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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산다면 한 번쯤 생각해볼 미래 도시 이야기

조회수 2021. 3. 8. 10: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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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는, 녹색도시연구소 김유민 연구소장

서울 여의도의 대형 쇼핑몰인 IFC몰에 가보신 적 있나요? 신도림 디큐브시티,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함께 서울 동남권에서 가장 큰 실내 복합 시설인 이곳은 2016년부터 인공지능 냉방 시스템으로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50% 이상 절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흔히 '스마트빌딩'이리고 불리는 건물들은 이렇듯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갖고 있죠.


녹색도시연구소의 연구소장 김유민 님은 이런 에너지 관점에서 더 나아가 더욱 확장된 시야로 도시와 건물의 지속가능성을 바라봅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유민 님의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녹색도시연구소 연구소장 김유민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녹색도시연구소의 연구소장 김유민입니다. 저는 도시 재생을 포함한 도시 계획·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이와 관련된 마스터플랜 수립, 스마트시티, 안전도시나 유니버설 디자인을 위한 업무를 맡고 있죠. 건축물 분야에서는 스마트 빌딩을 포함해서 녹색 건축, 에너지 저감을 위한 제로 에너지와 에너지 통합 관리 시스템에 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녹색도시연구소 김유민 연구소장과 김유민 연구소장의 어머니

Q. 어떻게 지금의 일을 하게 되셨나요?


과거의 저는 결과 지향적이고, 성취 지향적인 사람이었는데요. 어머님께서 돌아가시는 과정을 보면서 지금의 이 삶이 과연 옳은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이 삶을 즐기고 떠날 때는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부와 명예, 평가 등 그 어떤 것도 말이죠.


만약 그렇다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즐길 줄 알고, 나 자신에게 만족하고, 남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 아닐까요? 적어도 저는 그걸로 제 삶이 충분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실질적으로는 부모님께서 병환으로 나약해지셔서 외출하기가 너무 힘들어졌을 때 이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요. 부모님이 휠체어를 타시게 되면서부터 일반 보행 도로를 포함해 모든 도로와 시설물, 건축물 등이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다니기 힘든 길이 되었어요. 밤에는 어두워서 위험하고, 범죄가 우려되어서 무서운 길이 되었고요.


그때 건강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우리가 사는 도시의 길이 결코 행복하지 않은 길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제 시선이 몸과 마음이 같이 나약해졌지만, 행복해져야만 하는 사람 쪽으로 옮겨간 거죠. 그 점에서 제 전공인 도시와 건축을 포함한 공간과 시설 분야에서 이바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고요.

녹색도시연구소 연구소장 김유민 인터뷰

Q. 도시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도시는 토지부터 생태 환경, 교통, 건축물, 주변 조형물, 조경, 그 모든 걸 포함하는 문화와 제도, 거주 중인 사람들의 생활까지 많은 요소로 구성됩니다. 그래서 사람의 가치관과 사회가 변화하면 제도나 문화, 시설 공간도 바뀌죠. 정적으로 멈춰 있지 않고, 유기적으로 살아 있어서 움직이는 동적인 공간이 도시라고 보면 됩니다.


이 도시를 두고 지금 시대는 도시 계획보다 도시 재생에 포커스를 많이 맞추고 있습니다. 더이상 인구가 급증하지 않고 오히려 감소를 우려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새로운 아파트, 마을, 도시를 더 추가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잘 활용해서 편리하고 안전한, 더욱 수준 높은 도시로 바꿔보자는 인식이 대두되고 있죠.


즉,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이 성장 중심에서 지속가능한 쪽으로 바뀐 셈인데요. 미래사회가 보장 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는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려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신재생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현시대와 미래 시대를 위한 도시 공간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 환경, 기술력과 경제력, 문화 예술과 체육,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여러 가지 시설공간과 결합해서 성장을 이뤄내야 합니다. 그로써 새롭게 태어날 미래 세대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을 남기는 것, 그것이 지속가능한 사회,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입니다.

녹색에너지 기술이 적용된 IBK기업은행 기흥연수원

Q. 그런데 지속가능한 도시, 다시 말하면 '녹색도시' 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거 아니냐는 시선이 있잖아요.


녹색도시라고 하면 자연주의나 수목이 많은 도시를 생각하시는 경우가 꽤 있는데요. 많이들 생각하시는 그런 도시는 도시 계획 차원으로 봤을 때 에코 시티 혹은 전원도시의 개념에 가깝습니다.


이후에 지속가능한 도시와 IT 기술까지 발달하면서 스마트시티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도시 재생 개념으로 확장되었고, 이후 IT 기술까지 발달하면서 스마트시티라는 개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녹색도시는 단순히 에코 시티가 아니라 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고요.


녹색도시는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2018년 말에 국립대학교 시설 공간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던 연구 과제인데요. 건물이 110개가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컸는데, 이때 스마트빌딩이 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데 포커스를 맞췄었습니다.


가령, 모든 시설물의 에너지를 ICT 통합관리체계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제어하고, 전체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죠.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면 많은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탄소 저감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신재생 에너지의 경우도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건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에너지에 대한 비용을 환원하며 경제적 부가가치를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현재 대학교 마스터플랜의 방향도 스마트 캠퍼스 혹은 스마트 빌딩의 방향으로 가고 있고요. 그 방향이 시설 유지 관리비를 대폭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단열 성능을 강화하면서 건물의 내구성이 향상되고, 외관이 훨씬 더 좋아지면서 경제적 가치도 상승하고요.


녹색도시와 녹색건축이 되레 경제성까지 담보하는 거죠.

전라남도 최초로 무장애 환경 설계를 적용했던 여수시 장애인 국민체육센터의 홈페이지

Q. 유민 님은 스마트시티에서 더 발전한 녹색도시를 꿈꾸신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녹색도시는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문화적이고 정서적인 요소와 경제성까지 가미합니다. 앞으로의 도시는 무장애 환경, 범죄 예방, 일상의 경제성을 더욱더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까지 추가해서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그 누구라도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지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리자면 누구에게나 편리한 디자인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참여했던 여수시 장애인국민체육센터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이러한 무장애 환경, 유니버설 디자인을 전라남도 최초로 시도했던 건물입니다.


이 건물의 최대 특징은 장애인 목욕탕을 개장했다는 것인데요. 우선, 수납장 아래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목욕탕 내 의자도 휠체어와 비슷한 높이의 편안한 의자로 준비했고요. 시각 장애인분들이 일어나거나 어지러울 때 넘어지지 않게끔 좌석마다 잡을 수 있는 손잡이도 달았어요. 또한, 가족이 장애인을 직접 케어할 수 있는 가족탕 역시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 내부 통로가 모두 안전한 경사로로 이루어져 있어서 모든 공간을 휠체어로 다닐 수 있어요. 시청각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게끔 점자 블록과 알람 시스템도 잘 구비되어 있고요. 저는 이렇게 나약해지고 어려운 분들에게 제공하는 시설물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시민이 같이 행복해지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녹색도시연구소 연구소장 김유민

Q. 녹색도시와 녹색건축을 실현하면서 어떨 때 보람을 느끼시나요?


심신이 불편한 분들이 좀 더 윤택해진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시의 시설 공간 분야를 구성할 때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위한 재활 훈련, 체육 활동, 집에서는 불편했던 목욕이 편안해 질 수 있는 그런 체육 시설을 만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분들에게 미소를 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에요.


그리고 저는 요즘 도시 건축, 시설 공간 분야에서 자살 예방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로움, 희망의 부재, 사랑의 결핍 등에 대한 문제를 같이 치유해야 합니다. 삶을 놓으려는 분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누군가 자신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기에, 내가 살아가는 공간이 정말 살 만하다는 느낌일 텐데요.


저는 그 느낌을 기술적으로 줄 수 있는 시설 공간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도시가 마음이 아프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살고 싶은 도시, 살아가고 싶은 도시, 삶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게끔 기여하고 싶고요.

* 본 아티클은 2019년 8월 공개된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미래도시 이야기 | 녹색도시연구소 연구소장 김유민>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삶을 꾸릴 수 있는 도시와 사회를 꿈꾸는 녹색도시연구소의 연구소장 김유민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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