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속 주거와 업무가 공존하는 건축
주택 겸 사무실
TIRA사옥
직주근접을 꿈꾸다
대지는 강남구 역삼동. 80년대부터 있던 구옥들 사이로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한 건물들이 각기 나름대로의 폼을 재며 새것과 옛것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그로 인해 동네는 혼재된 듯 조화롭고 동적인 듯 정적인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건축주는 이곳에 본인의 가족을 위한 단독주택을 짓고, 그 아래로 현재 운영 중인 여행사의 업무공간을 두어 직주근접을 몸소 실천하고자 했다.
대지조건
건폐율50%, 용적률100%, 높이8m이내 그리고 4대의 법정주차공간이라는 타이트한 제약조건의 경사대지. 주거공간과 업무공간이라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결국 지상2층의 지하2층을 갖는 건축물이 필요했다.
한계를 극복하는 4가지 아이디어
2층에는 주거공간을 두고, 그 아래로 업무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거주자와 직원, 방문객이라는 서로 다른 사용자의 영역과 동선을 구분하고, 지하를 최대한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렇게 탄생한 공중 부양된 건축물은 박스의 단순함으로 존재감을 비추고, 그 아래에서 시작되는 주출입구와 계단, 연속된 외부공간으로 그 속에 내재된 다양한 동적요소들을 넌지시 보여준다. 마치 튀는 듯 묻어나고, 조용한 듯 활동적인 모호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4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띄운 필로티 공간은 언뜻 보기에 1층 같아 보이지만 건축법상으로는 지하 1층이다. 이 대지는 뒤쪽으로 2m가량 경사진 땅이었고 그 이점을 활용하여 지하1층을 지상1층처럼 만들 수 있던 것이다.
이 건물의 중앙에는 지하2층까지 뻗은 중정이 있다. 이 중정은 지하층의 취약한 채광과 환기에 유익한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지하 깊숙이 외부의 자연을 끌어들여 지하가 갖는 환경적인 제약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4개의 층에 걸쳐있는 중정공간은 층별로 나뉜 공간들을 통합하며 공간들 간의 시각적인 연계가 이뤄지도록 한다.
주차장을 위해 띄워진 전면의 공간은 대지의 평균 레벨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층고를 계획해야만 하였고, 그로 인해 후면의 공간과의 층고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건축가는 상층부로 가면서 층고 차이를 줄여나가는 스킵 플로어를 적용하여 전면과 후면의 층고 차이를 극복하였다.
거주자와 직원들 간의 분리된 2개의 동선을 계획하고, 주거의 독립적인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건축물 속에 내재된 외부의 길을 만들었다. 이 2개의 동선은 중간지점에서 다시 연결되기도 하면서 프라이버시 확보와 동시에 소통이 가능하게끔 계획되었다.
2층 단독주택
2층 거실과 다이닝룸 사이에는 별도의 벽체를 두지 않아 쾌적한 내부공간을 만들었고, 건물 중앙에 위치한 중정은 거실과 다이닝룸이라는 조금은 공적인 영역과 침실, 드레스룸, 욕실, 스터디룸 등 사적인 영역을 자연스레 구분한다.
자연의 유입 그리고 경계 흐리기
여행사가 사용하는 이곳 업무시설에는 직원들 외에도 상담을 위한 방문객들의 출입이 잦다. 이에 건축가는 사용자들에게 건축물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는 듯한 공간적인 체험을 제공하여 일상 속 작은 여행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중정은 해가 뜨는 낮에 대나무 사이로 산란된 빛을 지하 2층 깊숙한 곳까지 비춘다.
건축개요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용도: 단독주택+근린생활시설
규모: 지하2층, 지상2층
대지면적: 268.20㎡
건축면적: 134.04㎡
연면적: 482.52㎡
건폐율: 49.98%
용적률: 92.07%
주차대수: 4대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사진: 정우철
시공: 채움건축
설계: 정효빈 (HB건축사사무소)
www.hbarchitects.co.kr / 02-6462-7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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