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아반떼, 카레이서 강병휘가 타본 리얼 시승기

조회수 2020. 5. 18. 16: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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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의 장단점을 살펴봤습니다

신형 아반떼를 타봤습니다. 스타일링은 파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1세대 아반떼가 둥글둥글한 표면을 추구했음을 떠올려보면 지금은 완전 반대 기조로 진화한 셈이네요. 이전 세대와 비교해 길어지고 넓어지고 낮아져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합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특이한 측면 캐릭터 라인이 교차하고 있는데 막상 실물로 접해보니 면 높이의 차이가 크지 않아 자연스럽게 흐릅니다. 날렵한 실루엣을 강조한 디자인이다 보니 보다 휠 하우스 직경이 컸으면 비례감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좌우를 잇는 테일 램프는 요즘 현대차 세단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해법이지만 화려한 멋은 아반떼가 가장 강해 보입니다. 무척 튀지만 억지스럽지 않은 균형점을 아슬아슬 지켜냈습니다. 더 큰 변화는 실내입니다. 첨단 스포츠카 조종석을 보는 기분이죠. 동승자와의 공간 분리가 확실하게 나뉘고 센터페시아는 운전자 쪽으로 비스듬히 각도를 틀어 주행 중 조작성을 높였습니다. 디지털 계기판 면적은 쏘나타나 그랜저와 비교해 작습니다. 그러나 아반떼를 위한 새로운 계기판 그래픽이 마련되었고 속도계나 RPM 카운터 지름이 작긴 하지만 표시하는 정보들의 시인성은 훌륭한 편입니다. 낮은 대시보드 높이로 전방 시야는 탁 트인 느낌인 반면 룸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는 두꺼운 C필러와 쿠페 스타일의 높은 꽁무니 형태 때문에 다소 좁아졌습니다. 운전이 익숙지 않은 분들이라면 후방 카메라는 꼭 필요해 보입니다. 사각지대 경보 장치는 좌우 사이드 미러에서 장애물 감지시 불이 켜지는데 기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색상이 변경되었고 점등되는 밝기도 네온사인처럼 또렷해져서 사고 예방에 안심이 됩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충분히 스포티하지만 심장까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 차의 엔진은 현재 국내 시판중인 현대차 중 가장 낮은 출력의 1.6 가솔린 엔진입니다. 이전 세대에서 물려받은 파워트레인으로서 123마력, 15.7 kg.m의 토크를 전달합니다. 여기에 무단 변속 방식의 자동변속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과거 국산 무단변속기에 대한 기억이 긍정적인 편은 아니어서 다소 우려를 갖고 시승을 시작했습니다. 현대가 IVT라 부르는 무단변속기는 자트코 계열의 D-스텝 CVT처럼 가속시 RPM이 일정하게 고정되지 않는 여러 가상 기어비를 활용합니다. 변속기의 직결감이 좋아 출력이 낭비된다거나 가속 반응이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정지 발진시 토크 전달이 우리에게 익숙한 토크컨버터 타입과 유사해 위화감이 없었다는 점이죠. 일상적인 교통 흐름을 따라 가속하는 영역에서는 불만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이전 모델 대비 덩치는 커졌음에도 약 50kg 정도 감량한 공차 중량이 경쾌한 움직임에 뒷받침이 됩니다. 고속도로에 올라 시속 110km/h로 부드럽게 달릴 때 회전수는 2100 rpm 정도를 유지합니다. 여기에 작은 팁이 하나 있습니다. 기어를 D에서 수동 모드로 옮겨 8단에 고정하면 2100 rpm이 2000 rpm으로 더 내려갑니다. 장거리 정속 주행을 하는 경우라면 번거롭더라도 수동 모드를 활용하는 게 고속 연비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단변속기에 단수가 존재한다는 점을 난해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무단 변속기는 단수가 없는 게 아니라 무수히 많은 단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어비 시스템입니다. 다시 말해 수동 모드에서는 8개의 임의 기어비를 선정해 둔 것일 뿐, 10단이나 16단의 더 좁은 보폭을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신형 아반떼가 보여준 정속 연비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제한속도 80km/h인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보여준 평균 연비는 리터당 27km를 넘겼고, 조금 더 속도를 올려 100km 이상의 거리를 달려본 후 누적 연비 역시 리터당 21km 이상을 기록했으니까요. 소박한 출력으로 입이 짧은 1.6 엔진과 적극적으로 낮은 rpm을 물고 버티려는 무단 변속기의 조합이 스포티한 주행에 최적화 되어 있지는 않아도 경제적 운전에는 매우 최적화가 되어 있었습니다. 향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어도 이 엔진의 가성비가 꽤나 굳건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포츠 모드를 잘 활용하면 어느 정도 운전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심박수가 뛸 정도로 빠르진 않아도 운전자가 재미를 느껴볼 수는 있습니다. 110km/h 이상에서 증가하는 풍절음은 분명 개선점이지만 의외로 속도계의 바늘은 꾸준히 오릅니다. 시승 거리가 늘어날수록 123마력보다 더 강력한 엔진의 차를 타는 듯 한 착각마저 듭니다. 그만큼 무단 변속기는 똑똑했습니다.  

승차감은 이전 세대 아반떼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안락함을 추구하나 단차가 높은 요철을 치고 지나갈 땐, 어쩔 수 없는 세그먼트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시승차는 17인치 휠 옵션에 225mm 너비의 타이어를 장착하여 출력이나 중량 대비 접지력은 충분했지만 스티어링 무게나 감각은 조금 이질적인 편입니다. 후륜을 지지하는 토션빔 서스펜션은 승차감 확보 측면에서 최적 구성은 아니지만 경량 앞바퀴 굴림 차량의 핸들링 성능에는 좋은 타협점을 제공해 줍니다. 신형 아반떼는 과거 아반떼의 토션빔과 비교해 후륜의 추종성 완성도가 좋습니다. 급격한 기동으로 하중 이동을 걸어도 쉽사리 꼬리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코너링 스피드를 올리면 슬그머니 뒤쪽 타이어의 그립을 내려놓으며 중립적인 스티어링 특성을 만들어 줍니다. 멀티링크를 쓰는 FF 경주차들도 코너링 할 때 주로 후륜 안쪽 바퀴는 허공에 뜬 채 바깥쪽 타이어로만 횡중력을 받습니다. 언더스티어로 귀결되기 쉬운 FF 차량들은 후륜 접지력이 너무 끈끈해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한계 상황에서도 운전이 쉽다는 건 일반 운전자 및 초보 운전자에게도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기본 1.6 엔진을 시작으로 아반떼의 더 많은 파워트레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개인적으로 고성능 라인업의 출시가 무척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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