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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일(한국시간), 손흥민 선수는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했다. 안타깝게도 챔피온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 했지만,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손흥민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한편, 전반 17분 수영복 차림의 여성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여성은 러시아 국적의 수영복 모델 ‘킨세이 볼란스키(Kinsey wolanski)’. 러시아에서 성인영화 배우로 활약한 적이 있으며, 현재는 성인용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는 남자친구 ‘비탈리 즈도로베츠키’와 함께 미국 LA에 거주하며 그의 영상물에 출연하거나 수영복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결행한 난입 역시 남자친구가 운영하는 성인용 사이트(Vitaly uncensored)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고. 그는 의도대로 놀라운 홍보 효과를 얻었다. 아래는 성원(?)에 감사하는 그의 트위터다. 

킨세이 볼란스키는 미국으로 건너와 활동하던 중 올해 한편의 B급 슬래셔 영화에 출연했다. ‘슬래셔 파티 (Slasher Party, 2019)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유명 유튜버들과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초보 유튜버들의 파티가 열리고 거기에서 연쇄 살인이 일어난다는 내용의 엉성한 슬래셔다. 

‘유명세’에 목숨 건 인물들을 비웃는 이 영화에서 킨세이 볼란스키는 보란듯이 ‘브리타니’ 라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보통의 슬래셔 영화에 등장하는 금발 미녀들이 언제나 그렇듯, 으슥한 곳을 혼자 기웃거리다가 가면을 쓴 살인마에게 살해당하는 역할이다. 

킨세이의 남자친구 비탈리 즈도로베츠키(Vitaly Zdorovetskiy) 역시  ‘샤크’라는 주연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는 실제로 지나가는 여성에게 기습 키스를 하는 영상으로 일찌감치 1000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가 된 인물이다. 이후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며, 할리우드 B급 영화에도 자주 출연하는 등 놀라운 수완으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가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가다. 

재밌는 점은 이 영화에 출연한 랩퍼 겸 배우 ‘레이 제이(Ray J)’야 말로, 자극적인 영상으로 전 유명세를 얻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7년 그는 전 여자친구였던 킴 카다시안과의 섹스 비디오가 유출되면서 전세계적인 관심 속에 셀럽이 되었다. 패리스 힐튼의 몸종 취급을 받던 킴 카다시안 역시 이 사건을 계기로 최고의 이슈 메이커로 거듭났다. 심지어 항간에선 유명세에 눈이 먼 킴 카다시안 혹은 그녀의 친엄마가 해당 비디오를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어쩌면 가장 흥미로운 존재는 바로 연쇄 살인마를 연기한 대니 트레조다. 그는 ‘콘 에어’같은 액션 블록버스터는 물론 400여편에 가까운 할리우드 B급 영화에 출연한 전설적인 배우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포함해 전 세계의 장르 팬들에게 대니 트레조는 가히 아이콘같은 존재다. 

특히. ‘씬 시티’, ‘알리타: 배틀 엔젤’의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오직 그를 위해 ‘마셰티’와 ‘마셰티 킬즈’를 제작/연출했었다. 이 시리즈에는 로버트 드 니로, 제시카 알바, 린제이 로한, 멜 깁슨, 앰버 허드, 안토니오 반데라스, 레이디 가가 등이 기꺼이 출연해 우리 시대의 B급 컬트를 완성했다. 

한편으로 그는 유튜브나 인터넷은 커녕, 문자 메시지도 보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런 대니 트레조가 인터넷 유명세에 목숨을 건 젊은이들을 난도질 하는 영화라니. '슬래셔 파티'는 완성도를 논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캐스팅만은 참으로 기막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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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앤건 = 글: 김격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