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힙'하게..일하기 좋은 패션 기업은?

조회수 2021. 4. 2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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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대기업 vs 온라인 패션 플랫폼..나이키부터 지그재그까지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패션업계의 축이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빅5'로 불리는 무신사·더블유컨셉·지그재그·에이블리·브랜디의 지난해 거래액이 3조 원을 넘어섰고, 신세계·네이버·카카오 등 큰 기업들이 이 같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큰 금액을 투자하는 등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


이와 반대로 패션 대기업들은 일제히 주춤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LF·신세계인터내셔널·한섬 등 주요 패션 대기업들은 지난해 적자 전환이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판매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과 다르게 제조부터 유통, 판매까지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진행하는 대기업일수록 코로나19의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신흥 강호 온라인 플랫폼과, 아성을 지키고 선 패션 대기업들은 '일하기 좋은 패션 기업' 순위에서도 맞붙었다. <컴퍼니 타임스>가 패션 기업 전·현직자들의 평가를 토대로 일하기 좋은 패션 기업 순위를 매겨 봤다. 


조사 기간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 총만족도 점수에 △복지·급여 △승진 기회·가능성 △워라밸(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 △경영진 평가 등을 반영했다. 만점은 10점이다.


K2코리아 ⭐️ 7.23

K2, 아이더, 더블유앵글 등 스포츠 의류 브랜드로 유명한 'K2코리아'가 일하기 좋은 패션 기업 1위에 올랐다. 10점 만점에 7.23점의 높은 점수다. 1996년 설립한 케이투코리아는 故 정동남 회장이 만든 국내 최초의 등산화 공장에서 시작된 기업이다. 현재는 사원수 300명, 8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는 아웃도어 패션 그룹이 됐다.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가장 주목할 만한 수치는 'CEO지지율'이다. 87.5%의 전·현 직원들이 K2코리아의 정영훈 대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K2코리아는 잡플래닛 '2021 주목할 기업' CEO지지율 부문에서 전체 기업 중 9위, 중소·중견기업 중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전 직원은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점점 삭막해져 가지만 그래도 인간적인 회사다. 회장님이 너무 좋다"는 호평을 남겼다.


CEO지지율이 높은 탓인지 소위 '고인물'에 대한 지적이 눈에 띈다. 2020년 9월에 리뷰를 남긴 한 전 직원은 "십수 년 다닌 임직원분들 중 고인물이 많음. 반면에 10년 미만 직원들은 능력이 뛰어난 분이 많아 유능한 직원들이 고인물들로 인해 고생을 많이 하고 있음"이라고 사내 분위기를 평했다. 또 다른 현 직원은 "기존 고객층과 더불어 젊은 연령층도 선호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젊은직원들의 의견을 들어줄 필요가 있는 듯"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 6.77

코오롱 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코오롱FnC가 6.77점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1973년 코오롱스포츠를 선보이며 시작된 코오롱FnC는 현재 아웃도어·골프·남성복·여성복·액세서리·명품·화장품·아동복을 아우르는 38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인한 매출 부진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적자 전환하며 10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실적은 좋지 않지만, '일하기 좋은 패션기업'에서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코오롱FnC의 전·현직원들은 동종업계 대비 높은 급여와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전반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공무원에 비유한 '코무원'이라는 단어도 눈에 띈다. 한 현 직원은 "코무원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닌 것 같음. 워라밸 있고, 안정적으로 회사다니고 싶다면 괜찮은 곳"이라는 한 줄 평을 남겼다.


꾸준히 지적되는 단점 또한 '대기업'의 특성들이었다. 전·현 직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가 느린편", "의사결정이 세상 느리고 안 되는 경우가 많음", "역삼각형의 조직 구조와 지나친 안정 지향 주의" 등의 리뷰를 남겼다. 대기업이지만 기본적인 복지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나이키코리아 ⭐️ 6.77

설명이 필요 없는 '나이키'의 한국 지사, '나이키코리아'가 6.77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다. 1986년 설립된 나이키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1조 2935억 원의 매출과 38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일하고 싶은 외국계기업' 순위에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취준생들에게는 선망의 기업이기도 하다.


나이키코리아의 복지 및 급여 점수는 3.6점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높았다. 잡플래닛에 리뷰를 남긴 전·현직자들도 "회사 복지가 굉장히 탄탄하다", "복지 좋고 근무 환경도 좋은 편. 직원 대우가 상식적인 편"이라고 평했다. 직원들은 직원 매장에서 제품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고. 이와 함께 자유롭고 사교적인 분위기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브랜드 파워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외국계 기업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한국화됐다'는 지적도 간간이 보였다. 한 전 직원은 "자유롭기도 하면서 은근한 꼰대들이 있는 곳. 한국이라 수직관계는 어쩔 수 없음"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또 다른 전 직원도 "외국계 기업의 마인드가 잘 녹아 있지 못하다"고 평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 6.77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6.77점으로 코오롱FnC, 나이키코리아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지그재그·브랜디 등과 함께 대형 온라인 여성 패션 플랫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에이블리는 2018년 뒤늦게 출발했지만, '셀럽마켓 모음 앱'으로 시장을 공략하며 무섭게 성장해 왔다. 지난 3월 앱 다운로드 수 2000만 건을 돌파하고, 누적 거래액 6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블리 전·현 직원들은 회사의 기업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사내문화 점수는 3.71점으로 순위권 내 회사들 중 가장 높았다. 한 현 직원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함께 잘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명확함. 분위기가 좋음"이라는 리뷰를 남겼다. 2021년 1월 리뷰를 남긴 전 직원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팀 간의 협업이 많은데 서로 도와주려고 하는 분위기고 목표를 향해 같이 열심히 함"이라고 평했다. 눈치 보지 않는 연차(시차) 사용, 높은 점심 식대 등도 장점으로 꼽혔다.


'워라밸'은 대표적인 단점이었다. 마케팅 직무에서 일했다고 밝힌 전 직원은 "야근이 많은 편인 것 같다. 계속 성장 중이라 사람이 부족한 것 같다. 적절하게 인원이 배분되면 좋을 것 같다"는 리뷰를 남겼다. 또 다른 전 직원은 "추가 수당은 있지만 평균 퇴근 시간이 21시로 (야근이) 거의 매일 있음"이라고 평했다.

크로키닷컴 ⭐️ 6.7

'지그재그'를 서비스하는 크로키닷컴이 6.7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지그재그는 2015년 출시 후 4000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자와 연결해 온 온라인 여성 패션 플랫폼이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배우를 모델 삼은 유쾌한 광고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4일에는 '카카오커머스' 스타일사업부문과의 합병 소식이 알려졌다. 오는 7월 출범하는 합병 법인은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 '카카오'의 자회사로 편입될 크로키닷컴. 일하기에는 어떨까. 리뷰에서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키워드는 '출퇴근'과 '분위기'다. 눈치 보지 않는 자율출퇴근이 잘 정착돼 있는 만큼 자유로운 분위기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스타트업에서 갖추기 힘든 안정성과 '사람이 좋다'는 평가도 눈에 띈다. 한 현 직원은 HR·총무 등 지원부서 직원들을 극찬하며 "스타트업에서는 힘든 안정적인 HR, 재무, 총무 등 실력있는 지원부서 직원들이 직무 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을 크게 줄여줌"이라고 썼다.


다만 급격한 성장으로 규모가 커지고 인원이 늘어나면서 체계의 불명확성을 지적하는 리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전 직원은 "명확하지 않은 인사 체계,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잦은 조직 구조 변화와 목표에 대한 불명확성", "매뉴얼이 빈약해 체계가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이제는 내부 기반을 다질 때"라는 한 현 직원의 지적이 일리있어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 6.52

'패션 공룡'으로 불리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일하기 좋은 패션 기업 6위에 올랐다. 점수는 10점 만점에 6.52점. '제일모직'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수도 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남성복 기반 패션 기업으로 출발해 이제는 SPA, 여성복, 해외 명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4년만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온라인 사업 강화'를 천명하며 실적 회복을 꿈꾸고 있다.


삼성계열사의 복지 혜택과 더불어 자체 브랜드 할인 혜택이 높은 것을 장점으로 꼽는 리뷰가 많았다. 이에 더해, 대부분 부서의 경우 워라밸이 잘 지켜진다고. 실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워라밸 부문 점수는 5점 만점에 3.69점으로 높은 축에 속했다. 전·현 직원들은 "칼퇴 가능하고, 복지가 좋은 대기업 문화", "업무가 몰릴 때도 있으나, 워라밸을 잘 유지하면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끓는 냄비 속 개구리"라는 현 직원의 뼈아픈 평가도 눈에 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직원은 "나이스하고 막돼먹은 사람은 없음"이라면서도 "날로 먹는 사람들 진짜 많고, 윗사람들 진짜 거의 암모나이트… 실무하는 아랫사람들 죽어난다"고 썼다.

에이플러스비 ⭐️ 6.31

온라인 편집숍 '29CM'를 운영하는 에이플러스비가 6.31점으로 일하기 좋은 기업 8위를 기록했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29CM는 '미디어 커머스'를 컨셉 삼아 직접 큐레이팅한 제품의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에이플러스비는 이 같은 전략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2018년 '스타일쉐어'에 인수됐고,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해 10억 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했다.


에이플러스비의 전·현 직원들은 '유연한 근무제도'와 '선한 구성원'을 장점으로 꼽았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 공통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으쌰으쌰 하는 회사", "선한 구성원들과 유대감도 깊게 형성할 수 있었고, 업무 협업도 수월했다"는 평가다. 여느 패션 기업처럼 자사 플랫폼 이용 시 할인이 적용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한 전 직원은 "다니기 좋은 회사지만 다니고 싶은 회사는 아니"라는 한마디로 에이플러스비를 평하기도 했다. 경영진을 향한 아쉬운 목소리도 눈에 띄었다. 한 전 직원은 "리더들이 팀원들의 의견에 귀를 자주 막는 편"이라며 "팀원들이 의견을 말하면 제발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장명성 기자 luke.jang@company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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