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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배에 싣고 섬으로 떠났다 텔 미 섬씽(Tell Me SUMthing)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에 자동차를 싣고 10분, 사이 좋은 삼형제처럼 이어진 섬 신도, 시도, 모도를 만나고 왔습니다.
HMG저널 작성일자2018.05.21. | 6  view

인천국제공항 근처 삼목선착장에서 자동차를 배에 싣습니다. 넘실대는 파도를 넘어 아름답고 조용한 신시모도로 떠납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 안. 착륙을 알리는 방송이 들릴 때 즈음, 활주로에 진입하는 비행기 창 밖을 무심히 바라보곤 합니다. 기다란 날개 끝에 또·도·독 걸린 작은 섬 세 개. 그곳은 어떤 곳인지 궁금했습니다. 영종도 북서쪽 연도교로 나란히 이어진 사이 좋은 삼형제 섬 신도, 시도, 모도. 그곳으로 떠났습니다.


쉬어가는 섬, 신시모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북서쪽에 자리한 신도, 시도, 모도. 세 섬이 각자의 멋을 뽐내는 조용한 섬입니다. 세 섬은 연륙교(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다리)로 이어져 한번에 둘러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삼형제 섬’이라고도 부릅니다 

바다 위 배로 10분

인천국제공항 물류단지에서 자동차로 5분, 삼목여객터미널에서 여행은 시작됩니다. 삼목선착장에서 신도로 향하는 배편은 매시 10분, 오전 7시 10분부터 오후 6시 10분까지 있습니다 

자동차를 배에 싣고 신도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자동차 안에 앉아 쉬어도 좋고, 밖에 나와 경치를 구경해도 좋습니다

여객선 안에는 새우 과자 자판기가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조금 당황했지만, 갑판으로 나오자 바로 이유를 알게 됩니다 

갑판 위에는 수많은 갈매기 떼가 새우 과자를 먹기 위해 모입니다. 갈매기가 ‘끼룩끼룩’ 우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얌!’ 하고 웁니다. 새우 과자가 너무 맛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삼형제 중 맏이 섬 ‘신도’

삼형제 섬 중 맏이인 신도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 착하고 신의 있다는 뜻에서 섬 이름이 유래됐다고 합니다. 진짜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라 하여 ‘진염’이라고도 하죠 

신도 푸른벗말은 갯벌, 염전, 논밭이 함께 어우러진 농촌의 모든 테마를 한번에 경험할 수 있는 마을입니다. 세 섬을 통틀어 유일한 민물 저수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죠

아쉽게도 지금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는 않습니다. 인적이 거의 없다시피 하죠. 하지만 너른 신도저수지와 고즈넉한 정자는 지친 과객에게 쉴 곳을 마련해줍니다 

길가에는 박태기 나무가 활짝 꽃을 피웠습니다. 밥풀이 다닥다닥 붙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죠. 예수를 배반한 유다가 이 나무에 목을 매 유다 나무라고도 부릅니다. 

소금 같은 섬 ‘시도’

신-시도 연도교를 지나 시도에 도착했습니다. 고려 말 최영과 이성계가 이끄는 군대가 강화도 마니산 기슭에서 이 섬을 과녁 삼아 활 쏘기를 연습한 데에서 유래된 지명이죠. 실제로 그 시대 화살촉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섬 주변으로는 넓은 간석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 갇힌 조그마한 배는 오갈 데 없어집니다. 이 또한 서해의 섬이 빚어내는 정적인 풍경입니다 

시도는 신도보다 훨씬 작지만, 면사무소, 파출소, 우체국, 보건소, 농협 등이 죄다 이곳에 있습니다. 세 섬의 행정 중심이라는 뜻이죠. 북도면사무소 근처엔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가게도 여럿 보입니다 

수기해변은 드라마 <풀 하우스>를 촬영한 곳입니다. 고운 백사장 모래 입자가 아치형으로 퍼져있어 뛰어난 풍광을 자랑합니다. 바다 건너에는 강화도 마니산이 지척에 보입니다

해변에는 좌우로 나무 그늘막이 늘어서 있어 특별한 준비 없이도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서 굴을 채취하는 주민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천 짠물’이라는 표현이 있죠. 검소한 인천 사람의 생활 양식을 빗댄 표현입니다. 이 인식은 염전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요새는 노동이 고되고 단가가 낮은 탓에 바다 소금을 캐는 인구가 많이 줄었죠. 시도 염전은 묵묵히 그 명맥을 잇는 곳입니다 

천일염을 일컬어 바다에서 나는 하얀 꽃이라 부릅니다. 시도의 뜨거운 햇볕과 매서운 해풍, 그리고 염부의 노동이 그 꽃을 피웁니다. 시도 소금은 깨끗하고 맛이 좋아 외부에서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작지만 알찬 섬 ‘모도’

다시 한 번 다리를 건넙니다. 시-모도 연도교를 지나 모도로 향합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섬입니다. 내비게이션은 일부러 켜지 않았습니다. 섬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었거든요. 덕분에 조금 헤매긴 했지만, 모로 가도 모도만 가면 되는 거니까요 

그물에 고기는 올라오지 않고 띠(茅, 포아풀과의 여러해살이풀)만 걸린다고 해서 한글로 ‘띠염’이라 부르던 이름이 한자 모도(茅島)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곳 노인들은 이 섬을 ‘띠염’이라 부릅니다

세 섬의 끝자락, 더 이상 자동차가 달릴 수 없는 곳에 이르면 모도의 끝, 박주기(박주가리) 해변이 나옵니다. 모도는 멀리서 보면 마치 박쥐처럼 생겨 이런 독특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둘레길을 따라 배미꾸미 해변으로 향합니다. 배 밑구멍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죠. 이곳엔 조각가 이일호 씨가 조성한 조각공원이 있습니다. 성(性)과 나르시시즘을 주제로 만든 100여 작품이 전시된 해변 갤러리입니다

대부분 식당이 섬 근처에서 잡은 자연산 해산물을 손님 상에 내놓습니다. 모도는 굴과 소라 등 어패류 수자원이 풍부하죠. 소라 덮밥을 먹었습니다. 반농반어(半農半漁)가 생업인 섬답게 갖은 야채와 해산물 맛이 좋습니다 

해안도로 드라이브

앞서 얘기했지만, 내비게이션은 끄고 달렸습니다. 방랑시인처럼 정처없이 다니고 싶어서요. 섬이 작아 반나절만 열심히 돌아도 세 섬에 난 모든 도로에 내 차 바퀴자국을 새길 수 있죠 

창문을 열면 바다 내음과 풀 냄새가 미묘하게 섞여서 풍겨옵니다. 갈매기 우는 소리와 출렁이는 파도 소리, 나뭇잎이 해풍에 파르르 몸을 떠는 소리도 느낄 수 있어요 

가다 보면 섬 끝에 도달해 끊긴 길을 자주 만납니다. 어김없이 그곳엔 바다가 있어요. 뭍에는 오갈 데 없는 배도 한두 척 보입니다. 잘하면 뻘에서 해루질(갯벌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행위)하는 주민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삼형제 섬에서는 거진 10분에 한 대씩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습니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비행기와 경주하듯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죠 

배 타고 돌아오는 길

이제 서울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일몰이 아름다운 섬이지만, 당일치기로 계획했다면 해가 지기 전 마지막 배를 타야 섬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는 보통 오후 6시를 전후해 있습니다. 다음에 올 땐 1박 2일로 여행을 계획해 해넘이를 꼭 봐야겠습니다 

올 땐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아 몰랐는데, 자동차를 배에 싣고 이동하는 길, 지도에는 페리 항로를 지나는 것으로 표시됩니다. 항로를 따라 바다 위를 달리는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K3와 함께한 삼형제 섬 여행

내 차를 배에 싣고 바다를 건너 떠나는 섬 여행. 특별하고 재미있는 추억이 되어줍니다. 끝나가는 봄이 아쉽지 않나요? 삼도삼색(三島三色)의 섬 여행을 떠나 보세요. 그리고 조금 쉬었다가 가세요

글 사진. 박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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