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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방법

경제, 외국어, 문학,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유익한 팟캐스트를 요일 별로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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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잘만 고르면 길 위에서 듣는 팟캐스트는 개인의 교양 증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매일 지나는 출퇴근 길이지만, 길 위에서 버리는 시간은 너무 아깝습니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외근길도 피곤하고 권태롭기는 마찬가지죠. 차 안에서 좀 더 유익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하긴, 잘 생각해 보면 차 안에 혼자 있을 때만큼 집중도가 높고 주위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시간도 없습니다. 인문, 경제, 어학, 예술에 걸쳐 슬슬 놀듯이 공부하는 그날의 과목. 길 위에서 알차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한 주 동안의 팟캐스트 청취 계획을 짜 드립니다.


월요일 / 김생민의 영수증

l ‘김생민의 영수증’은 현명한 경제 생활을 돕습니다

월요일에는 ‘김생민의 영수증’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쉬는 동안 주말의 씀씀이를 돌아보면서 생산적인 한 주를 다짐해 보는 겁니다! ‘통장요정’이자 연예계 경제 전문가로 통하는 김생민씨는 일반인이 제출한 영수증을 토대로 경제 상담을 진행해 줍니다. 통장요정에게 돈은 곧 ‘안 쓰는 것’. 수집하듯이 산 여러 켤레의 운동화나 할부로 지른 가죽 자켓은 소위 ‘멋짐’을 위해 허망하게 흘려버린 지출입니다. 가차없이 스튜핏!(stupid) 평가를 받죠. 쏟아지는 스튜핏을 듣고 있자니 남의 얘기만은 아닙니다.

“’조금 쓰지 않았어?’는 되게 이상한 표현이에요. 그것도 쓴 거예요.”

돈을 써 놓고 가성비와 할인가 운운하며 긍정하는 태도에 정색하는 김생민씨. 그에게 껌이란 친구가 줄 때 먹는 것, 쿠키는 단지 영어단어일 뿐입니다. 사람을 만나면 소비할 일이 많아지니 어지간하면 혼자 다니기를 권하죠. “안티에이징 수딩 세럼이 뭡니까? 안티. 에이징. 나이를 안티하겠다는 거죠. 나이를 막겠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거죠!” “이 방에는 두루마리가 어울려요. 각티슈는 임원 이상이 되면 쓰세요!” 청취자의 한달 지출 내역을 보면서 따박따박 이어지는 코멘트에는 재치가 넘쳐나 듣는 내내 폭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대출금과 결혼 자금 등 돈 관리에 절실함이 있는 사람은 놓쳐서는 안 될 방송. 방송을 듣기 시작하면 소비할 때마다, 스튜핏과 그레잇을 두고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덕분에 생활비가 20만 원 줄었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니, 이토록 유익한 방송이 또 있을까요.


화요일 / 송은이&김숙 비밀보장

l ‘송은이&김숙 비밀보장’에는 삶의 지혜가 넘쳐납니다

‘송은이&김숙 비밀보장’을 듣다 보면 종종 길가에 차를 세우게 될지 모릅니다. 주체하지 못할 웃음이 터져 곤란한 상황이 올 수 있으니까요. 익명의 청취자가 홈페이지에 올린 고민을 해결해 주는 이 방송은 ‘비밀이 보장된다’는 콘셉트답게 일상의 다양한 고민이 소개됩니다.

치질 수술 후 연인에게 ‘치밍아웃’을 해도 괜찮을지,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노래방에서 무슨 노래를 부르면 좋을지 등등 피식 웃음이 나오는 유치한 질문부터 낯뜨거운 고민 상담까지, 다루는 소재의 폭이 넓은데요. 진행자들이 마냥 입담만으로 상담을 하진 않습니다. 고민자에게 안전한 해결책을 주기 위해 가족, 친구 할 것 없이 자신들의 인맥을 총 동원하기도 합니다. 탈모한의원 원장, 산부인과 의료진 등 미리 섭외하지 않은 비방송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날것의 대화를 그대로 내보내는 식이죠. 오지랖 넓은 언니들이 제 일인 양 나서 캐묻는 장면이 유쾌하고 든든합니다. 아무에게도 묻지 않으면 음지로 가라앉기 쉬울 이야기가 그녀들을 통해 즐겁고 건강한 이야기의 소재가 되니 어찌 보면 참 건전합니다.

방송 경력이 20년이 넘는 베테랑답게 넓은 인맥과 유연한 매너로 각 분야의 사람들을 끌어다 고민을 해결해 주는 송은이&김숙 비밀보장. 유머로 칭칭 감긴 고민 상담은 일상의 활력이 됩니다. 듣다 보면 내 얘기, 상사 얘기, 가족 문제도 나오니 잘 들어보세요. 센스 넘치는 인생을 사는데 도움이 됩니다.


수요일 /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l 짧고 임팩트 있는 영어수업.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가 도와줍니다

수요일에는 어디선가 꼭 한 번 써 먹게 될 영어 표현을 배워보는 게 어떨까요. 딱히 사는 데 지장은 없지만 업무를 하다가, 여행을 가서, 혹은 영어 콘텐츠를 원재료 그대로 맛보고 싶을 때 아쉬워지는 게 영어입니다. 소개해 드릴 방송은 김영철의 파워FM의 코너 중 하나인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입니다. 독학 영어 학습자로 알려진 개그맨 김영철씨가 영어로 작문한 표현을 한국인보다 더 조리 있게 한국말하는 타일러가 자연스러운 미국식 표현으로 수정해주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분량은 회당 약 5분인데요. 엑기스만 쏙 들어옵니다. 영어 공부 길게 하면 머리 아프잖아요.

청취자 사연을 중심으로 문장을 알려주기 때문에, 영어를 몰라 초조했던 실제 상황을 상상하며 배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사연자의 난처한 일에 공감하면서 ‘진짜 저럴 땐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하고 호기심이 발동하는 거죠. 외국인에게 나는 곧 내릴 것이니 안쪽 자리로 들어가 줄 수 있겠느냐고 정중하게 부탁하기, 음식이 식었을 때 데워 달라고 하기, 길 잃은 여행객에게 반대 방향으로 가라고 알려주기 등 배워두면 유용한 생활 표현들이 소개됩니다. 타일러는 세련된 말주변으로 미국 사회의 맥락을 설명한 다음, 적절한 영어식 표현을 알려주는데요. 타일러의 정확한 한국어 발음과 풍부한 어휘는 가히 경이로울 지경입니다.

간헐적 영어 두통을 겪으면서도 시작할 엄두는 못 내는 애매한 사람들에게 이만큼 맞춤형 방송이 없습니다. 능글맞은 김영철씨와 쑥스러운 듯 할 말 다 하는 타일러의 담백함, 둘의 케미가 썩 잘 어울립니다.


목요일 /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l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은 묘한 운치로 가득합니다

SNS 단문 소통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요즘, 독서가 거창한 여가 활동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수백 수천 번 들어 본 고전 명작들은 기어이 읽기를 미루다 결국 포기하다시피 하죠. 목요일은 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시간, 책 읽는 팟캐스트로 골라 봤습니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은 작가 김영하씨가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반까지 책을 읽어주고 해석과 감상을 나누는 팟캐스트입니다. ‘손 안 대고 코 풀기’랄까요, 독서 갈증을 깨끗하게 해소해 주는 방송인 셈입니다.

책을 읽어주는 김영하씨의 목소리는 어두운 밤에 들리는 은밀한 속삭임 같은 운치가 있습니다. 작품을 읽기 전에 작가 소개에만 10여 분을 쓰는데, 작가의 흥미로운 이력과 배경, 문학사적 의의 등을 듣다 보면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도 곧 친숙해 집니다. 전문 성우처럼 연기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김영하씨의 목소리는 충분한 흡입력이 있죠. 한 시간이 넘는 분량은 듣기에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중간에 끊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쩜 그 긴 시간 동안 내리 책을 읽으면서 혀가 꼬이지 않고 침 삼키는 소리도 없이 매끄럽고 깔끔하게 진행하는지 놀랍습니다.

단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고, 장편은 몇 페이지의 도입 부분만 읽습니다. 시집은 몇 편의 작품을 추려 하나씩 끊어 읽으면서 그 의미를 추적합니다.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는 시간이 친절한 만큼 작품을 읽은 뒤 분석하고 해체하는 시간도 넉넉하게 가집니다. 좋은 작품들을 소화가 잘 되도록 친절하게 먹여주는 기분이 들죠. 안톤 체호프, 알베르 카뮈, 코난 도일 등 시대의 작가부터 로알드 달, 올리버 색스 등 최근 영화들에 영감을 주고 소재가 된 작가들의 작품까지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인문학의 매력에 빠져 보시죠.


금요일 / 김혜리의 필름클럽

l ‘김혜리의 필름클럽’을 들으면 몰랐던 영화의 뒷얘기들을 알 수 있습니다. 아는만큼 보이는 법이죠

금요일을 장식할 팟캐스트는 ‘김혜리의 필름클럽’입니다. 이야기를 보는 통찰과 해석이 남다른 <씨네21> 김혜리 기자와 에너지 넘치는 SBS 최다은 PD가 영화와 음악을 이야기하는데요. 별 생각 없이 관람한 한 편의 영화에 이토록 숨은 뜻이 풍부하고 깊다는 사실에 연신 감탄하게 됩니다. 게다가 일반 방송에서 만나기 힘든 배우, 임수정을 반 고정 패널 형태로 만날 수 있는 점도 매력 포인트죠.

크리스토퍼 놀란과 음악 감독 한스 짐머의 협업이 주목 받은 <덩케르크>의 경우, 일반 관람객들은 음악과 영상의 짜임새 있는 편집을 모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임팩트의 여운은 동감하지만 전문가들이 내놓은 거창한 평이 구체적으로 와 닿기 힘든 이유죠. 김혜리 기자는 영화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천천히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고, 최다은 PD는 치밀한 분석과 구체적인 예시로 음악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설명합니다. 뚝딱거리는 음향, 등장 인물의 발걸음 리듬까지 분석해 일반인이 놓치기 쉬운 장치들을 해체하고 분해하지요. 그제서야 영화를 보는 내낸 경험한 음침한 긴장감과 혼란스러운 장면 전환이 속 시원하게 이해됩니다. 똑똑한 두 사람 덕분에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새로운 감동이 시작되는 거죠. 같은 경험을 한다 해도 어떻게 관찰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법입니다. 영화 역시 곱씹고 재해석하는 과정이 더해졌을 때 인생을 한껏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영화보다 재밌는 영화 이야기, 김혜리의 필름클럽으로 금요일 출퇴근을 풍요롭게 꾸며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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