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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학번이 갑자기 유재하에 입덕한 이유

오늘도 재하오빠 스밍하러 갑니다…

재하오빠를 찾아 듣는 게 요즘 삶의 낙입니다

21살, 98년생 친구가 왜 87년에 나온 앨범 노래를 듣고 있냐고요? 글쎄요, 왠지 모르게 마음에 평안을 주면서 메말랐던 감성을 다시 불러일으킨다고 할까요? 고유명사로 살아가는 뻔한 현실에 허덕이는 중, 재하 오빠의 노래가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습니다.

대중음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람들을 말하라고 한다면 가왕 조용필, 한국 밴드의 설화 들국화, 가요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서태지와 아이들 언급됩니다. 그리고, 여기 단 하나의 앨범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색깔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뮤지션이 있습니다.

가요계의 음유시인

2007년 선정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목록 중 2위

유재하라는 이름 뒤에 붙는 타이틀은 화려합니다. “90년대 이후의 한국의 대중음악은 이영훈과 유재하의 영향 아래에 있다”라는 평론가 임진모의 말을 뒷받침하듯, 그가 남긴 곡들은 여전히 후배 가수들의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월의 무게감이 더해져 여전히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그의 매력을 뒤늦게 알아버린 저는 KBS <젊음의 행진> 라이브 공연으로 그의 흔적을 반복해서 추억할 뿐입니다.

가수 '유재하'의 인생이 궁금해서 파보았습니다

유재하는 원래 한양대학교 작곡과 순수음악 전공으로, 작곡가로 가요계에 첫발을 디뎠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클래식과 재즈를 접목한 '장조 발라드'라는 세련된 그만의 장르를 개척하게 됩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무척이나 조용한 성격이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자신의 음악으로 이루고 싶은 것을 확실히 알고 그것을 언제나 분명하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제가 하는 음악을 사람들이 다 알고 들을 수 있길 원해요.모든 사람들이 제 음악을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무대에서는 영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가수 유재하'가 가장 좋아한 것은 무대 위에 올라서 꺅~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었고 ‘오빠!’라고 팬들이 소리 질러주는 것을 즐겼다고 합니다. 만약 재하 오빠를 현생에서 만날 수 있었더라면 수제 작업한 플래카드를 들고 매일 공방을 뛰며 귀가 아프실 때까지 소리를 질러드릴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울 뿐입니다.

유재하의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놀라운 점은

그의 목소리에서 설렘과 슬픔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가사 또한 서정적이고 철학적입니다. 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그의 가사를 주제로 졸업논문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들 만큼이요.

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내 곁을 떠나가던 날 가슴에 품었던

분홍빛의 수많은 추억들이 푸르게 바래졌소

어제는 떠난 그대를 잊지 못하는 내가 미웠죠.

하지만 이제 깨달아요,

그대만의 나였음을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

한 편의 시라고 해도 무방한 서정적인 가사는 귀를 기울일수록 빠져 드게 만드는 챠-밍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감성적인 목소리를 탄탄히 받쳐주는 가사들이 어우러져 음악에 더욱 빠져 들게 만드는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

이러한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원동력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습니다. 유재하가 남긴 단 한 장의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에 실린 곡들 중 대부분은 자신의 실제 러브스토리라고 합니다. 그 주인공은 유재하의 앨범에서 바이올린을 담당한 여성 연주자로, 대학교 1학년 때 유재하가 고백한 이후 무려 4년간을 사귀었다고 하네요.

얼마나 예쁜 사랑이었을까 ㅠㅠ

출처 : @3194556

그런 의미에서 유재하가 남긴 단 한 장의 앨범은 그녀와의 사랑을 담은 한 편의 장편소설과도 같습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을 담은 <그대 내 품에> , 그녀와 사랑에 빠진 뒤 만든 <우리들의 사랑>, 그녀와 헤어질 때의 절망을 적은 <우울한 편지>, 그러다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사랑하기 때문에>를 불렀고, 그녀와 정말로 이별한 다음 쓴 노래가 바로 <지난날>이라고 합니다.

예전처럼 돌이킬 순 없다고 하면서도

문득 문득 흐뭇함에 젖는 건 왜 일까

그대로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어

세상 사람 얘기하듯이

옛 추억이란 아름다운 것.

                                   유재하, <지난 날>

제 플레이 리스트에는 힙합밖에 없었지만

발라드란 느려터진 비트에 고리타분한 음악이라고 생각했는데, 버스에서 우연히 유재하를 들었던 그 순간, 제 음악 세계관은 통째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피아노 선율로 시작되는 라디오 속 그 음악은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서정적인 무언가를 꿈틀꿈틀 끄집어내는 것 같았다지요.

보일말듯 가물거리는 안개 속에 쌓인 길

잡힐 듯 말듯 멀어져가는 무지개와 같은 길

그 어디에서 날 기다리는지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네

그대여 힘이 되주오

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

그대여 길을 터 주오

가리워진 너의 길

유재하, <지난 날>

음악은 영혼의 먼지를 털어낸다는 바흐의 말처럼, 음악과 리듬은 영혼의 비밀 장소를 파고든다던 플라톤의 말처럼 재하 오빠의 노래는 가사와 리듬, 멜로디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내 지친 영혼의 먼지를 먼지떨이처럼 탈탈 털어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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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유재하라는 이름은 제 스물한 살 인생에 아주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공기 속에 흩어지는 수많은 선율 속에서도 오빠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집어낼 수 있을 정도로요.


혹시, 무더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하시나요? 그런 당신에게 우리 재하 오빠의 청량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정말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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