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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관리는 장투, '몸값 버블'은 꺼진다"

조회수 2021. 5. 3. 17: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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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란 드래곤HR 대표 인터뷰

"개발자 연봉 올리는 것 멈춰야한다고 봐요. 결국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겁니다. 오래 갈 수 없어요. 당장 연봉을 많이 받아서 좋다고요? 결국 자정작용이 있을 거에요. 당장은 기업이 인력을 선점하려고 연봉을 과하게 올려가며 영입하고 있지만, 인력은 결국 키워져요. 그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결국 정리가 될거고요. 서로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근의 기업들의 경쟁적인 개발자 영입 전쟁에 대해 박용란 드래곤HR 대표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 가장 핫한 업무 분야는 단연 개발자다. 업계 대표 기업들뿐 아니라 스타트업까지 개발자 영입을 위해 거액의 연봉을 내걸고, 각종 복지를 약속하는 등 파격적인 근로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사내 개발자와 비개발자 간 갈등이 표면 위로 올라오고, 인건비 '버블'에 따른 기업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내 업무 능력이 연봉의 가치를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개발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사실 이직의 가장 큰 이유는 몸값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더 높은 연봉을 주는 회사를 찾아 떠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하지만 박 대표는 당장 연봉을 높이는 것보다, 이에 맞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해봐야 해요. 내 업무 능력이 그만큼의 가치를 하고 있는지요.


요즘 업계에는 '30·30'이라는 말이 있어요. 개발자는 무조건 전 연봉의 30%를 올려준다는 건데, 연봉 6000만 원에서 한번 옮기면 8000만 원, 또 한번 옮기면 억대 연봉이 되는거죠. 1년 사이 두어 번 이직해서 연봉을 억대로 올리기도 해요.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거죠.


지금 상황은 국내 개발 인력 수요를 공급이 감당하지 못한 데다, 각종 투자가 늘면서 기업들이 빨리 앞서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건데요. 지금 내 연봉이 곧 실력이라고 자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실력이 아닌 상황때문에 오른 연봉은 일종의 버블이라고 생각해요. 기업들도 안전장치를 만들고 있고요.


이 버블이 꺼지면 어떻게 될까요?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데 지금의 상황을 이용해 핫한 곳, 돈 많이 주는 곳으로 옮겨가는 식으로 커리어를 관리하면, 결국 업계에서 평판이 안좋게 퍼질 수밖에 없어요. 이런 현상은 벌써 나타나고 있고요. 지금의 호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커리어를 망치는 길이 될 수 있어요. 버블의 파도를 한껏 타면, 버블이 가라앉을 때 제일 먼저 함께 가라앉을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

◇ "경력 관리는 장기투자…버블은 결국 꺼진다"


박 대표는 경력 관리를 주식의 장기 투자에 비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패스트 트랙'으로 빠르게 올라가는게 처음에는 좋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고민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올라간 만큼 빠르게 내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본인의 선택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커리어 관리 측면에서 지금 당장 연봉을 많이 받는 것에만 몰입하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커리어 관리는 주식의 장기투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경력을 희소가치가 있는 경력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몸값을 높이고 싶다면 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시장이 필요로 하는, 앞으로 발전해나갈 산업을 인지하고, 경력을 차곡차곡 쌓으면서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죠."

◇ "업에 맞는 매력도를 갖춰야 좋은 인재가 모인다"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연봉을 올려주는 것만이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일까? 박 대표는 적절한 연봉을 주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좋은 인재들이 모여있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기업은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인재가 있는 곳에는 자석처럼 좋은 인재가 끌려들어와요. 회사에 적합한 인재가 들어와서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의 비전과 문화도 중요하죠. 기업을 선택하는 요건들이 굉장히 다양해졌어요. 단지 연봉이나 기업의 이름이 인재를 모으는 시대는 지났어요.


기업의 업에 맞는 매력도를 갖춰나가야 해요. 개발자에게 제조업 방식으로 일하게 하는 회사에 개발 인재가 남아 있겠어요? 삼성전자와 당근마켓이 조직을 꾸리는 방법은 같을 수 없죠. 각자의 역할과 상황에 맞는 비전, 분위기, 일하는 방식 등이 갖춰질 때, 이에 맞는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어요. 그 다음 연봉 등 처우도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고요.


요즘 회사에 대한 정보는 안에 있는 사람을 통해서나 다양한 방법으로 밖으로 알려질 수밖에 없잖아요. 좋은 회사란 지속적인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용인해주는 문화가 중요하고요.


책이나 다른 회사의 사례를 따라하는 것이 아닌, 우리 회사의 고유한 목적과 의미가 담긴 시도, 이를 통한 살아있는 학습이 중요해요. 이게 이뤄지는 회사에 좋은 인재들이 모이고요. 좋은 인재가 있으면, 또 다른 좋은 인재가 들어오고 선순환이 이뤄지는 거죠.


단지 외적으로 좋아보이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업의 본질, 조직 문화, 비전 등을 먼저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요. 이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박보희 기자 bh.park@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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