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모빌리티 분사..직원들은 '고민 중'

조회수 2020. 10. 23.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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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와 손잡은 SKT..모빌리티 사업 본격화
앱 하나로 택시호출과 대리운전, 차량공유, 렌터카, 킥보드, 주차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떨까?

SK텔레콤이 이를 위해 우버와 손잡고 모빌리티 시장에 본격 진출, '큰 그림'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 모빌리티 사업부를 분사해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 회사로 만들기로 했다. 또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와 '택시 조인트벤처(JV)'를 만든다. 

◇ "앱 하나에 '전부' 담는다…'SKT+우버' 합작사 설립"

SK텔레콤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모빌리티 전문 기업' 설립 방안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SK텔레콤은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따로 떼어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만들기로 했다. 임시 주주총회는 11월 26일 열리고, 12월 29일 실제 나눠진다. 우버는 5000만 달러(약 575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우버와 '택시호출 공동 사업'을 위한 합작사인 '택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 우버는 이 합작사에 1억 달러(약 11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이 조인트벤처가 'T맵 택시' 서비스 등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 측은 "우버와 합작 설립하는 JV는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한 T맵 택시 네트워크와 지도 데이터, 차량 통행 분석 기술에 우버의 전 세계적 운영 경험, 플랫폼 기술을 합쳐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대중교통, 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자전거 등), 대리운전, 주차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모두 묶은 '올인원 마스(Mobility as a service)'를 구독형 모델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월평균 13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민 앱 'T맵'을 중심으로 'T맵 오토', 'T맵 대중교통', 'T맵 주차', SK네트웍스의 '렌트카 서비스', SK가 2대 주주로 있는 차량공유서비스 '쏘카', 우버의 '택시 호출' 등을 총동원한다.

SK텔레콤은 "5G(5세대) 이동통신과 AI(인공지능) 기술, T맵의 지리 정보를 결합해 최적의 하늘길을 설정해 주는 '플라잉카 내비게이션'과 플라잉카를 위한 지능형 항공교통 관제 시스템 등에 도전한다"며 "2025년에 티맵모빌리티의 기업 가치를 4조5000억 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 "시장 평가는 '호재'…새로운 가치 평가받을 것"

분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14일 SK텔레콤 주가는 5% 가량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배터리 부문 분사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한 LG화학의 뒤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분사에 대한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빌리티 분사는 명백한 호재"라고 평가했다. 우버의 지분 참여는 성장의 기회로 봐야 하고, 모빌리티 사업 부분이 향후 5G 자율주행 회사로 진화하고 장기적으로 IPO를 추진할 전망이기 때문에 의외로 높은 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자회사를 자율주행자동차 및 공유경제를 주도하는 사업체로 육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T맵은 분사 이후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으로 확장되며 새로운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SK텔레콤은 2017년부터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ICT(정보통신기술)기업으로 변모를 도모하고 있다"며 "분할 이후 타 업체와 파트너십, 투자유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모빌리티 사업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직원들은 '고민 중'…"옮겨야 하나 남아야 하나"

시장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소속'이 바뀌는 직원들은 고민에 빠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모빌리티 사업단'을 출범시키며 독립 사업부문으로 확대·재편했다. 모빌리티 사업단 규모는 250여명. 이들은 당장 SK텔레콤에 남을지, 새롭게 만들어지는 모빌리티 회사로 옮길지 결정해야 한다. 

T맵의 소속이 바뀌는 것은 벌써 세 번째다. 당초 T맵은 SK텔레콤이 만들어 운영했지만, 지난 2011년 SK텔레콤이 플랫폼 서비스 전문 회사인 SK플래닛을 자회사로 설립하면서 SK플래닛으로 옮겨 갔다. 이후 2016년 SK플래닛은 커머스 영역에 집중하고,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T맵은 다시 SK텔레콤으로 옮겨 왔다. '엄마' 회사로 돌아온지 4년만에 T맵은 다시 엄마 품을 떠나게 된 셈이다.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의견을 남기는 기업정보 사이트 등에는 "위로금 5000만 원과 새로운 회사 주식 외에는 꿈과 희망이 전부라 보면 되나?" 등의 글이 올라왔다. SK텔레콤의 한 직원은 "분사한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이후 무산됐다고 들어서 설마했다"며 "경영진이나 모빌리티 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입사하는 경우는 모르겠지만, 기존 직원들 입장에서는 한동안 인센티브 보너스 등이 없어지면서 실제 소득이 줄어들 수 있어 조직을 옮기는 것이 불안하긴 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텔레콤에 남을지, 새로운 회사로 갈지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며 "이제 모집을 하게 되는데, 옮길 경우 보상과 처우는 다른 모빌리티 업체나 인터넷 업계와 동등한 수준 이상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보희 기자 bh.park@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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