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박공지붕 아래 담긴 풍성한 공간

조회수 2021. 5. 24. 23: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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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단독주택 'ONE ROOF HOUSE'

ONE ROOF HOUSE

어린 시절 석류나무가 있던 너른 마당집의 추억을 간직한 의뢰인은 자신의 두 딸아이도 마당이 있는 집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추억을 쌓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축가를 찾았다.

여느 택지지구가 그러하듯 한껏 뽐내는 건물들의 과시욕으로 가득 찬 곳. 이곳에서 건축가는 박공지붕이라는 집의 가장 기본적인 조형요소와 그 아래 담기는 가족의 삶에 집중했다.

마당에서 집으로, 개방에서 사적영역으로, 아이들 공간에서 부부만의 공간으로 그 성격을 달리하며 집을 수직과 수평으로 나누는 3개의 영역은 박공이라는 조형적 단순함 안에 가족의 다양한 삶의 활동들을 담는다.
집의 근본은 외부의 화려함이 아닌, 그 안에 담기는 삶이 묻어나는 공간의 깊이에 있다.

정갈한 박공지붕 아래 담긴 풍성한 공간들. 건축가는 그저 외관이 화려한 건물이 아닌, 박공지붕의 기본적인 조형 요소를 그대로 간직한 내외부의 다양한 공간을 통해 가족구성원들 간의 유대 및 대지 주변 환경과 긴밀한 호응이 가능한 집을 계획했다.

△ 단면 모형

각기 성격을 달리하는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집.


집은 수직 방향으로는 동네 사람들과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필로티 벤치와 더불어 앞뒤로 넓게 열린 거실이 있는 개방적인 1층, 가족 구성원 간의 친밀감과 유대를 위한 가족실과 계단 형태의 아이들 놀이공간이 있는 사적인 성격의 2층, 부부의 취미생활(av룸)과 아이들의 독서공간 그리고 하늘로 열린 정원이 있는 은밀한 다락으로 나뉜다.


반면 수평으로는 장방형의 대지를 따라 부부공간, 아이들공간 그리고 이 두 공간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가족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은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명확히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가족공간에 대한 활용성을 가진다.

△ 마당 위로 공중을 가로지르는 외벽

또한 각각의 특징적인 공간마다 계획된 개구부와 창호는 밀도 있는 주거단지에서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채광과 환기가 충분히 가능하도록 했으며, 하늘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다.

△ 거실

△ 1층과 2층을 가로지르며 올라가는 계단
△ 2층 가족실

2층의 앞뒤로 공중을 가로지르는 6.3m 길이의 외벽은 향후 주변에 들어설 주택과의 시각적인 간섭을 걸러주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1층과 하늘로 넓게 열려 시원한 공간감을 갖게 한다. 


또한 2층의 계단 형태의 놀이 및 독서공간의 측창을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하여 햇빛의 움직임에 따른 은은한 빛의 궤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계단 형태의 독서 및 놀이공간
△ 다락
△ 다락

박공지붕 속에 감춰진 비밀의 공간,
옥상테라스


도심지에 위치한 주택이기 때문에 건축주는 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그들만의 옥상공간을 원했다. One roof house의 지붕 안에는 세 개의 다락이 있는데, 그중에서 중앙에 위치한 다락은 하늘과 주변 경관을 관망할 수 있는 지극히 가족만을 위한 옥상테라스이다. 하늘로 시원스레 뚫려있는 가로, 세로 1.8m 정방형의 구멍은 하늘을 바라보고 즐기며 햇살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의 접점이 된다. 

△ 1층 테라스
△ 1층 마당

구조와 입면재료


2층 외부를 감싸는 6.3m 경간의 공중벽체는 철골구조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공법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또한 1층과 2층을 가로지르며 올라가는 주계단과 아이들 놀이공간의 계단 또한 구조용 철재파이프와 철판들을 숨김 시공하여 일반적인 경량목구조 주택에서 구현이 힘든 경쾌하고 깔끔한 공간감을 제공했다.


무엇보다 판교 One Roof House는 건축주의 간곡한 요청으로 단열과 방습 등에 대한 처리에 심혈을 기울인 프로젝트로, 창호의 기밀시공은 물론이고 목조주택 벽체에 삽입되는 유리섬유(R21) 단열재뿐만 아니라 열반사 단열재를 꼼꼼히 추가했다.

△ 1층 필로티 부분에 설치한 벤치

건축물의 간결한 조형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건축가는 외부로 돌출되는 입면의 요소를 최소화하고 1층은 밝은 흰색의 실리콘 수지로 마감해 내외부로의 자유로운 공간의 흐름을 강조했다. 반면 2층 및 지붕의 외부 재료는 세로 패턴의 검은색 칼라강판을 이어 붙여 박공지붕의 꼭짓점에서 느껴지는 조형적 긴장감을 부여했다. 

도로변에 접한 입면의 삼각형 모양의 창은 32mm 두께의 폴리카보네이트를 설치하여 낮에는 재료 본연의 밝고 화사한 입면 재질이 보이게 하고, 밤에는 실내에서 은은하게 번져 나오는 노란 빛깔 색으로 이색적인 외부 경관을 연출한다.


가족의 소중한 시간을 간직한 집으로,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자라나는 소중한 공간으로 오랜 시간 동안 기억될 수 있는 장소로 자리하길 바란다.


건축개요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2층
대지면적: 230.18㎡ (69.63py)
건축면적: 114.54㎡ (34.65py)
연면적: 228.06㎡ (68.99py)
건폐율: 49.76%
용적률: 99.07%
구조: 기초-철근콘크리트, 지상층-경량목구조
주차대수: 2대
사진: 유호형
시공: GIP
설계: (주)엠엘앤피아키텍트건축사사무소
        http://mlnparchitects.com / 02.572.8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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