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서 강병휘 선수가 직접 타본, 르노삼성 XM3!

조회수 2020. 3. 13. 15: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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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론칭 이전부터 많은 정보들이 유출되며 뜨거운 기대를 불러일으킨 XM3를 만나봤습니다. 지난 서울 모터쇼에서 선보인 쇼카를 마주했을 때, 살짝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쿠페형 SUV가 몇몇 시장에 나온 상태였지만 그 어느 모델보다 자연스럽게 쿠페 라인과 SUV 차체의 조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었죠. 이번에 마주한 양산형 모델은 당시 쇼카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근사한 스타일을 잘 지켜냈습니다. 유려하고 날렵한 지붕선과 낮은 측면 유리 높이 덕분에 쿠페 스타일을 또렷하게 구현해 냅니다. 이 차는 여러모로 스타일에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가로배치 엔진이지만 전륜 오버행이 길어 보이지 않고 휠베이스를 늘려 날렵한 측면 형태를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직경이 커진 타이어도 당당한 외모에 기여합니다. 16인치부터 18인치까지 세 종류의 휠이 있지만 타이어의 폭은 모두 215mm로 동일합니다. 즉, 인치별로 접지력이 높은 광폭 타이어로 차별화 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스타일링 목적을 위해 휠을 키우는 셈인 거죠. 게다가 시승차의 18인치는 215/55R 18 규격으로 다소 흔하지 않은 사이즈를 쓰네요. 엔지니어보다 디자이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실내에 오르면 다시 한 번 디자인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사진이나 수치로 쉽게 느낄 수 없는,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소형차의 한계를 뛰어 넘거든요. 해상도 높은 디지털 계기판과 세로로 길게 세운 센터 디스플레이, 고급스러운 가죽 질감의 운전대와 공들여 만든 패들 시프터, 그리고 운전자 손이 닿을 반경 내에서 소재의 급을 한 단계씩 올렸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미래 지향적 성격을 담아냈습니다. 쿠페형 디자인의 한계점인 후방 시야도 생각만큼 답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4.5미터가 훌쩍 넘는 외관 크기에 비례하는 공간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닙니다. 머리와 다리 공간은 1/2열 모두 모자람이 없으나 체감하는 공간감은 수치에 비해 좁은 느낌입니다. 물론 쿠페 스타일에서 이 정도 실용 공간을 뽑아낸 것도 쉬운 일은 아니죠. 

시동을 걸어봅니다. 1.3리터 휘발유 터보 엔진은 잠에서 깨어날 때 조금 진동이 느껴지나 이후 회전수가 안정화되면 잔잔한 숨소리만 들려줍니다. P에서 R이나 D로 옮겨도 부들거리는 변속 충격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차가 정지해 있는 동안은 클러치를 열어버리는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의 특징입니다. 기존 국산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저속 저단 영역에서 수동 기어처럼 약간 거칠게 시프트 업이 진행되곤 했습니다. 매끄러운 토크컨버터 방식에 길들여진 사용자들에게는 큰 불만이었죠. 독일 게트락이 공급하는 7단 듀얼클러치는 다행히 저단 기어 사이에서 매끈하게 기어를 갈아탑니다. 변속이 되는 시점을 몸으로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라 듀얼클러치에 대한 반감을 잠재울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과연 이 덩치를 다스리는데 1.3리터 엔진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토크와 연비가 우수한 디젤 엔진이 아쉽지는 않을까? 시승을 앞두고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260TCe 엔진은 이 차량의 스타일링만큼 스포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디젤 엔진 라인업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운전자에게 중요한 요소는 저회전대의 토크 특성입니다. 대다수의 주행은 2~3000rpm을 넘기지 않으니까요. 26.0kg.m의 토크는 1.3리터 배기량 대비 아주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최대토크를 배기량으로 나눈 리터당 20kg.m의 토크 효율은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1.3톤을 살짝 넘긴 차체를 이끄는데 아쉬움이 없습니다. 가속력이 필요할 때면 EDC가 영민하고 빠르게 기어를 내려줍니다. 1.6리터급 준중형 세단은 충분히 백미러에 가둬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속도를 올려 나가면 90km/h 부근부터 앞 유리의 풍절음이 발생합니다. 공기를 가로지를 듯 매끈한 외관에 비추어 의외의 단점이지만 체급을 고려하면 수긍할 만한 수준입니다.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7단 최고 기어로 정속 주행하면, 평균 연비가 20km/L를 훌쩍 뛰어 넘는 효율성을 보여줍니다. 디젤이 아쉽지 않은 또 다른 이유였죠. 

토션빔을 쓰는 XM3의 승차감은 어떨까요? 특정 노면 조건에서 후륜 토션빔의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철 처리 능력은 자신감이 넘칩니다. 네 바퀴 모두 부드러운 감쇠력을 바탕으로 상하 스트로크를 적극 활용하는 활발한 하체 감각을 갖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측은 XM3가 한국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자동차라고 어필했지만 주행 감각은 프랑스 르노의 일원임을 쉽게 떠오르게 하는 특성입니다. 요철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차체가 “텅”하고 울리는 신경질적 반응은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컴팩트 SUV에서 종종 나타나는 모습이거든요. 동급 SUV 중 가장 큰 지름을 가진 55 시리즈 타이어와 윗급 QM6보다도 더 길어진 휠베이스에 여유로운 하체 감각이 어우러져 세그먼트 이상의 승차감이 가능한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블랙 인테리어 외의 선택권이 없다는 건 아쉽습니다. 화사한 색감의 가죽 시트라면 차량 디자인과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 2열은 성인이 탑승했을 때 옆 창문을 내려다 봐야 할 정도로 다소 시야가 답답합니다. 출력이 더 넉넉한 엔진이 추가되어도 좋겠습니다. 차체는 더 큰 출력을 받아들일 여유가 있고 날렵한 생김새와도 잘 어울릴 테니까요.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상품 입지가 탄탄해 시장 반응은 꽤나 호의적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비롯하여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세그먼트 파괴자라 부를 만큼 큰 체구까지 갖췄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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