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난폭운전, OOOO로 해결할 수 있다?

조회수 2021. 4. 29.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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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기반의 소형 모빌리티 관제 솔루션을 개발하는, 별따러가자 공동 창업자 김경목 이사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배달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오토바이 관련 문제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데요.


2020년 상반기 이륜차 사고 사망자는 전년 동기 대비 13.7%나 증가했고,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배달 오토바이의 난폭 운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별따러가자의 공동창업자 김경목 이사 역시 딸의 안전을 위협하는 오토바이를 만난 후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에게 안전한 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는데요.


카메라 없는 블랙박스, 모션 센서를 이용한 이륜차 관제 솔루션을 통해 모두가 안전한 도로를 꿈꾸는 별따러가자의 이야기를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별따러가자 공동창업자 김경목 이사 인터뷰

Q.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별따러가자의 제품도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별따러가자의 공동 창업자 김경목입니다. 별따러가자는 오토바이와 전동 킥보드, 자전거 같은 소형 모빌리티의 사고와 안전을 모니터링하는 솔루션, 라이더로그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라이더로그는 별따러가자가 직접 개발한 센서 기반의 소형 모빌리티 관제 시스템인데요. 센서를 기반으로 운행 기록을 확인하기 때문에 GPS나 CCTV로는 알 수 없던 소형 모빌리티의 세세한 움직임을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하드웨어와 시스템은 일차적으로 개발을 완료했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이륜차의 불법 난폭 운전을 판단할 수 있고, 추가적으로 사고 유무와 경중까지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LG 디스플레이에서 일하셨다고 들었는데, 처음 오토바이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와 박추진 대표 모두 LG 디스플레이 출신이에요. 회사에서 투명 디스플레이를 함께 개발하고 있었는데,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더라고요.


마침 LG 디스플레이에서 1기 사내벤처를 모집했고 저와 박추진 대표 그리고 함께 일했던 팀장님과 리더 한 분이 모여서 4명이 처음 사내벤처를 시작했습니다.


첫 아이템은 VR에서 모션 센서를 이용하는 손가락 모사였는데, 그때는 VR 시장이 열지 않은 때라 어려움이 있었어요. '이 기술을 어디에 쓸 수 있을까?' 하는 시장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딸 아이와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겪은 거예요.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쌩하고 지나갔는데 정말 위협적이었죠.


그때 딸이 4살이었는데 '아빠, 저 아저씨들은 왜 여기로 지나가요?'라고 묻더라고요. 그러면 안 된다고 답해주면서, 저도 왜 오토바이가 횡단보도를 지나야 했는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조금 알아보니까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횡단보도나 인도를 지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Q. 아무래도 빠르게 배달하기 위해서겠죠.


그렇죠. 결국 수익 최대화를 위해서예요. 배달 플랫폼이 등장한 후로 이륜차 사고율이 46% 정도 증가했고, 사망 사고는 매년 4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할 때 이륜차 라이더의 근본적인 안전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떤 부분으로 접근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다가, 배달 라이더와 배달대행사 그리고 보험사 간의 특정한 관계를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먼저 보험사는 배달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적절한 보험 상품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배달대행용 보험이 생겼는데 보험료가 500만 원에서 최대 2,000만 원까지 가는 겁니다.


보험료가 계속 증가했던 원인은 보험료 산정에 있는데요. 오토바이 사고가 급증해도 사고 접수율은 2%밖에 안 돼요. 자동차 사고 접수율이 98% 정도 되거든요. 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 자체가 없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비용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배달대행사입니다. 배달대행사에 고용된 라이더의 보험료만 500억 원에 달하거든요. 배달대행사는 이 비용을 줄이고 싶지만, 여전히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을 파악하다 보니 개발했던 모션 센서가 떠오르더라고요. '손가락 움직임도 모사했는데 오토바이 움직임도 모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컨셉을 테스트해봤는데 결과도 괜찮았습니다.


손가락은 10cm 단위로 움직이게 해야 하지만, 오토바이는 사실 30cm 이상 1m 이상을 왔다 갔다 해도 상관이 없거든요. 사실은 훨씬 더 쉬운 기술이었던 거죠. 이륜차 전용 운행 기록 장치로 시장 피벗을 결정한 때였습니다.


본격적으로 보험사, 배달대행사, 정부 기관까지 만나서 인터뷰했는데, 임원분이 나오시더라고요. 그때 '이건 무조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2월 박추진 대표와 함께 별따러가자를 창립했습니다.

Q. 오토바이에 센서 기반의 관제 시스템이 필요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별따러가자가 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모빌리티 관련 플랫폼의 사고 감소입니다. 2018년 기준, 이륜차 사고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2조 원 가까이로 추정되는데, 모빌리티 사고에 대한 기술 솔루션은 거의 없고 단속과 교육에 치중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토바이나 소형 모빌리티 사고는 실시간 관측이 필요합니다. 굉장히 많은 모빌리티가 다니는 상태에서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는 솔루션이 꼭 필요한 거죠.


보통 블랙박스라고 하면 카메라 기반의 블랙박스를 떠올리는데 카메라는 영상 데이터라 용량이 굉장히 무거워서 실시간으로 다수를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카메라 없이, 모션 센서 기술을 통해 이륜차의 운행 패턴을 분석한 거죠. 운행 중에 오토바이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얼마나 세게 달렸는지, 얼마나 기울었는지, 어디서 충격을 받았는지 등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가 모이면 적정한 보험료를 산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되고, 안전운전할수록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배달대행사 입장에서는 배달원 복지 시스템으로 사용할 수 있고요.


이 구조가 확장되면 문화적으로도 배달원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횡단보도나 인도를 주행하는 경우가 줄어든다거나 불법 운전도 줄어들겠죠. 나아가서는 난폭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수입이 보장되는 형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실제 오토바이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창업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데이터였어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려면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고 인도나 횡단보도에서 불법 운행 또는 난폭 운행을 해야 하거든요.


운행 부분은 배달원분들에게 요청한다고 해도, 실제로 운행을 테스트할 장소를 구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사무실 근처에서 테스트 장소를 확보하려고 경찰서에도 문의해봤는데, 현행법상 불법 운행이라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테스트할만한 곳을 알려주실 수 있냐고 여쭤보니까 건설 중인 아파트 내의 도로는 현행법상 도로가 아니어서 어떤 형태의 운전을 하든 상관없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별따러가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가 안전이잖아요. 공사 중인 환경에서는 안전하게 테스트를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무산됐습니다.


그렇게 데이터 모으는 방법을 고심하던 차에 한국교통안전공단과 만날 기회가 생긴 거예요. 미팅을 해보니까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공간, K-City가 있더라고요. 횡단보도와 인도가 있고 신호 체계도 있어서 테스트에도 적합했죠.


그 공간에서 난폭 운전이나 위험 운전에 대한 데이터를 모았고,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운전과 인도 주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모델을 일차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모델로 기술적인 의구심이 많았던 분들을 설득해나갔고요.


지금은 개발한 모델을 바탕으로 광주광역시청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배달대행사 플랫폼 슈퍼히어로, 이륜차 렌탈사 한국렌탈과 모범배달원 제도* 등 안전문화 관련 사업 협약을 추진 중입니다.

*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안전운전 배달원을 지정하고 포상하는 제도

Q. 광주에서 진행 중인 안전문화 사업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주시죠.


광주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우리 시스템을 통해 얼마나 사고가 검출되고, 어떤 위험 요인이 사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는 일입니다. 이 관계가 정확히 판단되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보험사와 함께 안전운전할수록 할인되는 사용자 기반의 보험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시민참여형 이륜차 안전운전 문화를 조성하는 일인데요. 최근 들어 배달원과 시민이 서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굉장히 커졌습니다.


시민은 배달원이 난폭운전한다고 싫어하고, 배달원은 빠른 배달 요구해서 원하는 대로 빨리 가는 건데 왜 이렇게 비판하냐는 입장이죠. 배달원과 시민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감대를 찾아서 시민과 배달원이 모두 안전한 배달 문화를 선호하는 형태로 이륜차 운행 문화를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한 도시에서 안전한 배달 문화가 조성된다면 다른 지자체로도 확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전국의 이륜차 사고가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별따러가자 공동창업자 김경목 이사

Q. 마지막으로 이륜차 운행 데이터를 활용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별따러가자가 수집하는 이륜차 운행 데이터는 한 번도 있었던 적이 없는 데이터에요. 사륜차량에 대한 정보는 많아도 이륜차량의 운행 정보는 거의 없거든요.


이 데이터를 활용해서 첫 번째로 할 수 있는 것은 기존 지도를 확장하는 일입니다. 오토바이 운행 데이터와 킥보드, 공유 자전거, 거기다 전동 휠체어 데이터까지 더하면 GPS 기반의 차량 위치만 나오던 지도를 더 확장할 수 있어요.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가 다니면서 인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 어디까지 다니는지, 어디로 가는지 등의 데이터를 마케팅 요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정책 제안 측면인데요.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은 노면이 평평해야 안전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이분들이 도로를 이용하는 이유도 인도의 노면이 불편하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가 얼마나 평평한지, 얼마나 불편한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고, 이를 정책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르게 확장한다면, 모든 이륜차와 공유 킥보드에 대한 관리와 모니터링을 제공하면서 스마트시티 내의 모빌리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종합 안전 관리 솔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없었던 데이터이기 때문에 과거의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확장하거나 융합하여 새로운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20년 12월 공개된 <오토바이 난폭운전을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카메라 없는 블랙박스로 오토바이 난폭운전을 해결하고 보행자·운전자 모두에게 안전한 도로를 만드는 별따러가자 김경목 이사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이영림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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