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오아시스, 콜드플레이, 뮤즈, 에드 시런, 아델...
영국에서 탄생한 천재 뮤지션들이 이렇게도 많지만, 이름도 알리지 못하고 사라진 뮤지션들도 수두룩하다.
잭도 그 별볼 일 없는 뮤지션 중 한 명.
마트에서 일하며 동네 펍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잭의 공연 관객은 대략 이렇게 구성된다.
50% 내외의 친구들과 그의 음악을 듣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그 장소에 있는 나머지 사람들.
계속해서 들어주는 이 없는 노래를 하고 있던 잭은 한계에 다다른다.
결국 처참했던 사막에서의 공연을 끝으로 매니저 역할을 해줬던 엘리에게 '포기 선언'을 한 잭.
이제 진짜 음악을 포기한다고 결정한 그날, 안전장치를 완벽하게 갖춘 분노의 건전 라이딩을 하던 잭의 주변에 뭔가 수상한 기운이 감돈다.
뭐야, 뭐야, 뭐야. 왜 갑자기 전기가 다 나가고 난리야?!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하필이면 가로등과 신호등까지 싹 다 나가버린 통에 버스에 치인 잭은...
퇴원 후 친구들과 다시 모인 잭.
사라진 것은 앞니 두 개 만이 아니었는데...
분명 전국민이 다 아는 노래 '예스터데이'를 불렀는데, 친구들 중 그 누구도 이 노래를 모른다???
야, 너네 무섭게 왜 그러냐;; 이거 비틀스잖아. 비틀스.
오묘한 기운을 감지한 잭은 포털사이트에 비틀스를 검색해보는데...
세상에. 없다. 비틀스가. 없어.
예스터데이도, 헤이 쥬드도, 하드데이즈나이트도, 렛 잇 비도!!!!!
비틀스가 없는 세상이라니!
슬픔도 잠시. 그의 머릿속에 양심에 좀 찔리지만 솔깃한 생각이 스친다.
어차피 비틀스를 아는 사람은 자신 밖에 없겠다, 자신이 그들의 곡을 좀 '빌려'쓰는 것.
대놓고 표절(이라 하기도 민망한 리메이크...?)인데 이 세상천지 누구도 표절인지 모르니 이 얼마나 개꿀인가!!
그는 비틀스의 곡들을 떠올려 데모 앨범을 만들고...
비틀스의 노래를 통해 엄청난 기회가 찾아온다.
어느 날 문을 두드린 사람이 바로...
에드 시런. 리얼 에드 시런. (에드 시런 역에 에드 시런)
자신의 투어의 보조 가수로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하는 에드 시런 닮은 사람이 아닌 찐 에드 시런.
잭은 그렇게 에드 시런의 모스크바 공연에서...
비틀스의 '백 인 더 USSR'을 부르고, 이 공연 영상은 SNS에서 말그대로 대박을 치게 된다.
(부연 설명하자면 USSR은 구소련, 소비에트 연방이다)
투어 영상으로 그는 온라인 스타가 되고, 유명 레코드사와 계약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잭은 오히려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자작곡은 '못 들어주겠다'는 혹평을 받고, 기억하고 있는 명곡은 점점 떨어져가기 때문.
대체 누가 결혼식이 있던 교회에서 쌀을 집어 들었는지, 아니, 그게 교회가 맞았는지, 아니, 결혼식이 있던 날은 맞는지 가사도 뒤죽박죽 난리가 나는 지경.
결국 영감(=단서)를 얻기 위해 런던으로 급히 떠난 잭. '엘리너 릭비'의 묘지와 페니 레인 등을 돌아다니며 곡을 떠올리려 노력한다.
그런데, 그런 그를 유심히 바라보는 사람이 있으니...
뭔가 알고 있는 듯한 이 묘령의(?) 여인. 설마 잭의 비밀을 알고 있는 걸까?
비틀스가 없는 세상에서 비틀스의 곡으로 벼락스타가 되고자 하는 이 남자의 이야기, 영화 '예스터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