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자연 속 오롯한 휴식을 위한 주택
제주 조천주택
조천은 예로부터 육지로 드나들던 포구가 있던 곳이다. 당시 번화했던 마을의 조천진성 위에는 제주로 파견된 관리나 유배자들이 고향과 임금이 있는 북녘을 바라보며 그리움을 달래던 '연북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
조천 단독주택의 대지는 이런 '연북정'의 정남 쪽 호수 같은 바다 건너에 위치한다. 바다와 붙어있고 도로에 접한 면이 그리 길지 않아 포구를 둘러싼 여러 집들 사이에 끼여있던 곳.
'연북정'이 이 땅에서 그러했고, 건축가는 '연북정'이라는 조천포구의 랜드마크를 바라볼 수 있는 집이자 그것과 마주한 또 다른 의미를 가진 현대의 연북정을 그려 보고자 했다.
마을과 어우러지는 건물이 되었으면 하는 건축주의 바람에 따라 작은 어촌마을의 주택 사이에서 주변을 압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마을의 스케일을 유지하면서 건축에서 나오는 특별함으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였다.
연북정연가는 독채펜션이자 건축주의 세컨드하우스로 계획되었다. 따라서 작은 스케일 내에서 도로 쪽 입면의 입구성을 강조하되 채도가 낮은 칼라를 사용하여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이러한 건축접근을 통해 세컨드하우스와 독채펜션이라는 특별함과 상징성 모두를 만족할 수 있었다.
좁고 길쭉한 대지는 사이 공간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집 또한 사이 공간에 생긴 중정을 통해 햇빛을 집안 깊숙이 끌어들이고, 사이 마당은 다양한 외부활동을 담아내며 제주의 자연을 집 안팎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좁은 통로를 거쳐 현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겹겹이 겹쳐진 창 너머 연북정이 나를 반긴다. 이윽고 응접실을 겸한 주방과 마주하는데, 중정과 앞마당 같은 사이 공간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주방은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면서 더욱 풍성한 공간을 선사한다.
거실과 주방 사이 공간에는 폴딩도어를 설치하여 양쪽 폴딩도어를 열면 1층 공용공간들을 연결하는 반외부 공간으로 변하면서 보다 자유롭고 넓어진 느낌을 선사한다.
총 2개 층과 다락방으로 이루어진 집은 1층이 대부분의 면적을 차지하고, 2층과 다락방은 아주 작은 면적의 실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세컨드하우스와 독채펜션이라는 특성상 일반 주거와는 달리 더욱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있는 여지를 두기 위함이다.
타워 형태를 띠고 있는 2층과 다락은 아주 컴팩트 하게 이루어져 있다. 2층은 옥상 테라스와 연결되어 조천포구와 연북정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2층을 지나 도달하는 다락방 역시 연북정을 마주보는 작은 테라스를 가지고 있다.
마을 길에 접한 면은 주변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단층으로 계획된 반면에, 바다와 접해 있는 마당 쪽은 타워형으로 디자인하여 연북정과 조천항구를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제주에 와서 먼바다를 바라보고 연북정을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에 대한 해석이 타워의 최상단 작은 테라스에 반영된 것이다. 이것은 연북정의 오마주가 되어 제주의 자연에서 오롯한 휴식을 위해 방문하는 사용자를 위한 특별하고 은밀한 공간이 된다.
작은 집이지만 마당과 접한 바다, 집과 마주한 연북정, 주변의 낮은 집들까지 우리가 제주에서 한 번쯤 꿈꿔 보는 삶을 만날 수 있는, 제주의 축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집이 되기를 바라본다.
-글.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건축개요
위치: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용도: 세컨드하우스, 독채펜션
규모: 지상2층, 다락
대지면적: 196.00m² (59.4py)
건축면적: 87.29m² (26.5py)
연면적: 99.75m² (30.2py)
건폐율: 45.52%
용적률: 51.89%
주차대수: 1대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사진: 고영성
설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http://formativearchitects.com / 070.8683.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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