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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유럽 공략의 3가지 키워드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시장의 중심지인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100만대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현지에서 직접 만난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임직원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성장 이유와 전략을 살폈다. / 취재 - 곽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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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100만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현대차 전시장

현대·기아차의 2018년은 특별한 시간으로 남을 듯하다. 유럽 진출 41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10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6% 증가한 88만2,145대를(현대차 45만5,141대 / 기아차 42만7,004대) 판매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판매량은 100만대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현대·기아차 집계 기준). 

주요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현지에 특화된 전략 모델 발매, 고성능 모델 i30 N 출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상승, 충분한 친환경차 라인업 보유가 그것이다. 

우선 유럽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실용적인 소형차와 해치백, 소형 SUV를 선호하는 유럽인의 성향을 잘 공략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i 시리즈와 ix20, 그리고 기아차 씨드, 벤가 등 철저한 현지 맞춤형 제품의 성공이 그 예다. 실제로 현대차의 중소형 라인업인 i 시리즈는 지난해 총 29만1,006대로 전체 판매 대비 55.1%의 비중을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 코나(5만6,710대), 기아차 스토닉(4만8,426대) 같은 소형 SUV 주력 모델의 등장도 성장에 한몫 했다.

유럽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는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성능 N의 판매도 고무적이다. i30 N은 지난 상반기 독일 시장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2,957대 판매되며 올해 목표치인 2,800대를 훌쩍 넘어섰고, 지난 10월까지는 총 5,489대가 판매됐다. 고성능차의 최대 격전지인 유럽에서 깐깐한 현지 소비자에게 선택 받았다는 건 이미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스레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향상으로 이어진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브랜드의 독자적 감성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고성능차에 적용한 기술을 일반 모델에 접목해 전체 라인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친환경차는 어떨까. 지난 2016년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1만15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2017년에는 아이오닉 PHEV, 니로 HEV, 니로 PHEV를 새롭게 투입해 총 8개 친환경차 라인업으로 6만5,518대를 판매했다. 올해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코나 일렉트릭, 최근 현지 판매에 들어간 넥쏘, 4분기부터 판매할 니로 EV까지 3개의 신모델이 추가되면 유럽에서 총 11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판매량도 그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유럽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환경규제 강화로 만만치 않은 경영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9.5%에 달했던 유럽 시장 전체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3.4%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1.4%, 내년에는 0.2%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100만대 돌파를 목전에 둔 현대·기아차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가 선택한 세 가지 키워드가 바로 SUV, 고성능, 친환경이다. 


SUV로 트렌디한 유럽의 자동차 취향을 공략한다

유럽에서 기아차의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스포티지

유럽 시장의 SUV 판매 비중은 지난 2013년 15.4%에서 올해 처음 3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역시 SUV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SUV 라인업을 확대해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할 예정이다. 먼저, 현대·기아차의 유럽 베스트셀러 투싼과 스포티지의 상품성 개선 모델이 유럽 SUV 시장에 뛰어든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올해 유럽에서 4년 연속 10만대 판매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SUV 라인업 역시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코나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신형 싼타페의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기아차 역시 2016년 니로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해 스토닉까지 새로운 소형 SUV를 집중 투입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코나-투싼-싼타페-넥쏘, 기아차는 스토닉-쏘울-니로-스포티지-쏘렌토로 이어지는 경쟁력 있는 SUV 라인업을 갖추며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성능 모델로 깐깐한 유럽의 눈높이를 만족시킨다

i30 N은 지난 상반기 유럽에서 3,000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했다

고성능차 분야에서는 i30 N의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9월에는 N의 실내외 디자인 요소를 적용한 i30 N 라인을 선보이는 등 N의 스펙트럼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0월 파리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i30 패스트백 N으로 고성능 라인업을 확대해 더 많은 소비자를 찾는다. 

독일 현지에서 만난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 토마스 A. 슈미트는 “일반적으로 하이 퍼포먼스 모델은 프리미엄 브랜드 및 독일 브랜드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시장에 과감하게 발을 들여놨고, 소비자들에게 드라이빙 감성 요소를 어필하고 있다. 고성능 모델로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킨 것은 멋진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친환경으로 까다로운 유럽의 환경 규제를 넘어선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유럽에서 11개의 친환경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갈수록 강화되는 유럽 각국의 환경 규제를 감안하면 친환경차 판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최근 3년간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판매를 보면 친환경차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아이오닉 라인업을 비롯해,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수소전기차 넥쏘 등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마케팅 부사장인 안드레아스 크리스토프 호프만은 “유럽 자동차 업계가 디젤게이트의 후폭풍으로 곤경에 빠져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과 코나 일렉트릭, 니로, 수소전기차 넥쏘까지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경쟁사를 큰 폭으로 앞서가고 있다. 디젤 차량의 틈새를 친환경차로 공략한 것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이는 매우 인상적인 결과”라고 자평했다.


토마스 A. 슈미트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인터뷰

토마스 A. 슈미트 최고운영책임자는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토마스 A. 슈미트에게 유럽 시장의 과제에 대해 들었다. 그는 친환경 모델의 확장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Q1.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의 미래 전략은 무엇인가.

SUV, 고성능, 친환경 세 가지 키워드에 집중하려 한다. 다른 대륙과 마찬가지로 유럽도 SUV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고성능 모델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아주 중요하다. 또한 친환경차는 미래를 위해 꼭 투자해야 하는 분야다. 자동차 탄소세가 높은 노르웨이 같은 국가는 혹한지역임에도 불구하고 60%가 전기차다. 정부의 정책이 소비자의 결정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다. 지금 현대차는 유럽에서 SUV, 고성능, 친환경까지 모든 세그먼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는 업계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차종을 불문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Q2. 고성능 모델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고 했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준다면. 

알다시피 고성능차는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및 유럽계 브랜드의 영역이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시장에 무난히 진입하는 것 자체가 과제였다. 여기서 현대차가 매우 잘 한 일은 처음 선보인 고성능차를 유럽에서 인기 좋은 C세그먼트 해치백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드라이빙 감성 요소를 매우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한 셈이다. 실제로 i30 N은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판매량은 물론 유럽 시장 내에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한 일등공신이다. 고성능 N은 앞으로도 다양한 라인업으로 까다로운 유럽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Q3. 말한 것처럼 유럽에서 현대차는 SUV, 고성능, 친환경 라인업을 고루 갖추고 있다. 여기에 좀 더 추가됐으면 하는 모델이 있나?

예전이라면 ‘N 로고를 달고 있는 고성능 SUV’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브랜드 폭과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좀 더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이 필요하다. 2019년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전기차만 27종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다양한 친환경 모델을 출시해 이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안드레아스 크리스토프 호프만 현대차 유럽판매법인 마케팅 부사장 인터뷰

안드레아스 크리스토프 호프만 부사장도 SUV, 고성능, 친환경 위주의 전략을 강조했다

현대차 유럽권역본부 마케팅 부사장인 안드레아스 크리스토프 호프만에게 최근 유럽 자동차 시장의 동향을 물었다. 그 역시 SUV, 고성능, 친환경 위주의 전략에 대해 얘기했다. 

Q1. 전 세계에서 SUV 시장이 강세다. 현대차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가?

알다시피 최근 몇 년간 모든 시장에서 SUV가 성장을 거듭했다. 예년처럼 두 자리 수는 아니더라도, 당분간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현재 B세그먼트 SUV의 판매가 제일 좋은 편이지만, 앞으로 A세그먼트에 속하는 소형 SUV도 많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이 전반적으로 소형화 추세인 데다, SUV의 운전자 시야가 높은 편이라 여성 소비자가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코나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생각이다.

Q2. 그럼 SUV이자 친환경차인 넥쏘는 어떤 역할을 할까? 

다른 메이커는 궁극의 제품으로 슈퍼카를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차에서는 넥쏘가 이미 슈퍼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어떤 브랜드보다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넥쏘를 통해 현대차의 친환경적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 기술 경쟁에서도 앞선 브랜드라는 인식을 강화할 것이다. 이는 현대차의 마케팅이나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필수 자산이다.

Q3. 고성능 모델인 i30 N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유럽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i30 N은 유럽 시장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상품 자체가 가진 퍼포먼스도 좋았지만 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 타겟 고객과의 다양한 소통,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기대감 확산 등 다양한 요소가 잘 어우러진 결과다. 특히 고성능차의 주요 시장인 독일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유럽 내에서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만의 방법으로 고성능차 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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