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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월 1000만원 프리랜서의 생존 비결

조회수 2020. 8. 12.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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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마케터 이은지의 생존법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0년차 프리랜서 카드뉴스 마케터이자, ‘프리랜서 시대가 온다’의 공동저자 이은지입니다. 매 월 1,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며 콘텐츠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만든 카드 뉴스를 페이스북, 인스타, 카카오에 올리고 있습니다.

Q. 프리랜서로 일하며 어떻게 수입을 올리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주로 카드뉴스 콘텐츠를 이용해 벌어들이는 소득이 가장 많은 편입니다. 오랫동안 카드뉴스를 만들다 보니 제 콘텐츠를 가지고 트래픽 당 비용을 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저는 노동을 하지 않고 벌어들이는 수입도 있는데요. 지금까지 제가 만든 카드뉴스 템플릿을 크몽라는 사이트에 올려서 29종에 3만 9천 원에 판매했습니다.판매가 잘 이루어진 경우 월 92만원까지 벌 수 있었어요.

Q.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내가 클라이언트를 선택해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일정 소득 이상을 번 이후에는, 새로 들어오는 일이 나의 성장과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는지 보게 돼요. 프리랜서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를 다니다 나온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저처럼 회사 경험이 전혀 없는 순종 프리랜서도 많습니다. 


프리랜서는 하나의 분야에서 자기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회사에 속하지 않고도 일정 소득을 벌어들이며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을 의미해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둘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그 산업 안에서 대체할 수 없는 능력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 시점부터 프리랜서는 회사에 선택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닌 일 할 회사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돼요.

Q. 처음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스물 세 살 때 PC방 중독자였습니다. 카트라이더 게임을 좋아했는데 당시 아프리카TV가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아프리카TV에서 카트라이더 게임 방송을 하는 BJ가 됐습니다. 하루는 늦은 새벽에 게임 중계 방송을 하는데 시청자가 몇 명 없었어요. ‘그냥 끝내고 집에 갈까’하던 찰나, 시청자 분이 ‘지금 박지성 축구경기 하는데 방송 좀 틀어줘요’ 라고 하셨습니다. 


시청자 분의 뜻에 따라 프리미어리그 축구 방송을 제 라이브로 켰어요. 그 순간 엄청난 시청자들이 제 방송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축구 방송이 시작될 즈음 제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라고 말을 걸었어요. 그러자 잠잠했던 채팅방이 댓글로 도배되기 시작하면서 '오! 여기 방장 여자였네?' 라며 신기해 했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축구 방송도 중계하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방송했고, 팬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1시간에 20만 원 정도의 별풍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Q.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하시다가 돌연 방송 작가를 준비하셨다고 들었어요.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나는 뭐 해먹고 살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 전공이 철학과인데 주변 사람들이 '너는 글을 잘 쓴다'고도 하고, 부모님도 '글을 쓰는 직업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드라마 작가 학원에 등록하게 됩니다. 순풍산부인과 작가님과 베토벤 바이러스 작가님 밑에서 방송 글쓰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연애나 로맨스가 아니라 이별, 파혼, 이혼, 살인 위주의 자극적인 이야기를 주로 썼어요. 저를 가르쳐주신 작가님께서 '너의 정서는 한국 드라마 정서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습니다. 1년 정도 방송 글쓰기를 배우다가 그만 뒀어요. 


그런데 방송 작가 일을 포기할 시점에 제가 우연히 핸드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꿨어요.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으니까 밤에 잠이 안 와서 매일 핸드폰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핸드폰 안에 있는 수많은 어플을 보면서 '나도 어플 하나 만들어 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펙업'이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정보 교류를 하는 카페인데 그곳에 제가 개발자 구인 글을 올렸어요. '나는 앱을 개발하고 싶은데 앱 개발 능력이 없다. 대신 앱을 기획할 수 있으니 개발할 사람을 찾는다'. 이후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와 정부 지원 사업을 받아 어플 개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제가 만든 어플리케이션은 '스마트 해답지'라고 OMR카드를 마킹하는 어플리케이션이었어요. '첫 번째 창업은 원래 망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프로토타입 개발에만 시간을 쏟다가 결국 앱 출시를 하지 못 했어요.

Q. 첫 번째 창업이 실패하고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아요.


사업을 종료하고 동업 했던 개발자는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저는 무엇을 해야 하나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B2B로 일했던 회사 중 한 곳으로부터 '네가 만든 어플은 쓰고 싶지 않은데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 있다. 그거 한 번 개발해볼래?' 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찾아갔던 회사가 광고로 유명한 TBWA코리아 라는 회사였어요. 주변 개발자들을 수소문해 다시 팀을 꾸리고 SNS 앱을 개발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인생에서 돈을 제일 잘 벌었던 것 같아요. 앱 기획이나 프로젝트 수주를 해오면 영업 수수료로 한 달에 천 육백만 원 정도를 벌었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스물여섯 살이었으니까 제게는 큰 돈이었어요. 


이삼 년 가량 어플 기획 및 개발 일을 했는데, 이 일은 어플을 개발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량 유지보수 계약을 해요. 그러면 저는 최대 1년 까지 언제 클라이언트에게 연락이 올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 살았습니다. 3년 차 쯤 됐을 때 '이 일을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앱 기획 일을 모두 정리하고 세계일주를 떠날 계획을 세웁니다.

Q. 세계일주 여행을 기획하면서 재미있는 일을 경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세계일주를 준비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했어요. 다시 '스펙업'이라는 카페에 들어가 '세계일주 스터디원을 모집합니다'라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도 스터디원 10명이 채워졌어요. 스터디원들과 함께 동남아, 미국 등 외국 여행지를 공부하며 세계여행을 준비했는데 여전히 뭘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이 가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세계일주를 한 번 다녀오신 분을 초대해서 미니 강연회를 열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사분을 모시고 강연회를 진행하는데, '우리처럼 세계일주에 대한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강연회 신청 공고를 올렸어요. 50명 넘는 분이 행사에 신청해주셨습니다. 


세계일주가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같은 연사분을 모시고 다시 한 번 강연회를 열었어요. 그랬더니 이번에는 80명 넘는 분이 강연에 신청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생각했어요. '그럼 이번엔 1000명 규모의 행사를 기획해볼까?'

Q. 은지님 이야기를 들으니 실행력과 기획력이 남다른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세대학교에서 세계일주 세미나 ‘청춘여담' 1회를 기획했습니다. 성황리에 행사가 마무리 됐고 그 다음해인 2014년 '청춘여담' 2회를 에어비앤비의 후원을 받아서 진행했어요. 행사가 잘 마무리된 덕분에 에어비앤비 온라인 마케팅 일 중 일부를 저희 팀이 맡기도 했어요. 아마 에어비앤비 온라인 마케팅 일을 시작으로 제가 자연스럽게 마케팅 업계로 넘어온 것 같아요. 


이후 제가 페이스북에 '창업백서'라는 페이지를 만들고 구독자 5만 명을 모았습니다. 한 번은 창업 관련 세미나를 열게 됐는데, 제가 만든 카드뉴스 하나가 대박이 난 거예요. 행사가 수용할 수 있는 관객을 전부 모집하고 남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해당 행사 참여를 신청해주셨어요. 


그 이후 '우리도 마케팅 용 카드뉴스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는 의뢰가 이어졌습니다. BBQ, 보영만두, Kobaco 등 많은 기업과 출판사들이 제게 카드뉴스 콘텐츠 제작을 의뢰했고, 대형 플랫폼에 제 콘텐츠를 납품하는 일을 하게 됐어요.

Q. 카드뉴스 제작자라는 새로운 직업을 얻게 되셨군요.


사실 카드뉴스 제작 이전에 제가 했던 일들은 모두 제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1000명의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는 것은 대단하지만 행사 기획은 훌륭한 진행자가 있다면 누구든 만들 수 있는 일이거든요. 어플리케이션 기획도 세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정도의 기획이 아니라면 저 대신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카드뉴스는 조금 남달랐어요. 저는 '창업백서'라는 제가 만든 순수한 채널과 많은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었고, '이 컨텐츠를 만들었을 때 잘 된다'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제 몸값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어요. 제가 만든 콘텐츠의 영향력과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확신, 분야가 확고해질수록 자신감이 생겼어요.

Q. 어떤 유형의 사람이 프리랜서가 잘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쪼개고 쪼갠 어떤 한 특별한 시장에서 자기만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만들어져요.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자기만의 몸값, 자기만의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는 프리랜서의 삶에 만족해요. 


프리랜서 중에는 저처럼 처음부터 회사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재능을 알아보고 기회를 줘서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 있어요. 기회가 계속해서 이어지다 보니 회사에 들어갈 일 없이 자연스레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죠. 


흔히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사에 들어가 경험을 쌓고 인맥을 만들고 시스템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세상에 직접 나가서 스스로 부딪혀 보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해서 하면 주변에서 먼저 알아봐요. '얘가 이걸 잘 하네? 너 이런 일 해볼래? 나 지금 이런 일을 하는데 네가 필요해' 라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물론 저도 돈을 벌지 못한 시간이 있어요. 하지만 나에게 취업이라는 카드 말고 프리랜서라는 카드가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어요. 저에게 프리랜서를 해야할까 말아야 할까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제가 어떤 분들에게 프리랜서를 권하냐면 '이 사람이 가진 재능이 특출나고, 기존 시장에서 그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다' 하면 무조건 나오라고 말해요. 자기 재능이 뚜렷한 이들은 언젠가 회사를 나와서 혼자 만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거든요. 자신이 원하는 몸값을 받으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면 지금부터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해요. 


회사 밖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야생 그 자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내가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내면서 불안정한 시장 속에서 나의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해요. 프리랜서는 끈질기게 버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창업가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이지 않을까요.

글 유하영

chloe@eoeoeo.net


편집 유성호

hank@eoeoeo.net




EO(Entrepreneurship & Opport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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