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타임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얘기다. 오는 15일 빅히트의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엔터테인먼트 업계뿐 아니라 주식 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만큼이나 빅히트 주식을 1주라도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한 상황. 빅히트 주식이 일종의 '굿즈'라며 기념으로 1주라도 갖고 싶다는 BTS 팬들은 물론 아이돌 그룹에 관심없는 70대 일반 투자자들까지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고 있다. 

관심은 숫자로 쓰였다. 공모주 청약 첫날인 5일, 청약 시작 한 시간만에 증거금이 2조원 이상 모였고, 경쟁률이 30대 1을 넘어섰다. 일반적으로 청약 이튿날에 신청이 몰리는 경향을 고려하면 경쟁률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지난해 2월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음악 회사에 대해 일은 많이 시키면서 보상은 적게 주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음악 산업을 발전시키고 종사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2013년 BTS의 성공으로 이름을 알린 빅히트지만, 회사가 세워진 것은 2005년. 회사 설립 후 15년이 흘렀다. 음악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종사자들 삶의 질은 어떨까? 빅히트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대표 회사들 연봉을 잡플래닛 연봉탐색기를 이용해 분석해 봤다. 

입사 1년차, 엔터테인먼트 4개 회사의 연봉은 비슷했다. 4개 회사 모두 2000만원대 후반에서 3000만원대 초반 수준. 이후 3년차까지 비슷한 수준의 연봉 인상률을 보이며 완만하게 연봉이 올랐다. 다만 시작 연봉이 가장 적었던 JYP는 인상률 역시 크지 않아 4년차가 돼서야 연봉 3000만원을 간신히 넘겼다. 

4년차부터 직원들의 연봉 격차는 눈에 띄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종사자들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빅히트의 연봉 인상 속도가 가장 빨랐다. 4개 회사 중 5년차에 연봉 4000만원을 넘어선 회사는 빅히트가 유일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들 중 연봉 1위는 단연 빅히트다. 8년차에 5000만원, 11년차에 6000만원에 도달했다. 엔터테인먼트 4개 회사 중 연봉이 가장 낮은 JYP의 경우 연봉 5000만원을 넘어서는데 14년이 걸렸다. 

가장 치열한 '연봉' 순위 다툼을 벌이는 곳은 YG와 SM. 2위와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1년차에서 연봉 1위를 기록한 YG지만 2년차에 바로 3위로 내려갔다. 이때 1위로 치고 올라온 곳이 바로 SM. 하지만 3년차부터 빅히트의 선전으로 SM과 YG는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4년차에서는 YG가 2위, SM이 3위로 자리를 바꾸지만, 5년차에 다시 순서를 바꿔 SM이 2위로 올라섰다. 7년차에 YG가 2위 자리를 탈환하지만 1년도 채 안되서 8년차에 다시 SM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후 8년차에서 12년차까지 둘의 격차는 점점 커졌다. SM은 9년차에 연봉 5000만원을 넘어서지만, YG는 12년차가 돼서야 5000만원에 도달했다. 

만약 YG로 이직을 한다면 12년차가 가장 좋은 타이밍인 것으로 보인다. 12년차에 YG의 연봉 인상률은 엔터테인먼트 4사 중 최고 수준으로, 단번에 SM을 따라 잡았다. 

박보희 기자 bh.park@company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