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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근동 '기운집(氣運集)'

사근동은 과거 지향적이다.

서울의 사근동은 지형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가파른 고개를 넘는 길이다보니 보행의 접근이 용이한 마을이 아니다. 서울의 여느 동네와는 다른 사근동만의 독특한 분위기는 이런 지형적인 고립에 기인한다. 어른과 아이들, 정착민과 유목민 그리고 생활과 소비가 한 데 섞여 있는 곳. 사근동은 근린생활이 살아있던 80년대 주거지역을 연상케 한다.

개발하면서 보존할 수 있다.

기운집은 건축주가 거주할 1개의 주거세대와 근교 대학생들을 위한 8개의 임대세대로 구성된다. 139㎡(42평)의 대지에서 최대의 용적을 확보하고 기능적이며 편리할 것.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이처럼 간결했다.

작더라도 공간의 구분은 필요하다.

1인 주거가 중심이 된 공간의 통합은 현재 주거문화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트렌드다. 거실과 침실. 주방을 한 공간에 몰아넣는 원룸이라는 주거형식은 이제 주방과 화장실을 하나로 합치는데 까지 도달하고 있다.

그러나 집에는 작더라도 공간의 종류가 필요하다. 발코니, 다용도실, 욕조 혹은 주방과 느슨하게 분리된 거실이나 붙박이장 등. 사람이 사는데 공간은 적당히 구분되어야 한다.

기운집의 탄생

일조사선과 대지모양에 맞는 최대 체적을 추적해 마름모꼴의 경사진 형태를 찾았다. 4층에 얹혀진 건물을 살짝 들춰 4층 베란다와 연결하는 개구부를 만드니 주인세대는 최상층인 5층보다 4층에 위치하는 것이 적절했다.

4층 베란다의 유용성과 개별 다락을 가진 5층 2세대의 상품성을 말하며 임대세대와의 간섭을 걱정하는 건축주를 설득했다.

기울어진 경사면을 따라 마침내 완성되다.

일조사선을 따르는 두 개의 경사면은 각각의 각도를 가지고 한 모서리에서 만난다. 마감은 경사면의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징크 돌출이음으로 결정했고, 줄눈은 두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기준으로 한다. 이로써 별도의 마감재 없이 돌출이음만으로 모서리를 처리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입면에서 보이듯 경사진 매스를 더욱 강조하는 마감이 되었다.

경사면의 마감은 VM징크의 아젠가라는 제품이 사용되었다. 무광택의 은색 제품이다. 강한 조형 변화를 강한 재료 변화로 마감하기보단 백색 스타코와 가장 덜 충돌하는 진성재료 중 선택되었다.

Epilogue

지역적 가치와 개발욕구의 양립

기운집은 공간의 다양성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주거양식의 대안을 제안하고자 했다. 창의 모양과 위치, 최소화된 발코니의 변주와 공간에 따라 섬세하게 조율된 붙박이장이 이러한 다양성을 실현한다. 작은 필지에서 최대의 자산 가치를 실현하는 것.

이렇듯 건강한 주거환경은 지역사회의 보존과 맞물리며 결국 우리 공동체의 전체적인 이익으로 이어진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건 아직은 조금 먼 이야기이다.

위치: 서울시 성동구 사근동

용도: 다세대주택 / 1종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137.80㎡ (41.8py)

건축면적: 82.24㎡ (24.9py)

연면적: 274.78㎡ (75.1py)

규모: 지상 5층

건폐율: 59.68% (법정 60%)

용적율: 199.40% (법정 200%)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구조: 누리구조엔지니어링

설계: 수상건축

사진: 류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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