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바다를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지은 카페주택
금봉리 주택 겸 비스토니 카페
대기업을 다니다가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 퇴사를 결정한 건축주. 전남 여수에 처음으로 땅을 매매했을 당시에는 이곳을 카페로 활용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땅이 가진 매력에 심취해 대지를 매입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 매력적인 장소에 카페를 운영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평소 소망했던 식물이 있는 카페를 만들어 보자는 게 건축의 시작이다.
지상1층에는 건축주를 위한 작은 주거공간이 위치하고, 그 아래로 카페가 들어섰다.
대지는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돌산대교 또는 거북선대교를 건너 도착하는 돌산도라는 섬 안에 위치한다. 대교를 건너 돌산도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오래도록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원주민들의 생활과 업이 그대로 묻어 있는 작은 마을들이 도로변 곳곳에 눈에 띈다. 그 길을 따라 20여 분 가다보면 닿는 나지막한 대지. 천왕산 끝자락에서 산자락의 경사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좋은 땅이었다.
설계의 시작은 주변 조건들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 조건들은 의외로 단순했는데,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크게 두 가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첫째, 천왕산의 지형에 반하는 건축물이 아니었으면 했다. 돌산도는 해마다 관광객이 늘어 해안도로를 따라 농어촌 민박사업으로 우후죽순 들어찬 숙박시설과 상업시설 등이 즐비해 있었다. 이러한 시설들은 자기를 뽐내고 있었지만 어느 곳 하나 조화롭지 못했다.
이에 건축주와 함께 이곳의 오래된 모습은 어땠을지 상상을 하며, 이 장소에서 무엇이 바람직한 방향인지 함께 고민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최소한의 건축행위(건축, 토목)를 통해 이 땅 위에 조용히 내려앉아 자연과 조우하고 소통하는 건축물을 짓고자 하였다.
둘째, 돌산도의 아름다운 해안을 해치지 않는 재료의 선택이었다. 주변풍경과 어울리도록 선정된 멀바우목재와 전벽돌, 노출콘크리트 등의 마감재료는 시간의 흐름을 그 속에 녹아내며, 주변 풍경과 동화되어갈 것이다.
대지의 고저차로 인해 주차장에서 건축물을 바라보면 마치 공간이 지하에 묻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차장에서 카페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너른 앞마당과 카페 전면 파노라마창에서 보이는 창밖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와 같아 가슴을 확 트이게 해준다. 날씨가 좋은 날, 전면 창을 활짝 열면 저 멀리 여수바다까지 공간이 확장된다.
묻혀있는 옹벽과 카페 공간 사이에는 Dry Area를 계획하여 땅에서 스며드는 습기를 제어하는 동시에 반 외부적인 공간으로 좀 더 극적으로 공간연출을 하게 된다.
이처럼 금봉리 주택 겸 카페는 대지가 가진 장점과 단점을 건축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자연과 함께 하기를 소망하는 건축주의 꿈을 실현하고, 풍경에 녹아든 자연스러운 공간이 되었다.
글. 조경빈 (필동2가 아키텍츠)
주거공간
주차장과 같은 레벨인 지상1층에는 건축주가 머물 수 있는 작은 주거공간을 두었다.
건축개요
위치: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용도: 단독주택, 카페
규모: 지하1층, 지상1층
대지면적: 1,220㎡ (381.0평)
건축면적: 156㎡ (71.8평)
연면적: 192㎡ (90.3평)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사진: 노경
설계: 필동2가 아키텍츠
www.pd2ga.com / 02-572-8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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