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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

현대카드를 퇴사하고 만들어낸 연매출 10억 아이템

눈, 코, 입 모두 만족시키는 꽃 식품 전문 제조업체, 꽃을담다 이인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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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먹어본 적 있으신가요? 도시에만 살았다면 그런 경험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꽃으로 만든 전인 '화전'도 있을 정도로 꽃은 그저 장식용이 아닌 식용으로도 충분히 쓰일 수 있습니다.


현대카드를 박차고 나와 중국과 연계된 구매 대행 사업으로 단맛 쓴맛을 다 본 이인표 님은 이 꽃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꽃차를 주력 제품으로 이제는 연 매출 20억 원을 바라보고 있는 꽃 식품 전문 브랜드 꽃을담다의 이인표 대표님의 이야기를 EO와 함께 들어보시죠.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꽃을담다를 운영 중인 대표 이인표라고 합니다. 저희 꽃을담다는 2016년도에 설립된 꽃 식품 전문 제조업체입니다. 눈, 코, 입을 전부 만족시킬 수 있는 꽃차를 활용해서 꾸준히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매출 6억 원, 2018에 13억 원을 기록했고요. 2019년에는 매출 20억 원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창업한 지 3년이 넘어가니까 저희 제품에 관심을 두는 분들이 해외 쪽에서 더 많아지고 있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Q.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확실히 공부보다 놀거나 쉬는 걸 훨씬 좋아하는 학생이었는데요. 가만 보면 보통 똑똑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본인의 미래 모습이 한 세 가지 정도로 추려지더라고요. 대기업, 전문직, 아니면 공무원. 그중 저는 대기업에 한번 가보자고 결심하고 현대카드에 들어갔습니다.


현대카드 정말 좋았어요. 제 인생의 최전성기는 그때였어요. 워라밸도 굉장히 잘 지켜지는 곳이었고, 사회 나와서 받아 본 첫 소득치고는 급여도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10년 후 제 모습이 저희 팀장님이고, 또 10년 후 제 모습이 저희 부장님 혹은 임원일 텐데, 거기까지 승진하기 어렵겠다 싶어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그때부터 사업 쪽에 더 많은 관심을 뒀고요.

Q. 퇴사 이후에 어떤 사업을 하셨나요?


대학생 때 한국외대에 편입해서 학교생활을 했는데요. 한 학기 동안 베이징 대학교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어서 중국에 1년 반 정도 머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중국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좋아하고, 그 물건을 어디서 사는지 관찰했는데요. 화장품 쪽에 관심이 많더라고요. 한국에서 중국으로 구매 대행이라는 걸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물류비였습니다. 제품을 개개인에게 국제 우편으로 배송하다 보니까 물류비가 굉장히 많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비용을 줄이고자 우체국에서 제일 큰 6호 상자에 주문이 들어온 물품을 다 담아서 나눠 보내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매우 많은 양의 화장품을 보냈는데, 한 2,000만 원어치의 물품을 전부 세관에 압수당했습니다. 저는 그게 불법인 줄도 몰랐어요. 그 당시 저에게 2,000만 원이면 큰돈이어서 화장품 구매 대행 사업은 그대로 접었습니다.

Q. 그래도 이후에 중국에서의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뭘 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고민했는데, 물류 때문에 사업이 힘들어진 거니까 이번에는 아예 중국으로 건너가야겠다 싶었습니다. 중국에 있는 친구 집에 얹혀살았는데, 한국을 떠날 때 큰 캐리어 2개에 마스크팩만 가득 채워서 갔어요.


제가 직접 판매한 건 아니었습니다. 중국 여성분들은 화장품 가게 아니면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많이 사니까 거기에 제품을 공급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설득하는 과정이 조금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베이징 대학교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 화장품이 종류별로 되게 많이 있었는데요. 20~30가지 제품 중에 중국에서 잘 나가는 한국 제품은 두세 개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여기서 이거랑 이거 빼고 나머지는 잘 안 팔리지 않느냐? 내가 당신에게 마스크팩을 공급해 줄 수 있으니 그 마스크팩을 한번 팔아 봐라. 마진율이 훨씬 더 높을 거다. 수익은 반반으로 하자'라는 식으로 접근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매장을 총 10개까지 늘렸었고요.


그 외에 중국에서 전동차 임대업이란 것도 해봤고, 한국의 소셜 커머스에서 사들인 5,000원 이하인 여성 의류를 '0' 하나 더 붙여서 판매도 해봤어요. 그때가 고생도 제일 많이 하고, 그만큼 돈도 많이 만져본 시기였던 것 같아요. 


사업이 잘되니까 제가 욕심도 좀 부렸었는데요. 물건을 사입하려면 선금을 걸어놔야 하는데, 그 선금을 억 단위로 걸었다가 사기를 당했어요. 맨 처음에는 '아, 이제 그만해야겠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고 앞이 깜깜했습니다. 그러다 털고 일어나서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해결 방법을 고민했어요.


일단 저에게 돈을 입금했던 분들께는 환불을 해줘야 했는데요. 그 돌려줄 금액을 만드는 것도 사실 되게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안 돌려주면 저도 저에게 사기를 친 사기꾼처럼 범죄자가 되는 거잖아요. 전 평범하게 사는 게 좋아서 그렇게까지 하지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렇게 어떻게든 모든 돈을 돌려주고 나니까 그래도 사람은 저에게 남는 것 같더라고요. 잘했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그때의 일이 제가 바른길에서 일할 수 있는 밑거름이 돼 주었거든요.

Q. 꽃이라는 아이템으로 꽃을담다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중국에서 한 1년 정도 활동하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뭘 해야 할까 엄청나게 고민을 했습니다. 도매 시장을 많이 돌아다녔는데, 저만의 기준으로 아이템을 골랐어요. 부피가 작고, 무게도 덜 나가는데, 단가가 높은 걸 찾았어요. 그런 것 중 하나가 꽃이었죠.


저희 어머니가 집이 거의 아마존일 정도로 꽃을 좋아하세요. 차를 10년 정도 공부하셨고, 꽃차 소믈리에라는 자격증도 갖고 계세요. 종종 직접 만든 차를 저랑 동생에게 주시곤 했는데, 향도 좋고 색감도 예쁘고 차가 우러나는 모습 자체도 되게 고급지더라고요.


이거 괜찮다 싶어서 어머니에게 꽃차를 알려주신 꽃차 선생님을 만났어요. 그분이 운영하는 공간이 카페라기보다는 창고 형태에 가까웠는데요. 그곳을 꽃차를 마음대로 다 마실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인건비를 받지 않고 운영해드리겠다고 하면서 제작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사업 계획서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꽃차라는 아이템을 보면서 저는 두 시장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는 선물 시장, 하나는 카페 시장이에요.


제가 2016년 6월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9월에 처음 제품을 만들어서 추석 때 판매하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온라인에서 판매해 본 경험도 없고, 오프라인에서는 당장 저희 제품을 판매해 줄 곳이 없었으니 제가 할 수 있는 건 일단 지인을 상대로 한 판매였어요.


그래서 카카오톡에 있는 1,000여 명 정도 되는 분들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제가 이런 걸 시작했습니다. 추석 때 선물하실 일이 있으면 저희 꽃차로 해보시면 어떨까요?"라고 하면서 연락을 돌렸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지인분들이 한 3,000만 원어치를 사주셨어요. 그 돈과 재도전지원 사업 자금을 합쳐서 꽃을담다를 시작할 수 있었고요.

Q. 초기에 3,000만 원어치나 팔리는 걸 보면 꽃차만의 메리트가 확실하다는 거잖아요. 인표 님이 생각하시는 꽃차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카페 사장님들이 5,000원 받고 허브 티백 하나 내기 민망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반면, 꽃차는 꽃이 물속에서 피어 있는 모습, 가지에 꽃이 달린 모습 등을 볼 수 있거든요.


얼그레이, 캐모마일, 루이보스 등 외국에서 들어오는 허브티들이 아주 많잖아요. 저희 꽃차가 그런 허브티들이랑 경쟁할 수 있을까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요. 다른 요소에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남은 문제는 하나였어요. 단가.


그래서 카페에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이 올라오니까 꽃을 더 많이 사입할 수 있게 되어서 매년 25%씩 단가를 줄여 가고 있고요.

Q.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며 꽃을담다가 계속해서 좋은 궤도에 진입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전의 사업 실패가 꽃을담다를 하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꽃을담다는 꽃을 판매할 수 있어야 농가에 재주문을 할 수 있고, 그 물량이 커져야 일자리 창출이나 수출이 가능한데요. 중국에 있을 때 물건을 판매하는 방법에 관한 눈을 키운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저희 제품을 가져가서 진열장에 비치해서 판매하시고, 꽃차를 메뉴로도 활용하시는 게 사실 제가 중국에서 마스크팩을 놓고 팔았던 방식과 아주 비슷하거든요. 저희 힘만으로 매장을 늘려가긴 어렵지만,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는 거죠.


그런 유통 방식에 관한 생각이나 법적인 이슈를 한 번 더 살펴보고 가게 되었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했던 사업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Q. 꽃을담다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요즘 삶의 많은 부분이 빠진 채로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직원들에게 종종 '친구는 만나냐', '취미가 있냐' 같은 질문을 몇 번 받았는데, 답을 못하겠더라고요. 아직까진 이 일이 조금 더 재미있다는 뜻이겠죠.


저는 꽃을담다가 발전해서 농가 쪽에 일자리를 만들어 드렸으면 좋겠어요. 매장을 운영하시는 분들에게도 저희 제품이 조금 더 도움이 됐으면 싶고요. 무엇보다 다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목표라면 대량으로 생산된 꽃으로 관광지를 만드는 거예요. 일본에 팜 토미타라고, 라벤더를 테마로 한 관광농원이 있는데요. 시나 도에서 도와준다면 도전해 볼 만한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본 아티클은 2019년 10월 공개된 <중국에서 두 번의 사업 실패 후 연매출 20억 앞둔 꽃차 브랜드를 만들기까지>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꽃 식품'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차를 좋아하는 고객들과 카페 사장님들을 사로잡고 있는 꽃을담다의 대표 이인표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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