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커엽', 사장님은 '크헙'

조회수 2021. 1. 18.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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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아닌 '펫시터'"..장점은 귀여운 고양이뿐
※ 다음 글은 잡플래닛에 남겨진 리뷰와 못다한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혹시 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신가요? 전 동물 친구들 중에서도 고양이를 정말 좋아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에 면접을 보러 왔을 때 첫 인상이 좋았던 것도 고양이 덕분인 것 같아요. 우리 회사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같이 살고 있거든요. 대표님이 사무실에서 키우고 있는 고양이들입니다.

처음에는 마냥 좋았어요. 애들이 낯가림이 없어서 그런지, 일하고 있으면 옆에 다가오거나 무릎에 앉아주기도 해요. ‘무릎 냥이'가 따로 없죠. 일을 하다가 아무리 열받는 일이 있어도 고양이들의 귀여운 얼굴만 보면 천년의 분노도 사르르 녹더라고요.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다고 하죠. 귀여운 고양이들은 저와 동료들의 일거리이기도 하답니다. 털이 날려서 매일같이 청소를 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바닥이며 의자, 퇴근하고 보면 온몸에 털이 붙어 있지만 고양이는 원래 털이 많이 날리는 동물이니까요.

그런데 고양이 밥은 왜 직원들이 챙겨줘야 하는 거죠? 고양이들이 먹는 밥과 물, 심지어는 고양이 화장실까지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관리합니다. 일을 하다가도 냄새가 난다고 화장실을 치워줘야 하고요.

한번은 심지어 쉬는 날에 대표님께 전화가 왔어요.

"○○ 씨, 애들 사료는 어디다 뒀어요? 어디에 뒀는지 찾을 수가 없네."

본인 고양이 사료를 왜 저한테서 찾으시는지. 애초에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들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사무실에 데려온 건 대표님인데, 왜 직원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돌봐줘야 하는 건가요?

그렇다고 고양이들을 다른 데 보내달라 건의하자니, 차마 그럴 수가 없네요. 이 회사의 '유일한 장점'이 귀여운 고양이 친구들이라서요. 다른 동료들 다 보는 데서 이어지는 상사들의 폭언과 면박은 기본이고요. 공공연한 뒷담화도 피곤하고요. 업계 특성상 업무 강도도 약하지 않아서 야간 근무는 말할 것도 없어요.

그중 가장 견디기 어려운 건 우리 '짠돌이' 대표님이에요. 절약 정신이 대단하셔서 비품을 엄청나게 아낍니다. 프린트는 반드시 이면지로 해야 하고, 일회용 컵 대신 각자 개인 컵을 씁니다. 빨대 하나 맘대로 쓰지 못하죠. 환경을 위해서라니 취지는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직원들이 쓰는 쓰레기통까지 매일 뒤져가며 확인하셔야 하나요? 초등학교에서도 그렇게는 안 할 것 같아요.


일은 일대로 스트레스에, 소소한 일에도 신경 쓰이게 하는 대표님 때문에 힘듭니다. 본인이 하셔야 할 일은 직원들에게 미루고, 직원들에게 마땅히 해줘야 할 일은 아까워 하시니 치사하게 느껴져요. 직원들을 소중히 여겨 줘야 일하고 싶은 의욕도 생기지 않을까요.

대표님, 올해는 제발 직원들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고양이 말고도 장점이 있는 회사에 다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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