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을 원했던 건축주의 강화 카페주택
강화 카페주택
의뢰인의 요구사항은 단 하나.
“이 동네에 없는 디자인”
프랑스에서 돌아온 의뢰인은 강화읍 중심에 자신의 디저트 카페와 더불어 직접 생활할 집을 짓기 위해 건축가를 찾았다. 그러나 생활도로에 접한 채 크고 작은 주택과 상가들로 둘러싸여 상업시설의 입지적 장점과 거주공간으로서의 환경적 단점이 공존하던 곳.
이곳에서 건축가는 마을 골목을 닮은 여러 켜의 벽을 통해 서로를 감추고 드러내며 장소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갔다.
어느 상업시설의 주차장 부지 모서리에 위치한 대지는 대로변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강화읍 내의 중심이자 지역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마을 이동 동선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주변은 온통 크고 작은 주택, 상업시설로 둘러싸여 있어 상업시설로서의 지리적 장점과 거주공간으로서의 환경적 단점이 서로 섞여 있는 곳. 대지의 제약과 환경은 장소의 성격을 만들어 내고, ‘이 동네에 없는 디자인’을 원한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에 ‘이곳에서만 가능한 디자인’으로 자연스레 답한다. 따라서 건축가는 대지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과 한계를 제약 요소가 아닌, 그 장소만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으로 적용하였다.
수평과 수직, 직선과 곡선의 형태는 땅이 가진 장소성을 바탕으로 그려졌다. 대지 뒤편 서로 다른 방향들의 종착점과도 같은 땅에, 시작과 끝을 알리는 수평과 수직의 선은 주변 마을의 감싸듯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기존의 생활도로를 지나가는 이들은 마을의 새로운 이정표를 보게 되고, 작은 골몰을 지나 접근하는 이들은 곡선으로 인한 수직적 상징성을 인지하게 된다.
거친 벽에 숨겨져 있는 1층 카페공간
각각의 공간은 다음 공간을 위한 켜(layer) 역할을 한다.
대지는 주차장과 5층 높이의 상업시설을 마주 보고 있어, 외부를 향해 열린 공간보다는 내부로 시야가 집중되는 공간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1층 카페를 감싼 거친 콘크리트 벽은 그 앞을 지나가는 이들에게는 궁금증을, 방문객들에게는 고요하게 둘러싸인 공간을 만들어 주며, 콘크리트 벽과 카페 공간 사이의 작은 전이공간은 복잡한 외부로부터 내부공간을 보호하고 채광이 가능하도록 한다.
카페 홀로 들어서게 되면 안쪽에 숨은 또 다른 외부공간이 나타난다. 방문객들만을 위한 이 작은 정원은, 내부공간을 시각적으로 확장해주며, 실내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가변 구조의 2층 단독주택
거주공간에서 가변적 성격의 구조는 제한된 공간의 확장성을 갖게 한다. 30평 남짓한 단독주택은 부엌-거실과 방-발코니로 구분된 'ㅡ자 구조'이지만, 문(열리는 벽)을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또한 이를 통해 거실에서 낮의 해와 해질녘 석양을 모두 담을 수 있었다.
경사지붕을 따라 만들어진 높은 천정고는 협소한 수평 공간의 면적을 수직적으로 넓혀, 거실과 부엌에 개방감을 주고, 경사 끝자락의 침실은 아침의 햇빛으로 공간을 밝히기에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발코니와 만나는 곡선 입면은 외부로부터 거주공간을 보호하고, 동시에 내부로의 자연채광을 가능케 한다. 특히 곡선에 의해 침실에 그려지는 빛과 그림자의 모양은 시간의 변화를 느끼게 하여 작은 주택 공간에 다채로운 그림을 그려낸다.
숨바꼭질을 하듯, 벽 뒤에 숨어있는 공간과 서로를 감추고 보호해 주는 내부와 외부공간. 벽을 하나씩 넘을 때마다, 보이지 않았던 공간을 만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각각의 공간을 품은 행위가 다양해지길 기대한다.
건축개요
위치: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대로
용도: 일반음식점, 단독주택
규모: 지상2층
대지면적: 669.00㎡ (202.37py)
건축면적: 181.21㎡ (54.82py)
연면적: 262.00㎡ (79.26py)
건폐율: 27.09%
용적률: 39.16%
최고높이: 15.8m
구조: 철근콘크리트, 철골구조
사진: 최진보
시공: 석기종합건설
설계:엠플레이건축 / mplayarchitectu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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