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로 법정드라마를 쓴 현직 판사의 속내

조회수 2018. 7. 17. 09: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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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미스 함무라비> 대본을 쓴 문유석 판사
<슈츠>, <검법남녀>, <무법변호사>...
최근 쏟아졌던 수많은 법정드라마 중에서도

JTBC <미스함무라비>가
단연 돋보였던 지점은 바로,

“현직 판사”가 쓴 1호 법정 드라마라는 것
(흠...
판사 맞아?
판사는 원래 엄청 바쁜 거 아닌가
)
출처: 다음 검색 : 문유석
판사 맞음. 휴직도 아님.
지금도 열심히 앉아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함.

이 판사는 어쩌다
드라마까지 만들 생각을 했을까?
'함무라비' 문유석 판사 "고아라 같은 판사? 단연코 있어"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지만
방영 내내 인터뷰를 거절해온 문유석 판사가
드뎌 방송 인터뷰에 응함 (딱! 종영하는 날)
문유석> 저는 제가 판사인 게 더 의외예요.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부장판사님이? (웃음)

문유석> 저는 어릴 때부터 워낙 만화나 책 이런 걸 너무 좋아해서 지하철에 앉아서도 이것저것 이야기 궁상 하다 내릴 역을 놓쳐서 지나치고 그래요. 이 나이에 어떤 꿈을 이룬 그런 거죠.

김현정> 이제야 제 길을 찾은 겁니까? 그러면 누가 후반 작업을 좀 해 줬습니까? 수정도 해 주고 드라마 작법에 맞게?

문유석> 그렇게 될 줄 알고 썼는데 보더니 (제작진이) 이거 그냥 찍어도 되겠다고 찍더라고요. (웃음) 이상한 사람들이에요.
문유석 판사는
원래 글쓰는 판사로 알려져 있다고 함.

오랫동안 한겨레,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 연재했고
총 3권의 책을 냈음
그중 한겨레에 연재했던 소설 <미스 함무라비>가
JTBC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
문유석 판사의 글은
사이다 발언으로 특히 유명한데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우리는 더 불편해져야 한다
"중년 남성들끼리의 자리에서 세상이 갈수록 불편해진다는 얘기가 나왔다. 어느 직장이든 여성들이 갈수록 예민해져 악의 없이 한 말에도 반발한단다."

"이보다 훨씬 더한 말도 술자리에서는 할 수도 있지 않느냐, 취한 상태에서의 말실수까지 문제 삼는 풍조는 가혹하다는 이도 있었다. 반문했다. 그런데 아무리 취해도 윗사람에게 막말하는 일은 없지 않은가. 그 만취 상태란 절묘하게도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니 신기하다. 답이 없었다."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82년생 김지영들이 사는 세상
"'옛날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는데 배부른 소리'라는 말을 들으면 반문하게 된다. 아니 원시시대보다 훨씬 안락한데 토굴에 살지 집은 왜 구하시나.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매순간 현재를 산다."
(캬! 스프라이트)
풍부한 판결 경험을 통해
혐오와 부조리에 대해 꾸준히 말해온
그의 글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이것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
"저녁 회식 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할 얘기 있으면 업무시간에 해라. 괜히 술잔 주며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남이다. 존중해라."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은근슬쩍 만지고는 술 핑계 대지 마라. (...) 내 인생에 이런 감정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용기 내지 마라. 제발, 제발 용기 내지 마라."
시원하다못해
추울 지경...
서지현 검사 이후 터져 나온 여성들의 미투(Me Too) 운동이 한창일 때쯤인 3월에는 “나부터 나서서 성폭력을 막자”는 ‘미 퍼스트(Me First)’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지
사실 어떤 사람은 이런 문유석 판사의 글이나 행동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진다고도 하는데,

그는 어쩌다 드라마까지 만들게 됐을까?
김현정> 그런데 요즘 터져나오는 뉴스들 보면 재판거래 의혹이니, 현직 판사가 뇌물수수를 했다느니, 현실과 드라마의 괴리는 어떻게 보세요?

문유석> 사실은 이번 사태 최초의 근원을 생각해 보시면 드라마 여주인공인 박차오름 같은 젊은 판사가 용기 있게 부당한 일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사직서를 던졌기 때문에 모든 게 시작된 거 아닌가요? 다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자체가 저도 사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참담함을 느끼고 죄송함을 느낄 따름입니다.
결국은 그거죠. 선의를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서 쏟아지는 비를 함께 맞기 위해서, 그동안 나왔던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가. 그리고 여주인공 박차오름 같은 세상의 소금 같은 소수의 존재로 인해서 다수의 우리 주변인들이 어떻게 변화하는가.

인간은 정말 변화할 수 있는가,
이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현실에 판타지가 절묘하게 녹아든
<미스 함무라비>처럼
우리의 현실도,

'지극히 현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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