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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타고 지하철 놀이 소요산에서 인천까지, 1호선 드라이브

지하철 1호선 기점에서 종점까지 자동차를 타고 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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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에서 시작해 인천까지, 1호선 기점에서 종점까지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떠났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 머리 위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그럴 땐 갑갑한 땅 속을 벗어나 자동차 창 밖을 바라보며 달리는 여유있는 드라이브가 고파집니다. 한나절이면 충분했습니다.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에서 인천역까지, 자동차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소요산-의정부-회기-청량리-동대문-시청-서울역-구로-인천을 잇는 1호선 풍경을 보여드립니다.


소요산역

1호선의 시작점 소요산역입니다. 화담 서경덕, 봉래 양사언, 매월당 김시습 등이 자주 소요한 산이라 하여 '소요산'이라 불렸다는 설이 있는데, 썩 근거있는 유래는 아니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은근히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우스개도 있습니다.


소요산 등산로 입구에 들어섰습니다. 주봉인 의상대 높이가 587미터. 건강을 위해 오르내리기 딱 좋은 산입니다. 산세가 거칠거나 웅장한 멋은 없지만, 날카로운 기암괴석이 절묘하게 봉우리를 이뤄 경관이 좋습니다. 서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이렇게 운치있는 산이 있을 줄 미처 몰랐습니다.


의정부역

소요산 산책을 마치고 찾아간 곳은 의정부역입니다. 동명의 조선시대 행정부에서 유래한 곳이죠. 태종이 재위하던 1403년, 태상왕이 된 태조 이성계가 머문 이곳에 조정 대신들이 모여 국정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이후 의정부는 부대찌개의 도시로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공인 받은 원조 부대찌개집 ‘오뎅식당’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죠. 의정부시는 오뎅식당이 있는 거리를 ‘부대찌개 거리’로 지정하고 매년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부대찌개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였던 오뎅식당 주인 故허기숙 할머니는 1961년,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미군들이 먹고 남은 고기를 몰래 숨겨와 팔기 시작했습니다. 부대에서 나온 고기라 해서 '부대고기' 라 불렀죠. 그걸로 부대고기 볶음을 만들었고, 나중에는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국으로 만든 것이 부대찌개의 시초라고 합니다. 오뎅식당의 부대찌개는 단맛이 강한 햄과 시큼한 김치가 일품입니다.


회기역

회기동은 언제나 반갑습니다. 모교 방문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니까요. 회기역에 있는 경희대학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 중 하나로 꼽힙니다. 20대 시절, 뚜벅이로 누비던 캠퍼스를 자동차로 돌아다니는 일은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못 보던 신축 건물과 조카뻘 되는 학생들이 약간의 위화감을 느끼게 하지만,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대학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봅니다. 일하느라 바쁘다며 나중에 연락하자고 하네요. 언제 한번 추억을 안주 삼아 술이나 한 잔 하자고 급히 말한 뒤 전화를 끊습니다.


청량리역

지난 추억 얘기 한 김에 하나 더. 대학 엠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강촌, 대성리, 청평 등지로 엠티를 떠날 때 꼭 들르는 곳은 청량리였습니다. 경춘선 열차가 시작되는 곳이기 때문이죠. 청량리 청과물 도매시장은 술자리 안주로 필요한 갖가지 야채와 과일을 사는 곳이었습니다. 오늘은 잠깐 자동차를 세워 지인에게 선물할 과일을 준비해 봅니다.



동대문역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1호로 지정된 동대문입니다. 주변엔 판자촌에서 시작해 동대문 상가의 원조가 된 평화시장과 이를 모태로 세워진 두산타워, 밀리오레 등의 고층 의류전문상가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요즘 동대문에 가면 한국인보다 외국인을 더 쉽게 볼 수 있죠. 동대문은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시청역

서울시청 구청사를 좋아합니다. 일제 때 경성부청으로 건립됐고, 광복 이후엔 서울시청 건물로 쓰이게 된 그 건물이요. 사연 있는 건물은 좀 더 세밀히 들여다 보게 됩니다. 구청사는 일제시대 3대 석조 건물 총독부청사(중앙청), 경성역(서울역), 경성부청사(서울시청) 중 하나입니다. 이 중 총독부청사는 1995년 철거됐고, 구청사 역시 2012년 신청사가 지어지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문화재청의 강경한 반대로 파사드(건물의 주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 정도만 겨우 남길 수 있었죠. 지금 옛 시청은 서울 도서관 현판을 달고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덕수궁 돌담 길을 연인과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이 길은 혼자 걸어야만 했죠. 정동길을 걸을 때면 이문세의 노래 ‘광화문 연가’가 생각납니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 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서울역

1923년부터 2003년 10월까지 서울역 본 역사로 활약하던 문화역서울284입니다. 한국 철도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1981년 사적 284호로 지정됐습니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성돼 다양한 전시 관람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울로 7017은 '1970년 만들어진 고가도로가 2017년 17개의 사람이 다니는 길로 다시 태어난다'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서울역고가도로는 정밀안전진단에서 예상한 수명이 다해 사고 예방 차원에서 2015년 12월 이후 사륜 자동차 통행을 금지했습니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보행 전용도로로 개조해 공원으로 만들었습니다. 고가에 올라 바라보는 기찻길과 서울역, 숭례문의 전경은 서울의 소울을 느끼게 해줍니다.


구로역

구로역 승강장은 9개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경인선과 경부선의 분기점이고, 구로차량기지가 있는 역이기 때문이죠. 구로역을 분기점으로 1호선은 천안과 인천으로 갈립니다. 열차를 잘못 탔을 때 맞는 방향 열차로 갈아탈 수 있는 마지막 기회기도 합니다. 2번 출구로 나서면 거대한 구로기계공구상가단지가 나옵니다. 공대생은 여기서 조금만 돌아다녀도 프로젝트에 필요한 물건을 거진 구할 수 있을 정도죠.


공구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지만, 가끔 이곳에 들릅니다. 옥상까지 이어진 철근 구조물 주차장 때문입니다. 자동차 사진을 즐겨 찍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와봤을 이곳은 제법 괜찮은 자동차 사진 한 장 남길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인천역

구로역에서 남으로 갈까, 서로 갈까 한참을 고민하다 향한 곳은 인천입니다. 인천으로 향하는 지하철 1호선의 마지막 역인 인천역 근처에는 차이나 타운이 있습니다. 화교 우희광이 설립한 중국집 공화춘이 있던 지역으로, 우리나라에서 짜장면이 처음 팔린 지역이기도 하죠.


하얀백년짜장으로 유명한 가게 만다복은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1982년부터 36년간 운영되고 있는 중식당입니다. 일반 짜장면처럼 춘장으로 만든 소스가 아닌 닭고기 육수와 중국 된장에 볶은 고기를 면과 비벼 먹는 독특한 방식의 짜장면이죠. 검은 짜장면 역시 우리나라에 들어온 초창기 짜장면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배를 든든히 하고 향한 곳은 월미도입니다. 물론 월미도 하면 바이킹이죠. 이곳 바이킹 놀이기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섭다고 소문 났습니다. 실제로 다른 놀이공원의 바이킹보다 10도 이상 경사가 높다고 합니다. 놀이기구에 겁이 많은 사람이라면 DJ와 디스코 음악이 함께 있는 놀이기구 ‘디스코 팡팡’을 추천합니다. 저도 ‘쫄보’라서 바이킹 대신 디스코 팡팡을 타고 왔습니다.


역시 서해 바다입니다. 해질녘이 아름답네요. 소요산에서 인천까지 오는 동안, 동쪽에 있던 해가 이곳까지 이르렀습니다. 터무니 없는 드라이브 코스였지만, 제법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 새소리가 가득했던 소요산에서 시작해 주황빛 노을이 지는 인천까지, 1호선 드라이브는 꽤 많은 볼거리를 주었습니다. 다음은 몇 호선으로 떠나볼까요? 지하철 노선도를 좀 봐야겠습니다.



글 사진. 박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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