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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

토익시장을 뒤흔든 인공지능 토익 서비스 '산타토익' 창업스토리

왜곡된 교육 시장을 AI로 뒤흔들고 있는, 뤼이드 장영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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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 하면 일단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친구를 비롯한 친한 지인과 함께하는 사업은 아예 하면 안 된다고까지 말합니다.


잘되면 당연히 좋겠지만, 아마 잘 안 되어서 분란이 일어났을 때 개인적인 친분까지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겠죠. 꼭 동업자와 친하지 않더라도 이처럼 감정적인 요소가 끼어들 틈이 대단히 많다는 점이 동업 혹은 공동창업의 형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든 결정적인 이유일 겁니다.


그런데 뤼이드를 창업한 장영준 대표는 AI 튜터 산타토익으로 성공하기까지 세 번의 사업을 모두 그 복잡미묘하다는 공동창업으로 시작했습니다. 보험 쪽에서 한 번, 광고 쪽에서 한 번 뒤통수를 맞았지만, 그는 두 번의 실패에서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면밀히 접근했습니다.


세 번째 공동창업 만에 기업가치 1,000억 원을 뛰어넘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뤼이드를 탄생시킨 장영준 대표의 이야기를 EO가 듣고 왔습니다.

Q. 자기소개와 함께 산타토익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교육 대기업들도 카피캣을 만들고 싶어하는 AI 튜터 산타토익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뤼이드의 대표 장영준입니다.


산타토익은 AI 엔진을 통해 약 90%의 확률로 학생들이 특정 문제를 맞힐지 틀릴지, 만약 틀린다면 어떤 보기를 선택해서 틀릴지를 예측합니다. 틀릴 법한 문제 중에서 점수를 가장 빨리 올릴 수 있고, 학습 효과가 높은 문제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별도로 선별해서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배가 되는 엔진을 장착하고 있는 제품이에요.

Q. 창업을 하기 전에 의외의 계기로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 휴가를 나갔다가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것을 목격하고 좌절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중에서야 그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운 대상이 UC 버클리 대학교를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때 저는 직장이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군인인 데다 스스로 그 사람보다 능력이 없고 못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여자가 떠났다는 것에 분노했었죠.


그래서 UC 버클리 대학교라는 학교 이름을 처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도 그 학교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가졌습니다. 실제로 군대에서 공부를 열심히 했고, SAT와 토플 점수를 잘 만들어서 제대하자마자 2주 만에 미국으로 떠났어요. 미국에서는 비즈니스를 전공했고, 투자은행 쪽이나 자산운용 쪽에서 인턴 경험을 했고요.


방학 기간에는 일주일에 100시간도 일해보면서 어떤 실적을 내기 위해 노력했었는데요. 그러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나는 내 바로 위에 있는 보스 한 명을 위해서 일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제가 하는 일이 세상의 어느 한구석에서라도 어떤 변화를 일으키길 바랐거든요. 금융업에서는 그런 저의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을 깨달았고요.

Q. 그럼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에 사업을 벌이신 건가요?


네, 근데 뤼이드를 바로 창업한 건 아닙니다. 첫 사업은 판매 단계는커녕 제품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끝난 사업이었어요. 물론, 그때부터 교육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하긴 했어요. 그 당시 선택했던 시장은 보험이었어요. 유명한 보험왕이라는 사람을 만났었거든요.


그 보험왕은 보험설계사 시장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보험설계사들이 어떤 동기를 갖고, 어떤 롤모델을 바라보며 그렇게 열심히 영업을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저는 교육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시장의 결핍을 봤어요. 그래서 보험왕과 함께 공동창업을 했죠.


그 사람은 말 그대로 보험'왕'이니까 돈은 걱정하지 말라면서 사무실 계약, 직원 고용을 먼저 해버렸습니다. 그대로 콘텐츠도 만들면서 사업을 진행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사무실에 있을 때 계속 전화가 오는 거예요.


오는 전화의 90%가 채권자들이 건 전화였어요. 알고 보니 사무실이나 콘텐츠에 대한 비용을 체납한 상태였던 겁니다. 빚이 수십억 원이었어요.


그래도 시작을 했으니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했었습니다. 자금은 UC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 선배가 선뜻 투자해 주셔서 5천만 원 정도 마련할 수 있었어요. 제가 선배에게 여러 번 찾아가 "제가 이런 사업을 하는데, 투자를 해주십시오"라며 부탁드렸었거든요.

Q. 이후에는 사업이 잘 풀렸나요?


아니요. 투자금의 절반도 채 쓰지 않은 시점에 남은 돈 전부를 공동창업자였던 보험왕이 그대로 출금해서 사라졌습니다.


제힘으로 그분을 찾았어야 했는데, 문제를 모두 해결한 후에 제가 투자자분께 다시 돌아가기까지 두세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그 정도 기간이면 제품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인데, 빚쟁이를 쫓아다니고 있으니 참담했습니다.


채권자들에게 수소문해서 그 사람의 집에 찾아가서 드러누웠습니다. 당장 집에 오지 않으면 나 여기서 못 나간다고, 차라리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면서요. 결국, 보험왕이 집에 왔고, 같이 은행에 가서 돈을 받아냈죠.


투자자분에게는 이 모든 과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선배님에게 투자를 받았는데, 제 판단 착오로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제가 사업을 지속할 수 없고, 남아 있는 돈만이라도 돌려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사업을 다시 시작할 건데, 제가 당장 돈이 전혀 없으니 투자해 주시지 않아도 나중에 회사 지분으로 돌려드리겠습니다. 꼭 사업을 성장시켜서 피해 드린 액수만큼 메꾸겠습니다"라고요.


이후에 저는 뤼이드를 창업하면서 생긴 제 지분을 그분께 나눠드렸습니다. 얼마 전에 일부 구주를 매각하셨는데요. 저희에게 처음 투자하셨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현금을 보상받으셨고, 아직도 회사의 주주로 남아 계세요.

Q. 그런데 보험 관련 사업 다음에 또 한 번의 실패를 겪으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험왕과 같이했던 사업 이후에 저는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려는데, 그때는 광고업계를 혁신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려고 했어요.


광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웹 디자이너, 영상 디자이너, 성우 등 여러 직군의 인력이 필요하잖아요. '상업예술인'이라고 표현했던 그분들을 이 플랫폼에 참여시키면 비즈니스가 성립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다양한 제작 인력에 대한 DB를 몇만 개 가지고 있다는 분과 함께 창업을 해볼까 했었는데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 DB가 전혀 가지고 있지 않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기능적 기여에 집중해서 어떤 사람과 함께하면 대부분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보험설계사 대상의 교육 사업을 하려니 보험왕이 갖고 있는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만 보고, 광고 플랫폼 사업을 하려니 관련 DB를 가지고 있는 그 사람의 DB만 본 거죠. 같이 일하다 보면 티격태격하는 게 당연하니 솔직히 나머지 요소는 어떻게든 극복해 나가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나서 제가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그 비전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사업을 해야겠다는 아주 굳은 결심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제 철학을 갖고 사람들을 찾아다녔어요. 사실 이전의 두 사업은 제 아이디어나 전문 분야가 아니었는데, 제 비전이 반영된 새로운 아이템도 제대로 생각해내기 시작했고요.

Q. 그렇다면 뤼이드는 영준 님의 어떤 생각에서 출발한 회사인가요?


저는 원래 싸움꾼 기질이 있기 때문에 기득권과 싸우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왜곡된 형태의 권력을 갖고, 기득권을 행사하는 산업이 교육산업이라고 봤어요. 왜곡된 정도가 부동산 복비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5천만 국민 중에 수능, 자격증, 공무원 등 객관식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해 공부를 하는 인구가 대략 천만 명 정도인데요. 이들을 가르치는 강사 중 스타강사라는 사람들이 있죠. 그들이 다른 강사들보다 더 잘 가르치느냐?


꼭 그렇지도 않아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안정감을 느낄 만한 유명세나 영향력으로 가격이 그렇게 높아지는 거지, 실제로 학생들에게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점에서 저는 '만약 데이터 과학 기술이 좋은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추론 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나다면 이 왜곡된 교육 시장을 한 번에 없앨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Q. 말씀하신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정말 많은 개발자를 찾아다녔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개발을 전혀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제 가설이 조금이라도 현실성이 있는지를 확인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기술, 알고리즘을 잘 아시는 분들을 찾아다녔는데, 개인적으로 만나본 사람만 200명이 넘더라고요.


개발자분들을 만날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관해 많은 질문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아, 이 사람은 정말 자기 비전을 기술을 통해 현실화하고 싶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제 진정성을 이해해주신 분들이 더러 있었어요.


그런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대화 속에서라도 사업이 재미있게 발전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 있더라고요. 더 나아가 개발자가 '내가 회사에 들어가서 만들어 주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렇게 만난 분이 알고리즘으로 석사를 한 뤼이드의 공동창업자이자 CTO 허재위 님이에요.


재위 님은 사업 초창기부터 저와 함께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제품을 실제로 어떻게 만들지를 논의했는데요. 데이터 분석을 하려면 일단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일지부터 고민했어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학생이 푼 문제인지, 또 어떤 문제를 많이 틀렸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모아야 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형태의 제품으로 오답노트의 형태를 떠올렸죠. 그게 바로 오답노트를 모바일로 구현해서 많은 학생에게 뿌린 뤼이드의 첫 프로젝트 리노트였습니다.

Q. 교육 시장에는 많은 종류의 시험이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토익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리노트에서는 특정 영역에 집중하지 않고 중·고등학교 수학 문제나 토익, 토플 기타 등등 너무 다양한 영역에서의 오답 데이터를 모았는데요. 그 데이터들을 활용해서 머신러닝으로 돌리기에는 스펙트럼이 광범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모으는 건 무의미하겠다 싶더라고요.


집중할 영역을 찾으면서 가장 고민했던 건 '시장의 볼륨이 얼마나 큰가?'였어요. 수능이나 다른 자격증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시장도 크지만, 단일 시험으로 가장 많은 응시생을 확보한 시험은 토익이거든요. 그다음에 '구매 결정권자와 실사용자가 일치하는가? 아니면 적어도 교집합이 충분한가?'를 두 번째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왜냐하면, 산타토익 1.0이 출시했던 5년 전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모바일로 문제를 푸는 경험이 상용화되지 못할 거라고 봤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책으로도 공부를 안 하는 애들이 모바일로 공부를 하겠냐며 그 프로젝트를 하지 말라고 말릴 정도였습니다. 저도 구매 결정권자가 부모님이라면 절대 모바일로 공부하는 앱을 실사용자인 학생에게 구매해주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고요.


대신 구매 결정권자와 실사용자가 모두 학생인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목숨 걸고 보는 시험이면 안 된다는 기준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 수능, 고시, 공무원 시험은 중요도가 높은 만큼 기존 관성을 버리기 힘들어요. 새로운 학습 경험을 시도해 볼 여지가 없죠. 반대로 몇 달만 공부해서 해결할 수 있는 시험이라면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보이는 새로운 공부 방법을 시도할 수도 있을 테니 우리가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면 된다고 봤어요.


토익 시장은 시장의 볼륨, 구매 결정권자와 실사용자의 일치, 시험의 중요도, 이 세 가지 기준에 해당하는 시장이었습니다. 문제는 당시에 저희에게 토익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았어요. 인공지능이 탑재된 제품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도 개인화 교육 시장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규칙기반 알고리즘을 짜서 학생들이 특정 문제를 틀렸을 때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풀 수 있는 문제 풀이 솔루션을 출시했어요. 그게 2016년 초에 출시한 산타토익 1.0이었습니다.

Q. 산타토익 1.0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여겼던 건 무엇이었나요?


리텐션, 고객 유지 비율이었습니다. 단순히 가입자가 많은 건 저희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문제를 많이 풀게 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했죠. 거기서 저희가 얻었던 하나의 인사이트는 문제풀이도 레벨링 시스템만 잘 갖춘다면 게임과 비슷하다는 것이었어요.


교육개발원의 통계에 의하면, 구매한 문제집의 절반을 푸는 학생의 비율이 10% 미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고객 유지 비율이 낮은 게 종이 문제집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UX에 약간의 정성을 기울이고,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레벨 디자인을 잘 해서 모바일로 가져가니 학생들이 평균 800개의 토익 문제를 푸는 결과가 나왔어요.

Q. 출시 2년이 채 안 되어서 산타토익이 2.0으로 나아갔잖아요. 그사이에는 또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저희는 산타토익 1.0을 운영하면서 데이터를 머신러닝에 병렬적으로 학습시키고, 인공지능이 어떤 추천과 예측을 할 수 있을지를 계속 R&D(연구개발)을 해나갔습니다. 근데 어느 정도의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했을 때, 꾸준히 부딪히던 문제점들이 보였어요. 그때 뤼이드 스스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인공지능 전문가 이강욱 박사가 소속되어 있는 연구소와 산학협력단 계약을 맺고 집중적으로 풀었었죠.


그때 풀었던 문제를 기반으로 저희가 논문을 썼는데요. 그 논문이 인공지닝, 뉴럴 네트워크 분야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글로벌 컨퍼런스 워크샵 부문에 등재가 되었어요. 기술적인 신뢰를 많이 확보하는 계기였죠.


더 중요한 건 더는 룰베이스 알고리즘 기반의 산타토익 1.0을 운영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거였어요. 이제는 진짜 머신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AI 튜터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요.


물론, 실제 제품을 구현하는 데 매우 높은 수준의 백엔드 엔지니어링이 필요하긴 했는데요. 어쨌든 그때부터 산타토익 2.0 개발에 들어갔고, 바로 유료화를 시작했었죠.


저희 내부에서는 진실의 순간이 다가온다고 이야기했었어요. 유료로 출시했는데, 아무도 사지 않으면 우리가 해온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조마조마함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유료로 배포하자마자 2초 만에 첫 결제가 뜨는 겁니다. 그다음에 5초마다 결제가 되고요. 그때 "우리 대박 났구나"라며 다들 뛸 듯이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Q. 산타토익으로 드디어 성공을 맛보고, 계속해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요. 뤼이드도 공동창업 형태로 세워진 회사잖아요. 여러 번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공동창업으로 잘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공동창업의 기본 원칙은 기능적으로 완벽히 구분된 사람들끼리 리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동창업자들은 서로 등을 지고 밖에 오는 적에게 총을 겨누고 한순간도 쉬지 않고 총을 쏴야 해요. 스타트업은 전쟁이기 때문에 스스로 등을 보호할 수 없으니 내 뒤에서 공동창업자가 측면과 후방에서 오는 적들을 막아줘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서로 등을 확실하게 지켜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내 앞에 있는 적들만 집중할 수 있어요. 그런데 기능이 겹치면 공동창업자들이 총구를 겨누는 형국이 된다고 봐요.


예전에 유행하던 '3H'라는 표현이 있잖아요. 첫 번째 H가 허슬러(Hustler), 두 번째 H가 해커(Hacker), 세 번째 H가 힙스터(Hipster). 회사에서 저는 허슬러, 앞서 말한 공동창업자 허재위 님이 해커, 그리고 CDO인 노민성 님이 힙스터 역할을 맡고 있는데요.


이렇게 서로 확실히 구분되어서 각자 등을 맞대고 '내 뒤는 나머지 두 사람이 커버해 줄 거야. 나는 내 앞에 오는 적들만 막겠어'라고 믿을 수 있다 보니 뤼이드가 빠르게 도전하고 실패하고 극복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조금 다르게 공동창업을 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일단 창업을 처음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아이디어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준비하다 보면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 어떤 사람과 같이 일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만약 공동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서로가 어떤 철학을 갖고 있고, 왜 이 회사에서 일하는지를 명확히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동아리를 만들고 있는 건지, 사업을 하고 있는 건지, 그 구분도 해야 할 것 같아요. 동아리 혹은 작은 프로젝트 정도라면 문제가 좀 덜 해결되어도 괜찮겠죠. 개개인의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친하면 친한 대로 가도 되는데, 사업은 그렇지 않아요. 감정을 상하지 않는 게 사업적 관점에서의 신뢰와 상관이 없거든요.


또, 감정 상하지 않을까 싶어 걱정하는 많은 것 중에 막상 실제로 얘기해보면 감정 상하지 않는 것들이 많아요. 거꾸로 보면, '이제 막 시작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지분 얘기를 지금 꺼내도 되나? 돈 얘기를 해도 되나?' 싶어 드는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는 걸 미루고 미루는 습관이 있는 분이라면 창업 이후의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내지 못할 분이겠죠.


그러니 가능하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시고, 공동창업 계약서를 명확하게 쓰고, 역할과 지분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창업하면 훨씬 더 본질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Q. 마지막으로 산타토익이 바라보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돈을 벌고 있는 대표 제품이 산타토익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분이 뤼이드를 토익 하는 회사로 계시는데요. 사실 저희는 토익 회사로 시작하지 않았고, 토익 회사로 끝나지도 않을 겁니다. 뤼이드는 처음부터 R&D 기반으로 객관식 시험에 적용할 수 있는 확장성 있는 기술 엔진을 만들고 싶은 회사였고, 그렇게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뤼이드는 오프라인 교육, 그다음 온라인 교육, 또 그다음인 데이터 기반의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고, 그 패러다임에서 승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게 저희가 SAT, 공무원, 아이엘츠(IELTS, 영국식 영어 능력 시험)와 같은 다른 시험 영역에 저희 기술을 장착하고, 관련 콘텐츠를 만들 준비를 하는 이유죠. 그 점에서 산타토익, 즉 AI 튜터가 하나의 제품이 아닌 새로운 산업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희가 하고 싶은 사업은 'intel inside' 같은 거예요. 삼성, LG, 도시바 누가 노트북을 만들든 어디든 'intel inside' 스티커가 붙어 있잖아요. 뤼이드도 'santa inside'라는 스티커를 여러 기술 엔진에 붙이는 거죠.


다른 사업자들이 엔진을 판매해서 각자 돈을 많이 버시되, 저희 거를 빌려 가시라는 겁니다. 기술 엔진의 겉모양만 그대로 따라하는 게 아니라 그 뒷단에서 돌아가는 인공지능 기술까지 따라온 회사는 아직 못 봤거든요. 그게 실제 이 산업에서 새로운 시장을 같이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 아티클은 2019년 1월 공개된 <[재도전 문화 확산 프로젝트 EP04] 산타토익 창업자가 말하는 공동 창업할 때 주의할 점>의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인터뷰 공개 이후, 뤼이드는 2019년 6월 200억 원, 2020년 7월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시리즈 D 단계까지 나아갔습니다.

👆🏻뒤틀린 교육 시장을 인공지능 기술로 혁신하려는 산타토익, 뤼이드의 대표 장영준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글·편집 김정원

melo@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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