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며칠째 밥을 안 줘요
[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엄마 아빠가 밥을 안 줘서 쫄쫄 굶고 있다는 오늘의 사연.
무슨 이런 엄마 아빠가 다 있나 싶은데, 도대체 어떤 가족인지 에디터N이 상담에 나섰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팀입니다. 팀 윌러비, 이게 제 풀네임이죠.
본격적인 제 고민을 말씀 드리기 전에 저희 가족을 소개해드릴게요.
일단 제 여동생, 제인입니다.
제인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요.
창밖을 보며 노래 부르는 게 취미죠. 심지어 노래도 잘한답니다.
저희 윌러비 가문에는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지닌 선조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아마 제인이 그 끼를 물려받았나 봐요.
요 귀염둥이들은 제 쌍둥이 동생들입니다. 이름은 바나비, 아마 헷갈리지 않으실 거예요.
왜냐면 둘의 이름이 모두 '바나비'거든요. 이름 짓는 게 귀찮으셨나 봐요...
아무튼! 이 친구들은 남다른 상상력을 자랑한답니다. 신기한 물건들을 곧잘 만들어내죠.
그리고 마지막, 저희 부모님입니다.
사랑이 넘치는 부모님이죠. 서로를 어찌나 사랑하는지 매일같이 방 안에선 쪽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답니다.
이렇게 보면 완벽한 가족 같다고요? 글쎄요. 저희를 '가족'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어요.
일단 제가 태어났을 때로 되돌아가 볼까요.
난 네 아빠야. 네가 태어나서 모욕당한 저 귀여운 여인은 네 엄마고. 사랑받고 싶으면 부탁인데, 딴 데 가서 놀아."
(아빠)
부모님이 어린 제게 준 것이라고는 '팀'이라는 이름 하나? 그것 말곤 없습니다.
아, 이런 부모님에게도 장점은 있습니다. 차별이 없다는 거죠. 덕분에(?) 저와 제 동생들 모두 부모님께 사랑이라곤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건 다 참을 수 있어도 배고픔은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부모님은 저희에게 밥을 주지 않으십니다. 식사는 두 분이서만 오붓하게 즐기시죠.
때문에 배고픔에 지친 동생들은 저만 바라보고 있네요. 휴... 제가 나서야겠어요.
저희 밥 좀 주세요...
오늘 밥은 우리가 먹었어. 어제 밥 먹어라."
(엄마)
한 마디로 남은 밥 먹으라는 얘기인데... 심지어 남은 밥도 없거든요!!!
결국 여동생 제인이 부모님 밥에 손을 대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음식을 훔친 거죠.
Hㅏ... 동생들 관리 못했다고 저한테 불호령을 내릴 게 뻔해요.
제 예상이 맞았죠. 부모님은 이게 모두 제 잘못이라면서 저를 석탄 창고에 가두셨습니다.
석탄 창고에 갇힌 게 도대체 몇 번째인지. 벽에 표기된 숫자들이 보이시나요. 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부모님이 저희를 이렇게 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애들은 맨날 바라기만 해요." (엄마)
"어린애처럼 조르면서 계속 귀찮게 해." (아빠)
기본적으로 '아이들=귀찮음' 공식이 성립돼 있는 분들인 거죠.
이럴 거면 왜 저희를 낳았는지...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이렇게 살 바엔 고아가 되는 게 낫겠어요!
고아라... 고아가 되는 거 좋은 방법인 것 같은데요?
혹시 부모님이 여행을 갔다가 사고라도 당하면, 저희는 고아가 되는 거잖아요!
이렇게 해서 시작된 팀의 '자발적 고아되기' 프로젝트.
과연 성공을 거뒀을지, 윌러비 남매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윌러비 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