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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Universe]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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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야구


프로야구는 물론 아마야구도 자율야구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학야구는 수업으로 인해 팀 훈련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개인 운동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일찌감치 이를 받아들였다. 2014년 조성현 감독 부임 이후 자율야구 정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어느덧 연세대 야구를 표현하는 확실한 팀컬러로 자리 잡았다. 연세대의 야구는 단순히 자유롭게 운동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스스로 생각하고 그라운드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로 표현하는 것이 연세대의 진정한 자율야구다. 최근 6년간 가장 많은 프로 선수를 배출한 원동력이다. 이제는 14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을 향해 비상하는 독수리 군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에디터 신철민 사진 연세대학교 스포츠매거진 시스붐바


#새로운 변화의 시작


2013시즌이 끝난 후 연세대는 변화를 택했다. 화려한 프로경력을 자랑했던 이전 감독들과 달리 프로경력이 전무한 조성현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낙점했다. 15년 동안 덕수중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단 한 번의 잡음 없이 팀을 이끌어나간 깨끗함과 1990년대 연세대 황금기의 주역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그가 부임하고 가장 먼저 2년 후배이자 연세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임선동을 투수코치로 영입했다. 한동안 야구계를 떠나있던 그의 현장 복귀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덕수중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로 잠깐 활약했지만, 정식 코치로 부임한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박찬호, 조성민, 정민철 등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황금세대로 불리는 92학번 중에서도 으뜸으로 평가받은 그의 합류는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조성현 감독은 선수들이 강압적인 훈련에서 벗어나 스스로 필요한 운동을 찾아서 하기를 원했다. 또한 그라운드에서 눈치 보지 않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기존의 형식적인 야구에 익숙해져 있던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부임 후 2년간 전국대회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며 연세대는 그대로 몰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3년 차가 된 2016년,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제71회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든 것을 시작으로 회장기 전국대학야구 하계리그와 전국대학 왕중왕 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부활을 알렸다. 이후 매년 전국대회에서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 비결에는 연세대의 자율야구가 완전히 뿌리내린 데 있다. 선수들은 각자 부족한 부분에 더 시간을 투자하고 보완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장에서는 위축되지 않고 상황에 맞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마음껏 펼친다.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야구를 하면서 선후배의 관계는 물론이고 더그아웃 분위기도 밝아졌다. 연세대를 졸업해 프로에 입단한 한 선수는 “스스로 생각하면서 운동했던 경험이 프로에서 큰 도움이 됐다. 이해되지 않는 플레이가 나와도 혼내지 않으셨다. 먼저 그 플레이를 왜 했는지 이유를 들어보고 타당하면 이해하고 넘어가신다. 덕분에 위축되지 않고 러닝 스로 같은 상황에 맞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게 익숙해졌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제는 우승이 필요해


최근 6년간 17명의 선수가 프로에 입단했는데 같은 기간 연세대보다 더 많은 프로선수를 보낸 대학교는 없다. 꾸준히 좋은 선수를 배출하고 있지만 2% 아쉬운 건 전국대회 우승이다. 2018년에 대학야구 U-리그 전·후반기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전국대회 우승은 2006년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이후로 전무하다. 누구보다 우승이 목마르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대학 최고의 배터리였던 성재헌과 정진수가 나란히 프로에 입단해 전력이 약해졌다. 또한 연세대에서 오랜 시간 선수들을 지도했던 임선동 코치와 최승순 코치가 진영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연세대는 걱정 없다는 분위기다. 두 명의 코치 대신에 한화 이글스에 뛰었던 김찬균과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한 임재현이 각각 투수코치와 수비코치로 새롭게 합류했다. 최근까지 프로에 있던 생생한 경험을 선수들에게 전수해주길 바라고 있다. 또한 젊은 코치로서 때로는 형의 입장에서 선수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기대된다. 학년에 상관없이 실력 위주로 선수를 기용하는 조성현 감독의 특성상 기존의 선수들과 새롭게 들어온 신입생들의 주전 경쟁 역시 뜨거울 전망이다. 첫 단추를 잘 끼운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시즌 연세대의 기대주

나영채

출생 1998.03.15 신체조건 176cm/73kg 출신학교 매송중-야탑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17경기 68타수 25안타 0홈런 9타점 16득점 .368/.405/.500 OPS .905 


스카우팅 리포트

고등학교에서도 1학년 때부터 경기에 나섰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고3 시절 .377의 타율과 전반기 주말리그 타격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대학교에 입학 후 1학년 후반부터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2018년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타격상을 수상했다. 야구 센스가 뛰어나고 지능적인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이다. 리드오프로서 빠른 발과 순발력을 이용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플레이에 능하고 준수한 콘택트 능력을 갖췄다. 고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2루수로 활약해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다만 작은 체격으로 인해 힘이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전망

리드오프와 부동의 2루수로서 팀의 핵심자원이다. 조성현 감독 역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나영채가 야수진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본인 또한 대학 마지막 해를 앞두고 각오가 남다르다. 부족한 힘을 보강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많은 시간을 쏟는 등 4년 전 미지명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느 때보다 진지한 마음으로 동계훈련에 임하고 있다. 힘이 붙고 장타가 늘어난다면 프로 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동현

출생 1998.04.14 신체조건 176cm/80kg 출신학교 이수중-서울고 포지션 외야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17경기 48타수 20안타 4홈런 17타점 15득점 .417/.587/.833 OPS 1.420 


스카우팅 리포트

고교시절 프로 지명 리스트에 포함됐지만 아쉽게 진출에 실패했다. 대학교에 올라와 2년 동안 타율이 2할 중반에 그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작년에 4할이 넘는 타율과 4개의 홈런을 기록해 적응을 끝낸 모습이다. 좋은 타격 밸런스를 가지고 있어 배트 중심에 공을 잘 맞힌다는 평가다. 작은 체격에도 장타 생산에 능하다. 중견수와 우익수를 소화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특히 캐치볼을 잘하고 송구 정확성이 뛰어나다. 다만 장타자라고 하기엔 파워가 아쉽다는 의견이다. 본인의 장점을 더 부각하기 위해서는 근력 향상이 요구된다.


전망

올해 중심타선에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작년에 4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타구의 비거리가 애매했기 때문에 장타자로 분류하기는 아쉽다. 타격 밸런스나 배트 컨트롤 등 타격적인 부분에서 이미 완성됐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타구 비거리가 증가한다면 작년보다 올해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만큼 프로 진출이 기대된다.

박승훈

출생 1999.01.05 신체조건 175cm/75kg 출신학교 대치중-서울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우타


2019년 성적

18경기 60타수 16안타 0홈런 6타점 15득점 .267/.421/.417 OPS .838

스카우팅 리포트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대학교에서도 1학년 때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아 팀의 주전 유격수로 올라섰다. 체격은 작지만 준수한 힘을 갖췄다는 평이다. 정기연고전 등 큰 게임에 강하다. 타석에서 뛰어난 선구안과 침착함을 자랑한다. 작년엔 2할 중반대로 아쉬운 모습이었지만 기본적인 타격 재능은 준수하다는 의견이다. 유격수로서 준수한 수비능력과 어깨를 갖췄다. 잔부상이 많은 게 아쉽다. 또한, 수비에서 안정감이 부족하고 타격의 기복을 보이는 점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전망

팀의 주전 유격수로서 잔부상 없이 많은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야 한다. 감독과 코치진의 기대가 크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갖춘다면 나영채와 함께 대학 최고의 키스톤을 노릴 수 있다. 공격에서는 타격의 기복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펀치력이 있는 만큼 클린업트리오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18학번이 입학하고 한 번의 경기 취소를 제외하면 연고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큰 게임에 강한 박승훈이 올해도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길용

출생 1997.07.16 신체조건 177cm/75kg 출신학교 설악중-설악고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좌타


2019년 성적

6경기 2승 0패 15이닝 23탈삼진 2볼넷 평균자책점 3.00 WHIP 1.33 피안타율 .286


스카우팅 리포트

설악고 시절 유급한 경력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2루수로서 투타를 겸업했으나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투수에 집중하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안다는 평가다. 최고구속 135km/h를 기록했고 평균 속구 구속은 130km초반대로 빠르지 않다. 대신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와 정확한 제구력을 앞세워 타자를 상대한다. 공 끝이 지저분하고 구질의 완성도가 높다는 의견이다. 투구 밸런스도 나쁘지 않다. 구속만 증가한다면 마운드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망

조성현 감독은 이길용이 김현성과 함께 4학년으로서 투수진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다. 대학 수준에서 좋은 제구력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 더 정교한 투구를 바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또한 근력 향상을 통한 구속 증가가 필수적이다. 구질의 완성도가 높더라도 구속이 빠르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구속 증가는 이번 시즌 이길용의 성적과 프로 진출을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현 감독과 일문일답


자율야구를 지향하는 지도자다. 올해로 부임 7년째인데 잘 정착됐다고 보는가?

완벽하게 정착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선수와 감독 사이의 신뢰가 쌓인 것으로 만족한다. 또한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을 이해하고 선수들이 행동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틀에 박힌 훈련에 익숙해져 있는데 이런 운동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교는 단체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 또한 프로에 입단했을 때 고졸 선수보다 4살이 더 많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운동하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다.


연세대의 야구의 색깔을 표현하자면?

창의적인 야구다. 그라운드에서만큼은 누구에 의해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 감독이 이것저것 지시하면 선수들은 어느 순간 눈치를 보게 된다. 위축된 플레이는 물론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도 기대할 수 없다.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과하지 않게 조절해주는 역할만 해주면 된다.


임선동 코치가 진영고등학교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승순 코치도 진영고 코치로 함께 떠났다. 두 코치 모두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동고동락했는데 헤어지게 돼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는 거니 축하하며 보내줬다. 임선동 코치는 선수 생활도 화려했지만, 지도자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의 역할도 잘 해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승순 코치도 옆에서 잘 보좌해줄 것이다. 올해 진영고의 선전을 응원한다.


새로운 코치에 대한 기대도 클 거 같다.

김찬균 코치는 작년 말부터 투수파트를 맡고 있고 동계훈련을 앞두고 임재현 코치가 수비파트를 맡게 됐다. 두 코치에게 가장 기대되는 건 소통이다. 최근 스포츠에서 제일 중요한 건 소통이지 않은가. 코치가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갖췄어도 선수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다. 두 코치가 코치로서 경험이 부족할 수는 있다. 하지만 선수들과 허물없는 대화를 통해 생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까지 프로에서 뛰었던 경험도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작년 배터리가 모두 프로에 진출해 팀의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이다.

작년에 비해 약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의 선수들이 충분히 그 자리를 메꿔줄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4학년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야수는 나영채, 최동현, 박승훈, 정택준이 기대된다. 투수는 이길용과 김현성을 중심으로 형관우와 김범수가 서포트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진수의 빈자리는 오승현과 김건웅이 있다. 동계훈련을 통해 기량을 체크하고 주전을 정할 것이다. 박계륜, 신효수, 고승완, 고경표, 조성민, 이승훈, 이도겸, 성준한, 박진까지 9명의 신입생이 들어왔는데 특히 신효수와 박계륜이 기대된다.


최근 대학야구의 현황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싶다.

시스템을 확실하게 구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부하는 운동선수는 찬성하지만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에서 주말리그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운동선수들에게 일반학생과 동일한 수업을 받게 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 국어, 수학, 영어, 역사 등 꼭 필요한 과목만 배울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다. 대신 일정 수준의 성적을 맞추게 한다면 이전보다 공부의 능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교 수업 시간도 마찬가지다. 별도의 커리큘럼까지는 어렵더라도 운동부의 수업 시간이라도 통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마다 시간표가 모두 달라서 평일에는 단체운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개인의 시간 활용이 정말 중요해졌다. 수업하고 남은 시간에 본인이 필요한 운동을 잘 찾아서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2020년에 대한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항상 신년이 되면 선수들에게 자기주도적인 야구를 하자고 말한다. 팀워크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해내고 서로를 존중하면 그게 바로 팀워크가 되는 것이다. 팀 우승은 물론이고 이번에 4학년에 올라가는 제자들이 프로에 많이 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0년 107호(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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