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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연말결산: EO가 쏘아올린 12개의 로켓🚀 (1/2)

조회수 2020. 12. 29.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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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을 조금이나마 힘차게 맞이할 수 있게 해줄 2020년 EO의 월별 최고 조회 수 콘텐츠를 모아봤다.
(왼쪽부터) 2020년 EO의 영상에 출연한 데일리호텔 신재식 창업자, 배달의민족 이동욱 리드 개발자, 영화번역가 황석희, 타다 박재욱 대표

어떤 해보다 아쉽지 않고, 빨리 떠나보내고 싶은 마음이 큰 2020년의 끝자락이다. 또 한 번 새로운 연대에 들어서는 해이니 연초에는 생경함과 기대감이 번갈아 교차했지만, 막상 현실은 황당하게도 예상 밖의 전염병으로 점철됐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올해가 끝나면 우리는 다시 정화될 수 있을까?


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미디어 스타트업 EO는 내일을 기약하는 힘 있는 콘텐츠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표로 따져보면, EO는 한 해 동안 총 150여 개의 비디오 콘텐츠를 통해 유튜브 구독자 20만 명, 조회 수 1,900만 회, 시청 시간 6,800만 분가량을 확보해냈다. 채널을 사랑해 준 모든 사람의 염원과 소망이 담긴 결과다.


이 중 채널 전체 조회 수의 30%를 넘는 약 852만여 회의 조회 수를 끌어모은 월별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한 EO의 콘텐츠들을 모아 결산을 내봤다. 그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EO의 인사이트풀한 콘텐츠와 함께 다가오는 2021년을 조금이나마 힘차게 맞이해보자. 기간 범위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1월까지이며, 조회 수는 2020년 12월 24일 기준이다.

2019년 12월 - 배달의민족 이동욱 리드 개발자(722,947회)


  • 한 달, 일주일, 1년, 2년 오버하는 건 사실 중요하지 않아요. 50년, 60년 할 거면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개발을 공부하고 있어서 인터넷을 뒤져본 사람이라면 '기억보단 기록을'이라는 타이틀의 블로그를 심심치 않게 발견했을 것이다. 이 블로그의 주인은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서비스 '배달의민족'의 정산 시스템을 도맡고 있는 이동욱이다. 그는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통합)* 회사와 포털 서비스 줌 인터넷을 거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법한 배달 앱을 개발한 회사에서 어느새 4년째 일하고 있다.

* 전산시스템의 기획, 개발, 유지보수, 운영을 대신해 주는 용역의 형태를 띠는 업종으로, 시장 규모가 커 많은 개발자가 몰리면서도 산업 구조, 직원 처우에 대한 문제로 '개발자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하는 분야다.


놀라운 건 그가 대학교 4학년 2학기가 되어서야 소프트웨어 분야로 피벗한 비전공자 출신이라는 것이다. 이를 돌파해낸 원동력은 극한의 성실함이었다. 그는 SI 회사 재직 당시 매일 아침 2시간씩 일찍 일어나 개발 공부를 해 자신이 탈 수 있는 열차를 무궁화호에서 KTX로 업그레이드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매일 글을 쓰듯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갑상선 암을 앓았을 때도 1일 1커밋*이 이어지도록 세팅했다고 한다.

* 데이터베이스 또는 프로그램 소스의 변경 내용을 메시지와 확정하는 행위


영상에서는 많이 드러나지 않지만, 그는 개발 외에도 자신의 말과 글을 여러 채널에 퍼뜨리기도 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패스트캠퍼스에서 자바, SQL, AWS 관련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2019년에는 <스프링 부트와 AWS로 혼자 구현하는 웹 서비스>를 출간했다. 그 외에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기고한 원고 등 여러 활동이 더 궁금하다면 그의 깃허브와 앞서 언급한 티스토리 블로그를 체크해보자.

1월 - 에누마 이수인 대표(383,420회)


  • 이런 생각이었어요.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를 세상은 모르는데, 우리는 알고 있어. 그럼 우리가 그 방법을 세상에 동네방네 이야기할 기회를 잡지 않는다면 언제 우리가 이 일을 해내겠어?'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에누마는 이수인 대표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그는 에누마 창업 이전에 엔씨소프트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하는 등 오랜 기간 게임 업계에서 종사했다. 같은 회사에서 만난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나서는 출산을 했는데, 아이가 선천적으로 몸이 좋지 못한 채로 태어나면서 장애 아동과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두 가지 경험을 발견, 결합하면서 탄생한 회사가 에누마다.


지금까지 에누마가 진심을 담아 만든 제품은 총 세 가지다. 가장 먼저 전 세계 애플 매장에 기본 앱으로 깔려 있을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은 토도 수학이 있다. 올해 3월에는 개인 학습만으로도 아이들이 미국 2학년 수준의 영어 읽기를 할 수 있게끔 돕는 토도 영어를 출시했다. 그 사이에는 일론 머스크가 500만 달러(한화 약 54억 원)를 내건 초장기 경연 대회 '글로벌 러닝 엑스프라이즈'의 우승작으로, 탄자니아 오지의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킷킷스쿨이 있다.


이수인 대표는 에누마가 여기에 오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눈높이를 맞추려는 마인드셋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꾸준히 말해 왔다. 가령, 어떤 아이든 블록에 퍼즐 구멍에 끼워 넣을 수 있고, 태블릿 PC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며, 엘리베이터를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편견을 제거하는 식이다. 어찌 보면 사려 깊은 부모와 사용자를 이해하려는 게임쟁이의 마음이 동시에 엿보이는 대목이다.

2월 - 타다 박재욱 대표(132,804회)


  • 문제없이 시작한 서비스가 충분히 성장해서 많은 사람의 지지와 열광을 받는다는 이유로 형법적인 제재를 받으면 어떤 창업자가 마음 놓고 서비스를 키우고, 기업을 성장시키고, 더 좋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까요?


이동을 대신해 준다는 이유만으로 맡고 싶지 않은 냄새를 맡고, 듣고 싶지 않은 음악과 욕설을 듣고, 하고 싶지 않은 대화를 '할 수 있다.' 한국, 서울에서 살며 한 번이라도 택시를 타본 사람이라면 그 모든 상황 자체보다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에 미묘한 스트레스를 받아봤을 것이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그간 카카오 T 등 중개 플랫폼에 의한 은은한 모니터링을 받았을 뿐, 특별히 개선된 적이 없었다. 그 틈을 적절히 파고든 것이 바로 승차 공유 IT 서비스 타다였다.


타다는 커플 앱 비트윈으로 성장한 VCNC가 쏘카에 인수되며 2018년 10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 즉시 앞서 언급한 '편안한 이동'에 대한 대중들의 니즈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타다는 1년 뒤, 이용자 수 125만 명, 운행 대수 1,400대, 리텐션 90%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UX를 고려한 한국의 우버로 떠올랐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현재는 렌터카의 대여 목적, 시간, 장소를 제한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으로 기세가 누그러졌다.


법 개정 당시 논란의 요는 타다가 택시업계의 주장대로 유사 택시인가, 아니면 초단기 렌터카인가였다. 영상이 공개된 2020년 2월에는 후자라는 판단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국회의 판단은 달랐다. 결국, 타다는 선제적으로 타다 베이직과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타다 어시스트를 종료해야 했다. 이후, 서비스가 시작된 지 2년째인 지난 10월이 되어서야 가맹 택시를 활용한 타다 라이트, 대리운전을 중개하는 타다 대리 등을 다시 출시했다.

3월 - 데일리호텔 신재식 창업자(843,182회)


  • 사업은 내 생계와 고민을 함께 해결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명문화된 방법으로 이루어 나가는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수단 아닌가 싶어요. 저는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함께 이루고 싶은 사람을 찾아 호흡하는 그 과정을 꼭 다시 한 번 겪고 싶어요.


조그만 회사 하나가 인간의 물질적, 정신적 산물의 결합인 문화를 바꾸는 게 가능한 일일까? 전적으로 그들만의 힘에서 비롯된 건 아니지만, 데일리호텔은 그 어려운 일을 당당하게 해냈다. 지금의 보편화된 '호캉스' 문화가 바로 그 증거다. 이제 사람들은 자신의 경제적 지위와 어느 정도는 무관하게 호텔에서의 하루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인식에 물리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 바로 2010년대의 숙박업을 뒤흔든 야놀자, 여기어때, 그리고 데일리호텔이다.


2013년 시작된 데일리호텔은 호텔의 공실률과 이용객의 가격 부담을 줄이는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로 3년 만에 연간 거래액 기준 3400% 성장했다. 2019년 9월에는 회사가 야놀자에 600억 원 규모로 매각되었는데, 매각 1년 만에 월 거래액이 전년 대비 86% 증가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동대표였던 신인식, 신재식 형제 중 동생인 신재식 대표는 의무 근무 기간이 있는 형과 달리 회사에서 완전히 나와 인생의 새로운 페이즈를 열어가고 있다.


그는 데일리호텔에 M&A된 바로 다음 달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회사 네스트컴퍼니를 설립해 투자자로 활약 중이다. 네스트컴퍼니는 현재까지 한식 다이닝 라운지 배식당, 배달 전문 공유 주방 키친엑스, 주차대행 스타트업 마지막삼십분, 물류창고 모빌리티 스타트업 모션투에이아이, 중고차 구독 서비스 트라이브, 미디어 스타트업 EO에 투자했다. 배달, 공유, 이동, 물류, 중고, 구독 등 키워드만 봐도 투자자 혹은 사업가로서의 트렌디한 감각이 느껴진다.

4월 - 클라썸 이채린 대표(660,351회)


  • 창업의 근본은 아무도 답을 모르고, 심지어 답이 계속 바뀌는데도 그 답을 계속해서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했을 때 크게 두 가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빠른 학습과 지치지 않는 열정.


21살 대학생이 단체카톡방을 디벨롭해서 11억 원의 투자를 받고, 21개국에서 쓰이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한 문장에 여러 조건이 말이 안 되게 엉켜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수업별 학습 소통 플랫폼 클라썸의 이채린 대표는 이를 실현해냈다. 물어보지 않아 아쉬운 가르치는 사람도, 물어보고 싶은데 멋쩍은 배우는 사람도 클라썸 안에서는 자유롭게 소통하며 학습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다.


클라썸의 역사는 대회, 박람회, 페스티벌을 거듭하며 이어져 왔다. 시작은 카이스트 교내 창업 경진 대회였고, 해당 대회에서 국내 대학 시장은 너무 작다는 피드백을 받고 직접 해외로 나갔다. 이후, 소프트웨어 경진 대회인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 컵에서 월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제7회 정주영창업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영국의 교육기술 박람회 'BETT SHOW', 핀란드의 스타트업 페스티벌 'SLUSH' 등을 경험한 바 있다.


이제 클라썸은 대학 교육에만 머물지 않고 기업과 공공기관 교육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동아일보, 웅진, 인천광역시교육청, 한성과학고 등 약 1,800여 기관이 사용하며 고객 범위가 초기보다 훨씬 넓어졌다. 이는 언택트 시대에 비대면 교육이 급증함에 따라 학습 길잡이 역할이 더 절실히 필요해진 경향까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아이비리그에서 시작된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처럼 클라썸에게도 앞으로 계속 더 넓은 세계로 뻗칠 일만 남았다.

5월 - 영화번역가 황석희(944,143회)


  • 번역이라는 행위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굉장히 고독하고,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뭘 틀리고 있는지도 잘 모르게 돼요. 적극적으로, 비판적으로 자기객관화를 가혹하게 할 줄 알아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자기 테두리 안에 갇히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번역을 남의 말과 글을 옮겨 적는 행위 정도로 본다. 하지만 번역가라는 또 하나의 필터를 거치는 작업이기에 번역은 엄연히 그 자체로 하나의 창작 행위다. 설령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황석희에게 기존의 번역가들과 차원이 다른 인지도를 가져다준 <데드풀>을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그는 B급 히어로물의 절정인 이 영화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으로 자신의 방향성이라는 관객과 가장 친한 번역을 15년째 실천하고 있다.


황석희는 사범 대학 영어교육과 재학 시절 성적이 좋지 못해 임용고시에 도전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번역을 생계 수단으로 삼았고, 처음에는 케이블 번역 아르바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코미디 좀비 영화 <웜 바디스>, 코엔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와 드니 빌뇌브표 범죄물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등을 번역하며 업계 내에 이름을 알리다 2016년 <데드풀>로 방점을 찍었다. <데드풀> 특유의 스크린을 넘나드는 관객과의 소통을 잘 살린 덕이었다.


현재 그는 영화 번역 외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7년부터 워너 뮤직 코리아 유튜브 채널로 공개되는 뮤직비디오 중 일부의 번역을 맡고 있으며, 2019년에는 <썸씽로튼>이라는 작품으로 뮤지컬 번역에 최초로 도전했다. 역서로는 <롱 웨이 다운><낯선 행성>이 있다. 동시에 샘 멘데스 표 전쟁 영화 <1917>에서의 계급 오역 논란을 두고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코드를 기준으로 삼았다면서 여전히 고증으로 번역에 진정성을 담고 있다.


글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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