단의 자유'라는 주제로 모빌리티 혁신 전략을 소개하며 미래를 제시했다

고도화된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미 지금도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을 보거나, 추운 날씨에 집 안에서 원격으로 차의 시동을 걸어 히터를 틀어 놓는 일이 전혀 낯설지 않다. 

손발 까딱 안 하고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럼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그 실마리를 2019 소비자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 전자제품 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1967년 뉴욕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꿀 첨단 혁신 기술이 모여드는 세계 최고의 무대로 거듭났다. 최근 들어서는 전자제품과 IT 기기 제조사 외에도 자동차 제조사 역시 CES에 참가하고 있다. 나날이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나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양산차와 콘셉트카를 주로 선보이는 모터쇼와 달리, CES는 혁신 기술 중심의 행사이기에 자동차 메이커의 미래 신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CES의 중요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미 여러 자동차 브랜드가 미래 기술과 신차를 소개하는 자리로 모터쇼 대신 CES를 선택하고 있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현대차그룹 역시 2011년 CES에 참가해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를 처음 소개한 뒤로 꾸준히 자리를 지켜오며 혁신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완성도 높은 수소전기차 넥쏘를 선보이며 세상의 주목을 끌었다. 

수많은 관람객이 현대차 부스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경험했다

과학 기술의 눈부신 도약은 매년 CES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세계 최초의 HDTV가 판매된 지 20년이 지났을 뿐인데, 올해 CES에는 8K OLED TV가 행사장 곳곳을 장식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최첨단 인공지능과 5세대 이동통신(5G)을 주제로 각종 혁신 기술이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5G를 이용한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은 다가올 미래 사회에서 큰 변화를 이끌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실과 디지털 세상의 조화, 끊임없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사고 없이 효율적인 교통 흐름을 만들어내는 커넥티드카,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 공간으로 진화할 자율주행차의 실내 풍경 등 모두가 5G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다.

현대차는 올해 CES에서 ‘이동수단의 자유(Freedom In Mobility)’란 주제로 미래 모빌리티 혁신 전략을 발표하며 새로운 개념의 이동수단과 미래의 자동차 라이프를 제시했다. 현대차가 밝힌 혁신 전략의 키워드는 크게 ‘전동 모빌리티의 개인화’, ‘전 세계적인 커넥티드 서비스 확대’, ‘산업간 경계를 허무는 오픈 이노베이션 협업의 다각화와 인공지능 혁신 거점 구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20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어우러진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 전략이 우리 앞에 찾아온다. 사진은 모듈러 전기차 플랫폼에서 태어난 엘리베이트

머지않아 전기차가 이동수단의 주축이 될 것이 확실한 가운데, 현대차는 전기차의 자유로운 설계확장성을 바탕으로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최적화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고객마다 다른 취향과 생활 방식에 따라 자동차의 형태와 부품, 기능과 장비 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배려한 맞춤 솔루션으로, 현대차는 첨단 기술로 인한 변화뿐 아니라 고객마다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경험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타일 셋 프리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부품 수가 적은 것은 물론, 동력계 부품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전기차의 이점을 효과적으로 살린 전략이다. 현대차는 이로써 자동차가 이동수단 외에도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이나 움직이는 사무실, 편안한 휴식 공간 등으로 확장될 수 있으며, 운전자가 차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에 첫 번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선보이며 스타일 셋 프리 전략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E-GMP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38종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전략의 일환으로, 차급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구분해 적용할 수 있도록 폭넓은 확장성을 지닌 차세대 플랫폼이다. 고객 맞춤 솔루션인 스타일 셋 프리 전략 구현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자율주행차는 커넥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머지않은 미래 자동차의 실내 모습은 이런 식으로 바뀔 것이다

현대차의 두 번째 핵심 키워드는 연결의 초월성, 즉 커넥티드 서비스의 확대다. 미래의 커넥티드카는 최첨단 5G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다른 차는 물론, 도로와 도시 기반 시설, 교통 관계망 센터부터 집, 사무실 같은 건물까지 모든 사물과 시설에 항상 연결돼 있어 수시로 정보를 주고받는 개념이다. 

이는 모든 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교통의 원만한 흐름을 조절하고 즉각적인 사고 처리까지 해결하는 것, 나아가 완벽한 자율주행조차 가능하다는 뜻이다. 커넥티드카가 많아질수록 정보의 양이 풍성해지는 건 당연하다. 또한, 자동차 안에서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건 물론, 차에서 축적한 전기 에너지를 끌어와 집 안의 온도와 조명에까지 활용하는 식으로 개념이 확장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커넥티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2022년까지 전 세계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 고객을 1,000만 명까지 확보하고, 전 세계에 출시된 모든 차에 커넥티드 서비스를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 어디서든 최적화된 커넥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7년에 구축한 중국 구이저우성 빅데이터 센터에 이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세계 곳곳에 빅데이터 센터를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이후 양산차 업계 최초로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오픈 플랫폼에 개방해 기업과 개발자, 스타트업 등 다양한 구성 주체가 상생하고 진화하는 개방형 R&D 생태계를 구축해 다채로운 커넥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 크래들 실리콘밸리 총괄 존 서 상무가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과물로 태어난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는 유망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협업인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나날이 빠르게 변하는 4차 산업 시대에서 미래 핵심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앞서나가기 위해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협업의 필요성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이를 위해 2012년부터 스타트업 개발 및 투자 거점 조직인 현대 벤처스를 만든 바 있고, 현대 벤처스의 기능을 확대해 2017년에 설립한 ‘현대 크래들 실리콘밸리’는 지금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로 활약하고 있다.

미국에 위치한 현대 크래들 실리콘밸리에 이어, 지난해 3월과 10월에 각각 한국의 ‘제로원’, 이스라엘의 ‘현대 크래들 텔아비브’가 새롭게 오픈했다. 그리고 올해는 독일 베를린과 중국 베이징에도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5대 혁신 거점이 모두 완성된다. 특히, 미래 혁신 분야인 인공지능과 로봇, 에너지,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전략적인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 메타웨이브와 사운드하운드, 이스라엘 오토톡스와 시매틱스, 스위스 웨이레이 등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미래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연구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에 추가로 인공지능 전문 연구 조직을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전문 연구 조직 ‘에어 랩’을 새로 설립한 것에 이어, 올해는 미국에 ‘에어 센터’를 설립해 인공지능 연구망을 해외로 확대할 예정이다. 에어 랩과 에어 센터는 생산 효율화, 프로세스 효율화, 고객 경험 혁신, 미래 자동차 개발, 모빌리티 서비스, 서비스 비즈니스 등 현대차그룹의 6대 인공지능 전략 과제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나아가 연구기관 및 학계, 스타트업 등과 인공지능 연구 개발 협업 관계도 구축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모두 갖춘 엘리베이트는 이동수단의 개념을 재정의한다

올해 CES에는 현대 크래들이 미국 디자인 컨설팅 회사 선드벅 페라(Sundberg-Ferar)와 협업해 개발한 ‘엘리베이트 콘셉트카’가 등장하기도 했다. ‘걸어다니는 자동차’라는 개념의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는 자동차와 4족 보행 로봇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기존에 자동차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걸어서 다가갈 수 있는 신개념 모빌리티다. 현대차는 CES 2019 행사장에 마련한 약 180평의 전시 공간에서 엘리베이트가 언덕과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면을 선보였다.

모듈러 전기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태어난 엘리베이트는 바퀴 안에 전기모터가 달린 4개의 로봇 다리를 이용해 다양한 지역에서 약 5km/h의 속도로 포유류나 파충류처럼 걸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면서 1.5미터 높이의 벽을 넘고 4.6미터에 달하는 폭의 개울을 건널 수도 있다. 

또한, 일반 도로에서는 로봇 다리를 차체 안쪽으로 접어 주행 모드로 변신한 뒤 기존 자동차처럼 바퀴를 이용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엘리베이트의 주행 및 보행 능력은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오프로드 코스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루비콘 트레일에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듬었다. 뛰어난 오프로드 능력을 갖춘 전천후 자동차인 셈이다.

엘리베이트는 라스트 마일을 넘어 라스트 100피트의 개념을 실현할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다

이동수단의 개념을 재정의한 엘리베이트가 상용화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활용성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재난 상황에서 일반 자동차가 갈 수 없는 위험 지형을 직접 통과해 부상자나 고립된 사람들을 수색하고 구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움직이기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의 편리한 이동수단으로도 각광받을 수 있다. 이는 소비자에게 가장 가깝게 접근한다는 개념의 ‘라스트 마일’을 뛰어넘어 '라스트 100피트'까지 접근 영역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CES 2019에서 현대차가 그린 미래가 현실이 될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내 취향과 생활 양식에 따라 기능과 구조를 달리하는 전기차. 똑똑한 인공지능 자동차가 정보를 주고받으며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세상. 네 바퀴 달린 이동수단의 가능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신개념 모빌리티. 과연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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