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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Voice] 전면드래프트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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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제도가 부활했다. 이는 새롭게 시도한 방법이 과거의 부족했던 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뜻이고 대안을 고안하는 데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한마디로 득보다 많은 실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모험을 선택한 것이다. 왜 KBO는 몇 년의 시간 동안 여러 대안을 만들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방식을 다시 끄집어낸 것일까? 2022년부터 시행할 전면드래프트에 대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에디터 최윤식 사진 두산 베어스

#강산이 바뀌고 돌아오다


딱 10년 만이다. 지난 7월 19일 한국야구위원회는 창원NC파크에서 제4차 이사회를 개최해 1차지명을 폐지하고 신인 지명 방식을 2023 KBO 신인드래프트부터 전면드래프트로 개정한다고 선포했다. 이 밖에도 하위 팀의 전력 보강을 위해 전면드래프트 시행 전 2년간 전년도 하위 세 팀에 나머지 구단의 1차지명 완료 후 전체 연고를 대상으로 1차지명권을 부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 연고 세 팀,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는 같은 기간 서울, 제주 지역의 동일 학교에서 중복해 1차지명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조항도 내걸었다.


전면드래프트는 전력 평준화를 목표로 과거 2009년~2012년까지 시행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유망주들의 국외 유출 방지와 지역 야구부 지원 저하, 연고 지역 프랜차이즈 스타 발굴을 기조로 폐지됐다. 사장된 제도의 부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KBO리그의 평준화


원인은 시작에 있다. 프로야구 신인 지명 제도는 ‘우리 지역 스타’라는 지역주의 감성으로 출발했다. 초창기 드래프트는 1차지명에서 무제한으로 지역 선수를 뽑을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프로야구 태동 전 아마야구를 주름잡았던 강호들을 보유한 팀은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후발 주자들이었다. 그들은 신생팀으로서 제대로 된 수혈을 받지 못해 하위권을 전전하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묘미인 프로야구에서 연고지 우대로 재미를 떨어뜨리는 형태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런 지역주의도 유망주들의 ‘서울 쏠림 현상’으로 붕괴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사회 풍토는 야구판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지방의 연고를 둔 초특급 유망주들은 자신의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를 거쳐 고향 프로팀에 입단하는 것을 꿈꿨다. 하지만 점점 심화되고 있는 서울 집중 현상에 최근 중학교 선수들마저 서울로 전학을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지방 팜은 메말라 가고 있고 그나마 지역에 명문 학교를 보유하고 있는 팀들은 1차지명자는 뽑을 수 있지만 나머지 학교에서 준수한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지 않은 팀들은 서울의 고등학교에서 경쟁에 밀려 내려온 선수들을 가지고 지명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강팀들은 더 강해지고 약팀들은 강해질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많은 이가 KBO리그 평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프로야구가 잘 돼야 아마야구도 흥행의 기회가 생긴다.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축구를 할 수 없듯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리그는 전력이 탄탄한 팀이 1차지명이라는 수혜를 받아서 팜도 탄탄한 구조로 만들고 있다. 서울 쏠림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1차지명을 계속하는 것은 지방 팀들에게 전력 강화의 기회를 빼앗는 격이다”라며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말했다. 동일하지 못한 출발선의 심화. 이것이 10년 만에 전면드래프트가 돌아온 이유다.


#줄어든 기회는 문제다


하지만 전면드래프트가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니다. 1차지명이 사라지면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는 선수 역시 10명이 줄어든다. 이는 아마야구 선수들에게 직격탄이다. 이에 대해 “전국구로 잘하는 선수들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위권이나 하위권 지명 예상이 높은 선수들에게는 정말 치명적이다. 1차지명 때는 이런 선수들이 한 번 걸러진 상태에서 2차 드래프트 때 경쟁을 했다면 전면드래프트는 말 그대로 전국에 있는 모든 선수와 경쟁이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가장 큰 치명타는 대학야구다. 대학 스포츠의 내림세로 주로 하위권에 이름을 많이 올리는 대학 선수들에게 줄어든 기회는 그나마 프로에 갈 수 있는 좁은 문마저 닫아버리는 것이다. “대학야구가 메말라 가고 있는 거에 프로야구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과거에는 대학 선수들을 더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는 ‘미리 뽑아서 키우자’라는 기조로 많은 유망한 고교 선수가 프로팀에 가고 대학은 평범해졌다. 이게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미래를 생각했으면 좋겠다. 모든 전도유망한 선수가 프로에 살아남지 않는다. 그들도 다른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활로를 만들어야 한다. 그곳이 대학이다. 그런데 전면드래프트를 하게 되면 대학야구는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선수들은 더욱 경쟁에 내몰릴 것이고 넓은 시야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라며 안타까움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프로야구단 신생팀과 함께 탄생한 야구부도 문제다. 특히 KT 위즈의 창단으로 경기지역에 많은 야구부가 창단했다. 이들에게 전면드래프트는 사망 선고와도 같다. 새롭게 창단한 학교이기에 모든 것이 부족하다. 그만큼 지역 프로 구단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전면드래프트를 시행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신생 야구부는 외면받기 마련이다. 프로야구의 평준화를 위해 시행한 제도이지만 아마야구 저변 확대를 저해할 가능성이 높은 게 전면드래프트다.


#제도의 변화보다 더 중요한 근본


40년이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적게는 20번 이상 신인 제도는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그 안에 아마야구에 초점을 맞추는 개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프로의 근본은 결국 아마추어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한 프로야구 생리상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시야가 필요하다.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지붕을 단단하게 지탱해줄 기둥의 개선도 필요하다. 프로야구는 21세기 들어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발돋움했지만 아마야구는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아는 사람만 알고 보는 사람만 보는 것이 현재 아마야구의 실정이다. 프로야구의 순항을 위해서는 젊은 스타들이 끊임없이 나와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프로축구다. 현재 한국 축구에는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실력 좋은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해 침체해있던 K리그는 물론이고 국가대표 흥행에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그 근간에는 체계적인 유스 시스템을 구축한 데 있다. “한국 축구에 젊음의 바람이 분 이유는 오랜 시간 한국축구협회에서 공을 들인 유망주 육성 시스템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축구는 야구처럼 신인드래프트는 존재하지 않지만 구단별로 MLB처럼 팀 산하 마이너리그가 있듯이 학교를 지정해 각 프로 축구단의 산하로 둬 유망주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모 언론 기자가 이야기를 건넸다. 이 밖에도 축구는 생활 체육과 전문 체육의 경계를 허물어 ‘아마추어리즘’을 회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물론 종목이 다른 만큼 제도 역시 결이 다르지만 이러한 자세는 한국 야구가 배워야 할 점이다.


***

뿌리 없는 나무는 없다. 기둥이 두껍고 가지와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일수록 그 뿌리는 깊고 단단하다. 지금까지 한국 야구는 이와 반대되는 길을 걷고 있었다. 현재까지는 별 탈 없이 흘러왔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한계 부딪쳐 시들고 말 것이다. 개선보다 대체를 택한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또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려면 이에 걸맞은 튼튼한 기틀을 찾아야 할 것이다. 40년을 넘어 100년의 프로야구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뿌리 깊은 나무가 돼야 한다.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19년 102호(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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