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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는 바퀴, 어떻게 만들었을까?

현대·기아차 2018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은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바퀴인 '업휠(Up Wheel)'. 퍼스널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작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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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는 퍼스널 모빌리티 ‘업휠’을 만든 연구원들을 인터뷰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혼자만을 위한 탈 것이 주목 받고 있는 것. 실제로 퍼스널 모빌리티는 산업 전반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전기모터로 움직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극심한 교통체증과 주차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인의 이동성을 극대화하고 교통약자의 이동성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퍼스널 모빌리티 산업은 앞으로도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계단을 극복한 퍼스널 모빌리티

업휠은 무겁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 퍼스널 모빌리티다

하지만 퍼스널 모빌리티가 온전히 정복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바로 계단이다. 물론 둔턱 같은 장애물을 오를 수 있는 휠체어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바퀴 형태를 변형시키거나, 추가 모듈을 장착하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무거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2018 R&D 아이디어 페스티벌 대상을 차지한 ‘NAMU’팀의 업휠은 무겁지도, 오래 걸리지도 않는 장애물 돌파 퍼스널 모빌리티다.

언뜻 보기엔 단순해 보인다. 세그웨이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기존보다 큰 고무 바퀴를 달아서 계단을 오르기 쉽게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장애물을 만나면 별다른 제어 없이 바퀴만으로 계단을 마치 평평한 경사로처럼 인식해 손쉽게 둔턱을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 번째, 어떻게 하면 바퀴가 계단을 오를 때 평평한 오르막으로 인식하도록 만들 것인가. 두 번째, 고무 소재의 특성 상 여러 방향으로 휘어지기 쉬운데 이를 어떻게 보완해 바퀴의 불안정성을 극복할 것인가. 이를 위해 업휠은 바퀴 형상 설계부터 휘어짐 방지 시스템까지 고려했다. ‘NAMU’팀 연구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기술적 원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업휠을 만든 NAMU 팀에게 듣는다

2018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NAMU 팀 연구원들을 만나봤다(왼쪽부터 정훈, 최진, 조선명, 이정우 연구원)

Q. 업휠을 출품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대학 졸업 논문을 ‘장애물 극복이 가능한 휠체어 바퀴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진행했었다. 유연하게 휘어지는 바퀴로 계단을 극복한다는 콘셉트는 이때부터 가지고 있었다. 논문을 쓰던 당시 시중에도 ‘계단을 오르는 휠체어’ 등 계단을 오르는 모빌리티 기술들이 있긴 했지만 성능이 형편 없었다. 말하자면 비싸고, 느리고, 비효율적이었는데 2018년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주여행도 가능한 시대에 휠체어는 낮은 계단 하나 오르지 못하는 기술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가슴 아팠다.

조선명 연구원이 바퀴 형상을 설계하고 있다

Q. 결과물만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다. 준비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 

업휠 프로젝트의 준비 기간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뉘어진다. 먼저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바퀴 형상 완성 단계다. 레이어(바퀴층)와 스포크(바퀴살)의 형상과 두께, 바퀴 너비와 고정 방법 등을 다양하게 실험했다. 바퀴 형상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결정하기 때문에 대회 2주 전까지 계속 실험하며 시행착오를 거쳤다.

업휠은 바퀴의 많은 부분을 새로 설계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다음은 5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모빌리티 운전 안정성 확보 단계다. 바퀴가 커지다 보니 동력부족 및 제어불안정성, 무게중심이 높아지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어 박스(움직이는 데 필요한 기어 장치를 내장한 상자형 프레임)를 다시 제작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모체가 된 세그웨이에는 작은 바퀴가 달려있기 때문에 바퀴를 굴리는데 필요한 기본 회전수가 높게 설정되어 있었다. 우리 팀이 세그웨이를 업휠로 개조하면서 바퀴가 커졌는데, 바퀴가 커진 상태에서 기존과 같은 회전수를 가지면 출발 시 튕겨져 나가는 문제가 발생한다(초당 회전 수가 같을 경우 바퀴가 크면 1초당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거리가 길어진다. 즉, 바퀴 둘레가 30cm라면 1초에 30cm를 나아가려는 힘을 갖는 것이고, 100cm라면 1초에 100cm를 나아가려는 힘을 갖는 것이다. 세그웨이에 큰 바퀴를 달고 회전수는 그대로 둔다면 초당 주행거리가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에 이를 제어내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어비(큰 기어의 톱니 수를 작은 기어의 톱니 수로 나눈 값)를 높여 회전수를 줄여야 했다. 바퀴가 두 배 커진 만큼 기어비를 두 배 높였고, 동시에 무게중심을 약 10cm 가량 낮추면서 효율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ABG(Anti Banding Guide)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은 왼쪽 바퀴는 횡 방향 휘어짐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8월부터 10월까지 막바지에 진행한 구부러짐 방지 시스템(ABG, Anti Banding Guide) 설계 단계다. 계단을 올라가는 바퀴 형상을 설계하고 테스트 하던 중 문제점을 발견했다. 장애물을 오르는 성능은 괜찮았지만, 방향을 회전할 때처럼 특정 상황에서는 바퀴가 횡으로 휘어져 조향 능력을 잃는 것이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ABG 시스템이다. 고무로 만든 바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휘어짐 방지 장치를 만든 거다. 참고로 ABG는 원래 존재하던 용어가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든 용어다.

ABG 시스템은 압력이 가해지면 압축됐다가 압력이 사라지면 고무의 복원력으로 인해 다시 원래 형태를 찾는다

Q. ABG(Anti Banding Guide) 시스템의 원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듣고 싶다. 

고무는 모든 방향으로 휘어지는 특징이 있다. 계단을 오를 때는 문제 없지만, 방향을 회전할 때 바퀴가 구겨지듯 휘는 게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무 바퀴에 단단한 스포크를 심어 바퀴가 옆으로 휘지 않도록 설계했다.

ABG 시스템은 스포크 8개와 플레이트 3장으로 이뤄졌다

바퀴의 구조는 스포크(바퀴의 살) 8개와 플레이트(스포크를 고정하는 판) 3장으로 구성된다. 플레이트 3장은 각 장 사이에 스포크를 4개씩 끼워 옆으로 휘지 않도록 잡아준다. 이 8개의 스포크는 압력이 가해지면 압축됐다가 누르는 힘이 사라지면 다시 올라오는 성질이 있다. 덕분에 고무바퀴의 종방향 휘어짐은 유지하면서 횡방향 휘어짐을 효과적으로 잡아줄 수 있었다. 복잡한 제어가 필요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업휠의 바퀴 형상은 계단을 오르기 위해 유선형으로 제작됐다

Q. 바퀴가 굉장히 특이한 모양이다. 이 바퀴가 계단을 평평한 오르막으로 인식하는 원리가 궁금하다. 

바퀴의 가장 바깥쪽 레이어(층)가 직각의 계단을 경사(사선)처럼 바꿔주고, 중간에 위치한 레이어가 경사를 오르는 실제 바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바퀴의 가장 바깥쪽 레이어가 계단을 경사(사선)처럼 바꿀 수 있도록 유선형 스포크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바퀴 반지름이 계단 요철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수식을 만들어 바퀴 형상을 완성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계단을 오르는 바퀴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우리가 원하는 바퀴 중심의 이동경로를 일직선으로 설정했다. 아래에는 90도로 꺾이며 올라가는 요철 형태의 계단이 있다. 결국 계단 위치마다 요구되는 바퀴 반지름은 늘어나고 줄어드는 걸 반복하는 거다(상단 이미지 왼쪽 참고). 이 반지름들의 시작점을 끌어모으면 부챗살 형태가 만들어지는데, 반지름 끝을 선으로 이으면 유선형 모양을 도출할 수 있다(상단 이미지 오른쪽 참고). 아이디어 스케치 그림을 참고하면 이해가 쉬울 거다.

업휠은 기어박스를 새로 설계해 시스템의 토크를 향상시키고 무게를 저감했다 

Q. 확실히 바퀴 탄성이 좋아 보이긴 한다. 하지만 파손 위험이 크지 않을까? 

아직 고무 내구성까지는 시험해보지 못했지만, 고무의 특성 상 변형에 굉장히 강하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공기가 없는 타이어(Airless Tire)기 때문에 펑크날 위험도 없다. 물론 지금은 샘플 제작을 위해 워터젯(Water Jet, 고압수로 정밀 절단하는 기술)으로 가공된 상태이므로, 면이 거칠고 균열이 보이는 곳이 있다. 하지만 양산 프로세스를 거친다면 타이어안에 심을 넣거나, 고무재질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업휠은 계단을 오르는 퍼스널 모빌리티 가운데 가장 높은 효율과 성능을 자랑한다

Q. 계단을 오를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는 기존에 없었나? 있다면 업휠이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나? 

기존에도 계단을 오르기 위한 도전은 많았다. 캐터필러(궤도) 타입, 로봇 팔 타입, N개의 복합 바퀴 타입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무거운 모듈이나 복잡한 전자 제어 장치 등이 필요했고, 효율도 떨어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계단 앞에 서면 뒤로 돌아가거나, 바퀴의 구조를 바꾸는 등의 2차 동작도 필요했다. 요컨대 무겁고, 비싸고, 느린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업휠은 앞선 제품들의 단점을 거의 완벽히 보완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NAMU 팀은 교통약자를 위한 또 다른 아이디어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Q. 마지막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색다른 아이디어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업휠에 모든 걸 쏟아 부었기 때문에, 당장 생각한 건 없다. 다만 꼭 필요하지만, 여전히 기술이 닿지 않은 곳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싶다. 일반인뿐 아니라 교통약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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