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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으로 보는 오늘의 대한민국

이 화제의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면면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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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채널이 오픈한 뒤에 가장 열렬한 호응을 얻은 예능 프로그램, TV조선의 <미스트롯>이 <미스터트롯>으로 돌아왔다. 이 화제의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대한민국의 면면들에 관하여.

“2020년 경자년!” TV조선 생존기


종합편성채널이 생기고 나서 늘 아쉬운 성적을 받아들었던 TV조선. 자칭 ‘보수의 가치’를 얘기하는 패널들이 등장해 일방적인 의견만을 쏟아놓던 여러 개의 시사 프로그램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찾던 시절은 분명 채널의 위기였다. 심지어 손석희 사장의 인기가 올라가며 JTBC는 뉴스부터 드라마 <SKY캐슬>에 이르며 자리를 잡았고, 채널A는 <하트시그널>로 돌파구를 찾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위기의 상황에서 TV조선은 조선일보의 열독률에 맞먹는 열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장년, 노년층을 공략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처럼 가부장제와 연애-결혼-출산으로 이어지는 가족사의 가치를 옹호하던 그들은 마침내 트롯이라는 장르를 활용해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다시 사로잡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번 <미스터트롯>의 오프닝은 젊은 층을 겨냥하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멘트로 시작됐다. “2020년 경자년!”




여자라서 남자를 좋아해?


<미스터트롯>을 보다 보면 종종 의문에 빠지게 된다. 심사위원으로 등장한 장윤정은 <미스트롯> 때에 보여준 카리스마 있는 트롯 전문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미스터트롯>이라는 이유로 “남자분들 얼굴이 별로 좋지 않다”며 웃음을 자아내는 데에 집중한다. 또한 노사연은 남편인 이무송에게 어린 남성 출연자에게 “왜 (하트를) 안 눌러줬냐”고 타박한다. 잘생긴 출연자가 나오면 어찌할 바를 모르며 호들갑을 떠는 장윤정, 장영란, 노사연, 신지의 모습은 그들이 그동안 가수, 방송인 등으로 쌓아온 경력과 연륜 대신에 그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성에 환호한다는 식의 접근만을 가능케 한다. 물론 이성에 대한 관심을 호들갑스럽게 표현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TV조선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랫동안 웃음의 포인트로 삼아온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 오랜 시기 동안 중장년층, 그리고 노년층의 사랑을 바당온 TV조선은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한국 사회의 편견을 더욱 적극적인 웃음 포인트로 활용한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 출연자를 보고 “타지에 와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럴 때 트로트를 부르며 얼마나 위안을 받았을까, 그런 마음이 들어 짠했다”라며 위로를 전하고, 동시에 트로트 전문가로서 자신의 해석을 설명하는 장윤정이란 사람이 지닌 가치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지 못하는 그들


엄마를 대동한 청년의 등장부터, 소변을 참느라 무대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속상하다는 청년,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가족사를 합격 요인으로 승화시키는 출연자들까지. <미스트롯> 때는 실력으로 싸우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의 성격이 강조됐었다면, <미스터트롯>은 제작진의 질문에 부모가 대신 답하고, 대기실까지 들어오는 엄마의 존재를 높은 비중으로 편집해서 소위 ‘치맛바람’에 혀를 차게 만든다. 스물네 살의 남성이 자신의 의견을 한 마디도 제대로 꺼내지 못한다는 사실보다, 엄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강조하는 데에 시선이 쏠리도록 한 것이다. 또한 한 출연자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얻지 못한 뒤에 울면서 “사실은 한 시간 전부터 화장실에 못 가서” 제대로 된 무대를 보여주지 못한 거라고 말한다. 20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현재를 부모에게 맡기고, 카메라 앞에서 생리현상을 토로하는 어떤 남성들의 모습은 종종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미스터트롯>은 분명 ‘미스터’들을 보여준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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