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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Monthly] 한미일의 포스트시즌

조회수 2020. 12. 4.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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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경쟁이 치열했던 정규시즌 일정이 마무리되면 더욱더 뜨거운 열정이 가득한 포스트시즌이 진행된다. 매년 KBO리그 정규시즌이 시작할 때면 올해는 어떤 팀들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지 팬들은 물론 선수, 야구 관계자들까지 엄청난 관심을 가진다. 11월부터 KBO리그 정규시즌 1~5위 팀들 간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인 만큼 이번 ‘더그아웃 먼슬리’에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 프로야구의 포스트시즌 진행 방식에 대해 다뤄보기로 했다.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3국의 포스트시즌. 어떤 부분들이 같고 다른지 살펴보자.


에디터 박소정 사진 한국야구위원회(KBO)

 


#가을잔치, 포스트시즌


빨갛게 단풍이 드는 가을에 시작한다고 해서 ‘가을야구’라고 불리는 포스트시즌.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이 늦춰져 11월부터 포스트시즌이 진행되는 만큼 팬들 사이에서 ‘겨울야구’로 변형돼 불린다. 포스트시즌은 치열했던 프로야구 리그의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최강팀을 가리기 위한 마지막 여정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의 팬들뿐만 아니라 탈락한 팀의 팬들도 포스트시즌 결과에 관심을 가지는 만큼 모든 야구팬이 어우러진 ‘가을잔치’라는 의미도 있다.


KBO리그에서는 NC 다이노스, KT 위즈,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가 순서대로 2020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1~5위를 차지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11월 현재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다. 미국 MLB(Major League Baseball,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지난 10월에 치러진 2020시즌 월드시리즈(World Series)에서 LA 다저스가 우승하며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NPB(Nippon Professional Baseball, 일본 프로야구)는 11월 중순까지 정규시즌이 진행되고 11월 14일 파이널 스테이지(Final Stage)를 시작으로 2020시즌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진행된다.


#한국 KBO리그 포스트시즌


KBO리그 포스트시즌에는 정규시즌 1위에서 5위까지 총 5개의 팀이 참가한다. 2~5위 팀끼리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플레이오프 승자가 정규시즌 1위 팀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2~5위 팀이 여러 경기를 치르고 최종전인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것과 달리, 1위 팀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만큼 전력에서 우위를 가져 정규시즌 우승팀에 대한 특혜가 큰 방식이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첫 일정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정규시즌 4위와 5위 팀이 맞붙는다. 2전 2선승제. 정규시즌 4위 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승을 먼저 갖는 규정이 있어 1승 또는 1무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반면 5위 팀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만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2경기 모두 4위 팀의 홈 경기장에서 진행돼 4위 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일정이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횟수가 ‘0’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시즌 3위 팀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우승팀이 맞붙는다.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 1, 2, 5차전은 3위 팀 홈 경기장에서, 3, 4차전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우승팀 홈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플레이오프도 5전 3선승제이며 정규시즌 2위 팀과 준플레이오프 우승팀 간 경기가 진행된다. 1, 2, 5차전은 2위 팀 홈 경기장에서, 3, 4차전은 준플레이오프 우승팀 홈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결승전인 한국시리즈에서는 정규시즌 1위 팀과 플레이오프 우승팀이 맞붙는다.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며 2020시즌부터 1, 2, 5, 6, 7차전은 정규시즌 1위 팀 홈 경기장에서, 3, 4차전은 플레이오프 우승팀 홈 경기장에서 치르는 것으로 변경됐다.


앞서 언급한 KBO리그 포스트시즌 진행 방식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시즌 한정으로 다소 변형돼 진행된다. 준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에서 3전 2선승제로 축소됐고, 3위 팀 홈-와일드카드 결정전 우승팀 홈-이동일-3위 팀 홈경기로 일정이 잡혔다. 플레이오프는 기존의 5전 3선승제가 유지되나, 추운 날씨에 경기하는 것을 고려해 난방이 가능한 고척 스카이돔에서 전 경기 중립 경기로 진행된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로 고척돔에서 중립 경기로 진행한다. 정규시즌 상위 팀들의 홈 이점은 사라지지만 전력상 유리한 점은 유지된다. 더불어 관중 입장은 경기장 수용인원의 50%까지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MLB 포스트시즌


MLB는 내셔널 리그(National League)와 아메리칸 리그(American League)로 나뉘어 리그별 와일드카드 게임(Wild Card Series), 디비전 시리즈(Division Series), 챔피언십 시리즈(Championship Series), 월드 시리즈로 구성된 포스트시즌을 치른다. KBO리그에서는 정규시즌을 페넌트레이스(Pennant Race, 우승기가 걸려있는 대회)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MLB에서는 월드 시리즈를 제외한 포스트시즌을 페넌트레이스라 부른다.


MLB 포스트시즌엔 10개 팀이 참가한다. 먼저 내셔널 리그, 아메리칸 리그 각각 3개 지구로 나뉘어 지구별 1위 팀(총 6팀)을 선정한다. 이후 지구별 1위 팀들을 제외하고 양 리그별 승률이 가장 높은 2개 팀(총 4팀)을 선정하면 총 10개 팀이 된다. 후자인 4팀이 각 리그 내에서 단판제로 승률이 더 높은 팀의 홈 경기장에서 와일드카드 게임을 치른다. 와일드카드 게임 우승팀과 지구별 1위 3팀, 총 4팀이 5전 3선승제의 디비전 시리즈를 치른다. 대진은 리그별 우승팀 중 승률 1위 팀이 와일드카드 게임 승리 팀과 붙으며 나머지 우승팀끼리 대결한다. 디비전 시리즈 우승팀 간 7전 4선승제의 챔피언십 시리즈가 치러지면 각 리그 우승팀이 결정된다. 이후 리그 우승팀 간 7전 4선승제의 월드 시리즈가 끝나면 한 시즌의 MLB 최강팀이 결정된다.


2020시즌 MLB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규시즌이 축소 운영돼 더 많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포스트시즌 규정을 변경했다. 기존 각 지구 1위만 선정하던 방식에서 2위까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바꾼 것. 각 지구 2위 팀 외에 최고 승률 팀 2팀을 선정하는 방식은 유지돼 2020시즌엔 총 16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또한, 이전과 달리 각 지구 1위 팀을 포함한 8팀 모두가 와일드카드 게임에 참여해 디비전 시리즈 진출을 위한 경쟁을 치른다. 승률 순으로 1~8번의 시드를 차지하고 단판제에서 3전 2선승제로 바뀌었다.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승리한 4팀이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하고 이후 일정은 기존과 같다.



#일본 NPB 포스트시즌


NPB도 MLB와 같이 센트럴 리그(Central League)와 퍼시픽 리그(Pacific League), 양대 리그로 나뉜다. 리그별로 정규시즌과 클라이맥스 시리즈(Climax Series)를 치른 뒤 클라이맥스 시리즈의 우승팀끼리 닛폰 시리즈(Nippon Series)를 치른다. 클라이맥스 시리즈가 KBO리그의 준플레이오프와 비슷하며 닛폰 시리즈가 한국시리즈와 비슷하다.


양 리그 1~3위 팀 총 6팀이 포스트시즌 첫 라운드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진출한다. 클라이맥스 시리즈는 퍼스트 스테이지(First Stage)와 파이널 스테이지로 나뉜다. 2, 3위 팀이 3전 2선승제로 퍼스트 스테이지를 치르고 여기에서 우승한 팀이 리그 1위 팀과 6전 4선승제로 파이널 스테이지를 치른다. 리그 1위 팀에게는 파이널 스테이지 1승을 미리 부여하고 6경기 모두 1위 팀의 홈에서 진행되는 이점이 있다. 1위 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 그동안의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역사에서 하위 팀이 1위 팀을 꺾고 닛폰 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있는 만큼 실제 경기에선 이변이 일어난다.


2020시즌 NPB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포스트시즌을 변칙적으로 운영한다. 센트럴 리그에서는 클라이맥스 시리즈가 취소되고, 리그 1위 팀만 닛폰 시리즈로 직행했다. 퍼시픽 리그 또한 1, 2위 팀 간의 파이널 스테이지만 치러진다.


#한미일 포스트시즌에 대한 의견


앞서 살펴본 대로 한미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번에는 각 방식의 장단점에 대한 <더그아웃 매거진> 에디터들의 의견을 모아봤다.


송서미 에디터 : 정규시즌 1위와 포스트시즌 우승

KBO리그 팬들에게 포스트시즌 우승은 정규시즌 1위만큼이나 값진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대부분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단일리그의 특징이다. KBO리그와 NPB는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 1위 팀에게 특혜를 많이 주고 정규시즌 1위 팀이 포스트시즌에서도 거의 우승하는 데 반해 MLB는 포스트시즌에서 새로운 우승팀이 생길 수 있고, 또 포스트시즌에서의 우승을 훨씬 가치 있게 생각한다. MLB 포스트시즌의 장점은 ‘가능성’에 있다. 정규시즌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과 희망. 게다가 MLB는 지역별로 지구가 나뉘어 있고 다른 지구와 승률을 통한 직접적인 우위 비교가 힘들어 오히려 포스트시즌 제도를 통해 얻어낸 순위가 가치를 지닌다. 반면 KBO리그는 정규시즌 5위 팀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사실상 2위를 해야만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능하므로 다른 팀들에게 역전의 기회를 줄 수 없다. 그러한 아쉬움 때문에 계속해서 포스트시즌 개정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이예랑 에디터 : 우승을 향한 동기부여

지난 10월 21일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4승 2패를 거두며 2020시즌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다저스는 역대 7번째 우승으로 1988년 이후 32년 만의 우승을 이뤘다. 코로나19로 MLB는 60경기를 단축해서 진행했고 포스트시즌은 휴식 없이 빽빽한 일정으로 끝이 났다. KBO리그는 역대 처음으로 가을이 아닌 겨울 야구를 진행 중이다. MLB의 가장 큰 장점은 정규시즌 1위 팀이 챔피언십 시리즈와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데에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KBO리그와 달리 MLB 포스트시즌은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정규시즌에서 쟁쟁했던 팀들이 모여 포스트시즌을 꾸려나가는데, 토너먼트로 진행됨으로써 왕좌의 자리를 차지하기까지 어쩌면 모든 팀에게 공정한 기회를 다시 부여한다고 볼 수 있다. 선수들에겐 토너먼트 형식이 경기를 치르는 데에 더욱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팬들은 양질의 경기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대부분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조금은 뻔한 결과를 보여주는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조금은 다른 변화가 필요할 때가 아닐까.


앞선 에디터들의 첨언처럼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방식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정규시즌 1위 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탓에 뻔한 결과를 낳아 흥미도가 반감된다는 의견이 있다. 한편 아래와 같이 정규시즌 우승팀을 대우해주고 최종전에서의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예은 에디터 : 정규시즌의 가치가 좀 더 높은 NPB

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누구든 영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충격적인 패배도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당장 2018년에 누가 반지를 꼈는지 생각해보자. 정규시즌을 14.5게임 차로 압도했던 두산이 어이없게 무너지면서 SK 와이번스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우승을 거머쥐었다. 물론 현행 포스트시즌 제도 아래에서 3위 이하의 팀이 우승한 경우가 몇 번 없다. 하지만 8달 동안의 결과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NPB는 조금 다르다. 양대 리그로 운영되는 만큼 정규시즌 우승을 따로 표시한다. 특히 NPB에서 리그 우승은 무조건 정규시즌 1위가 가져간다.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2위 팀이 1위 팀을 이겨도 닛폰 시리즈에 진출할 뿐, 순위가 바뀌진 않는다. 양대 리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닛폰 시리즈 진출 팀을 가리는 파이널 스테이지에도 1위 팀에 1경기 부전승이 주어진다. 한국시리즈에서 홈구장 이점만 있는 KBO리그와 다르다. 기적을 만들어내는 KBO리그만의 매력도 분명 있지만, 정규시즌 성적을 예우하는 NPB의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곽동희 에디터 : 정규시즌 우승팀의 특권

KBO리그 포스트시즌의 장점은 정규시즌 순위의 이점이 확실히 반영된다는 것이다. 흥행도 중요하고,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스포츠의 묘미를 통해 팬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1년 가까이 이어진 정규시즌에서 최상의 활약을 펼친 팀이 고작 단기전 몇 경기로 인해 패자로 각인된다면, 그것은 공정한 경기일까? 1년 동안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면 응당 그에 맞는 혜택이 보장되는 쪽이 더 공정하다. 그런 측면에서 KBO리그 포스트시즌처럼 5위부터 1위까지 계단식으로 운영되는 방식이 정규시즌의 활약도가 잘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직행 팀의 우승 확률은 약 85%에 달한다. 그만큼 정규리그 1위 팀이 혜택을 가져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혹자는 뻔한 승부라며 스포츠의 재미를 반감하는 경기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약 25%는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상대적으로 약팀이 이길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2할 5푼을 치는 타자에게도 안타를 기대할 수 있듯이 현행 포스트시즌 방식에서도 얼마든지 약팀의 반란을 기대해볼 수 있다.


황유빈 에디터 : 포스트시즌의 초석

과정과 결과의 측면에서 프로야구를 봤을 때 정규시즌은 과정에, 포스트시즌은 결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정규시즌 1위도 충분히 가치 있는 성과이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의 중간 과정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가시적인 성패는 포스트시즌에서 판가름 난다. 그만큼 정규리그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메리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인 예년의 경우 KBO리그와 MLB, NPB의 정규리그 경기 수는 자그마치 약 140~160경기에 달한다. 이 같은 장기전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팀들을 중심으로 포스트시즌의 영예를 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토너먼트식으로 진행해 다시 한번 더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MLB의 포스트시즌 방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정규리그 결과의 영향이 큰 KBO리그와 NPB의 방식이 적절한 대가를 보상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나라의 상황에 맞는 방식으로


앞에서 한미일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방식을 살펴보고 각 방식의 장단점에 대한 에디터들의 의견도 들어봤다. 정규시즌 우승팀이 결승전에 먼저 도착해 도전하는 팀을 기다리는 방식도, 다 같은 조건에서 새로운 순위 결정전을 하는 방식도 모두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장기간의 정규시즌 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쥔 팀에게는 분명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로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지만, 최종전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해서 한 번 더 최강자의 기쁨을 누릴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보상이다. 이는 많은 보상이 따르는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으로 더욱 열정적인 경기력을 보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많은 선수가 인터뷰에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즌 목표로 꼽으며 선전을 다짐하는 것이 그 증거다.


포스트시즌에서 정규시즌의 순위를 삭제하고 새로운 순위경쟁을 통해 또 다른 최강자를 가리는 것도 분명 재밌다. 스포츠의 재미는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커지니까 말이다. 결국, 두 방식 모두 야구팬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각국의 프로야구협회가 각 나라의 프로야구 환경과 상황에 맞도록 고심한 끝에 만들어낸 방식이라고 본다. 두 리그로 나눈 뒤 각 리그 내에서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고 최종적으로 리그 우승팀 간 다시 최강자를 가리는 구조도 흥미로우나, 이는 소속된 팀이 많은 경우에 빛을 발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MLB 포스트시즌 진출 팀만 봐도 KBO리그 소속팀 수보다 같거나 많다. 만약 지나치게 흥미도가 떨어진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진행방식은 언제든 유동적으로 바뀔 것이다. 그간의 KBO리그 운영 변천사를 보면 리그를 관장하는 관계자들은 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왔다.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 지켜보는 팬들을 존중하는 경기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팬들은 프로선수들의 경기를 통해 전율과 감동을 얻고자 한다. 극적으로 위기를 넘기는 선수를 보며 원동력을 얻는 팬도 있다. 이미 승리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더라도 맥없는 플레이와 기운 빠지는 전개는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것이다. 팬들에게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부상 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포스트시즌이 되길 희망한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16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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