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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한 복학생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

4. 군대 얘기를 하지 않는다

본 기사는 군 전역 후 복학을 앞둔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분들은 읽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 군대를 다시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전역자.

▶ 현재 나라에 청춘을 저당잡힌 군인.

▶ 그밖에, 군대에 대해 전혀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

피스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1년 9개월, 혹은 2년 간의 시간을 몸 건강히 무사히 마치신 것에 대해 정말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이 고생해주신 덕분에 저희가 아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 역할은 부대 후임들에게 맡겨 놓으시고, 이제 학교로 복귀하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안 계신 동안 학교도 참 많이 변했습니다. 있던 것들이 없어지기도 하고, 없던 것들이 새로 생기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들과 운동하고 술 마시고 게임하던 친한 까마득한 고학번 형들은 이제 졸업하고 취직했거나 고시원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이 과방에 있습니다.


이렇듯 복학하게 되면 여러분이 군대 가기 전과 다른 것들이 많아 당황스러울 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당장의 학교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군대 시절 복무신조 처럼 깔끔하게 정리해놨으니, 아무쪼록 숙지하시길 권고합니다

뿌듯

하나, 학교는 군대가 아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선배한테 제대로 인사도 안 하고, 술자리에서 건방지게 먼저 가버리곤 합니다. 군대에서 마주쳤으면 정말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이제 수많은 후배들과 조별 과제를 거치야 하는데, 그런 생각의 빈도는 더욱 많을 겁니다.


군대처럼 얼차려 주고, 훈계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 올라오시나요? 하지만 명심합시다. 학교는 군대가 아닙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군대에서도 사병 간의 명령은 금지되어 있지 말입니다. 여러분이 군대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은 지난 시간의 것으로 남겨두고, 하루빨리 재사회화를 진행하도록 합시다. 잘못 들어 버린 물을 어서 빼도록 노력합시다.

아자!아자!

둘, 물어보지 않은 옛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학교로 돌아오니 아는 형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칼 같이 갱을 와주던 10학번 형아는 큰 기업에 붙었다고 하고, 학과를 배경으로 아침드라마를 찍던 08학번 형아는 노량진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보고 싶은 나의 형들. 이대로 보내긴 너무 아쉽습니다. 전설 같던 형아들의 무용담을 후배들에게 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건, 누가 물어본 적이 있습니까? 지금 학교에 있지도 않고 후배들은 알지도 못하는 선배들의 근황을 물어보고 다닐수록 여러분의 위치는 점점 까마득하게 높아지고 말 것입니다. 이제, 형아들을 그만 보내주도록 합시다. 지금은 후배들과 새로운 추억을 쌓을 때입니다. 그러다 보면 혹시 압니까? 당신의 새로운 전설이 될지도 모르고요.

고독

셋, 군가는 사회에서 부르지 않는다.


<멸공의 횃불>이나 <전선을 간다>, <푸른 소나무> 등등. 가슴을 뛰게 하는 대표적인 군가들이 있습니다. 어느새 입에 착착 붙어서는 전역 후에도 가끔씩 흥얼거리게 되는 경우도 있는 마성의 노래입니다. 그렇게 부르다 보면 군대에서 그렇게 고생했던 것들이 모락모락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술자리에서 불러서는 안 됩니다. 단어의 정의부터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군가는 군대에서만 쓰이는 노래입니다. 어째서 후배들 앞에서 조교처럼 군가를 부르고 있는 겁니까? 여러분 스스로를 어려운 사람, 이해하기 힘든 사람,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자 맙시다. 군가는 각종 과제로 심신이 힘들 때, 피를 끓게 하는 파이팅을 주는 노동요로만 듣도록 합시다.

휘파람

넷, 군대 얘기는 그냥 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군대에서는 정말 별별 일들 많았습니다. 천리행군의 말도 안 되는 난이도, 정말 이상했던 간부들, 집채만 한 나방 목격담 등등... 하지만 지나고 보니 모두 흥미진진하기만 합니다. 이 좋은 것을 혼자만 알 수는 없겠죠.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말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는 말이야...


잠시 시간을 돌려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새내기 시절을 떠올려 봅시다. 여러분들은 전혀 모르는 군대 이야기를 막 복학한 형들이 신나게 하고 있을 때의 소외감을 기억하시나요? 지금 당신 옆에 있는 후배가 똑같은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싸제'를 갈망하던 마음을 떠올리며, 사회에서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것들을 더욱 즐기도록 합시다.

짜잔

그럼 너는 얼마나 잘났냐고요?


행동수칙이니 복학신조니 거창하게 쓰고 있지만, 사실 이건 제 경험담입니다. 복학하고 나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위에서 위의 사례들을 저지르곤 하였습니다. 후회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길 바라는 바람에서 말이죠.


2년간 소중한 청춘을 보내신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철저하게 교육받은 '군인정신'으로 용감하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도록 합시다. 어색한 분위기에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들을 반기는 것은, 사실 군대나 학교나 별반 다르지 않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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