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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게 해 줄 휴먼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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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이라는 견고한 벽에 의해 고립된 사회, 마음에 온기가 필요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노트북 전원을 켜고 슬랙에 로그인한 뒤 줌으로 화상 회의를 한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 재택근무 중 집중도가 높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고 폭풍처럼 몰려드는 일에 몰두한다. 하루 해가 저문 퇴근 시간. 식사는 대충 해결한 뒤 분리수거를 핑계로 잠시 마스크를 쓴 채 집을 나선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슬세권을 10분 정도 걷고 들어오면 유튜브를 보거나 SNS를 하다 잠이 든다.’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기조에 힘입어 급성장한 한 온라인 유통 회사에 다니는 기획자의 일상이다. 여전히 바쁘게 지나간 하루 중 직접 대면한 인간관계는 0명. 그녀의 모습은 나 그리고 우리의 지금과 ctrl+c, ctrl+v한 것처럼 오버랩된다. 나 역시 처음에는 혼자인 게 좋았다. 일하다 잠시 침대에 몸을 누여도 되는 업무 환경이 마음에 들었고, 출퇴근하는 시간을 회사 인트라넷에 접속해 클릭 한 번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편리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무기력해지고 원인 모를 우울감이 찾아오는 건 왜일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고 자유를 구속하는 전통적인 관계에 대한 반작용인 ‘살롱 문화’가 붐을 이뤘다. 수평적 관계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독립성을 보장받길 원하는 MZ세대가 낳은 신문화. 취향을 매개로 낯선 사람과 특정 공간에서 만나고 미련 없이 헤어지는 유기적이고 느슨한 연대 말이다. 그러나 1년 사이 우리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교감이 사라지고, 방역이라는 견고한 벽에 의해 단절된 삶.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살아간 지 고작 몇 달 만에 찾아온 급진적 변화다. 사람과 사람, 관계와 관계에서 발생하는 피로에 스스로 방어벽을 세우던 이들이, 도리어 관계를 그리워하며 우울증을 호소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분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도 팬데믹 시대에 고립된 인간의 감정적 문제를 다뤘다. 나만 따돌림을 당할지 모른다는 포모(Fear Of Missing Out)증후군과 디지털 패러독스에 따른 외로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짚어준다.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채정호는 “가까운 사람들과 심리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최고의 심리 방역”이라고 했다. 물리적 거리를 좁힐 수 없다면 전화나 문자, 메신저를 통해서라도 친밀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평소 불안과 걱정이 많은 성격의 경우 ‘회피’라는 심리적 방어기제를 꺼내 든다는 데 있다. 우울증이 무서운 이유는 활기를 빼앗고 스스로를 가두는 데 있다. ‘나 너무 우울해. 혼자 집에 틀어박혀 있으니 투명인간이 된 것 같아.' 오랜만에 통화한 친구 J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식욕, 물욕, 심지어 성욕마저 사라진 것 같다는 개그 코드를 유쾌하게 받아칠 수 없었던 건 나 역시 같은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J는 병원에 가볼까도 고민했지만 신경정신과의 문턱을 넘지 않을 궁리만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대신 ‘트로스트’라는 심리 상담 앱을 내려받았다고. 독일어로 ‘위로’ ‘위안’을 의미하는 이 앱을 켜면 마음 관리 챗봇 티티가 말을 건넨다. 오늘의 감정 일기를 써보라거나, 지금 기분이 어떤지, 고민은 무엇인지 등등. 과연 도움이 되었을까? 답은 예스. ‘매일 순간순간의 감정이 기록으로 남아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그 감정 패턴을 되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정서 회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정신과 진료가 털어놓음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오히려 주변인에게 털어놓지 못한 무거운 마음을 꺼낼 용기가 생긴다. 이처럼 불안증을 극복하는 열쇠는 마음에 달렸지만, 그 첫걸음은 ‘자기 공감’에서 시작된다. 심리적 방역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운영하는 트라우마 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마음 터치 프로그램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트로스트, 무다, 밤편지 등의 앱을 활용하면 보다 캐주얼하게 자기 내면의 이야기에 접근할 수 있다. iOS 유료 앱 중 1위인 ‘무다(MOODA)’는 ‘내 안의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귀여운 스티커를 붙이며 하루의 기분을 기록하는 평범한 일기장이지만, 어느새 그 속에서 미처 보듬어주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매일 수련하지 않으면 근육이 굳어버리듯 하루하루 자신의 마음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것. 이 앱은 그것이 마음 치유의 시작임을 일깨워준다. 그렇게 자신을 이해한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타인과 교류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지금의 힘듦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모두가 처음 겪는 혼란한 상태니 누구의 도움을 기댈 수도, 선례를 따를 수도 없다. 그러니 만성 두통처럼 조금 힘들어도 버텨내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게 타인과 교류하는 방법이든, 스스로를 대하는 방식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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