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헛헛하고 괜히 외로운 날 이 영화를 보자. 누구든 공감할 이야기를 신나는 춤과 노래로 녹여낸 넷플릭스 뮤지컬영화 '더 프롬'을!
파트너가 여자라는 이유로 졸업파티 참석을 거부당한 시골 마을 소녀와 반은 선의로, 반은 이미지 회복을 위해 이 소녀를 돕겠다고 나선 브로드웨이 배우들의 이야기를 담은 '더 프롬'.
대사와 설정 속 등장하는 작품들과 문화를 이해하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왜 미국 아이들은 프롬에 목숨 거는지, 이들이 말하는 뮤지컬 속 캐릭터들이 얼마나 찰떡같은 비유였는지 말이다.
# 프롬이 뭐길래
학교의 졸업 파티를 뜻하는 프롬, 미국 하이틴 드라마나 영화 좀 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정말 많은 작품에서 프롬을 아주 중요한 이벤트로 보여주니 말이다.
실제 학생들도 프롬을 중요한 행사로 생각해 많은 준비를 한다. 인생에 한 번 있는 파티고, 프롬 이후 졸업을 하면 대학생이 되기 때문이다.
프롬은 졸업을 앞두고 학교에서 여는 댄스파티다. 학교 강당이나 큰 댄스홀과 같은 장소에서 멋진 조명과 DJ까지 준비하고 본격적으로 즐기는 파티다.
보통 파트너와 함께 참석하는 것이 정석인지라 프롬 전에 파트너를 구해야 한다. 이미 이성친구가 있는 경우 상관없지만, 없는 경우 이 기회에 관심있는 이성에게 '프롬포즈(PROM+PROPOSE)'를 한다. 프롬을 나름 중요하게 준비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평소 좋아했던 사람에게 고백을 하는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냥 '같이 갈래?'라는 정도가 아니라 이벤트처럼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더 프롬'에서도 프롬 전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게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각종 퍼포먼스를 하는 시퀀스가 있었다.
학생 행사라고 해서 간편한 복장이면 될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보통 미리 드레스코드를 공지하고, 여학생은 드레스를, 남학생은 정장이나 턱시도를 입는다.
이날 엄청나게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도 하고 미국인들에게 프롬은 인생에서 중요한 추억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다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성을 들여 준비한다. 서로에게 줄 꽃도 준비한다. 여자는 손목에, 남자는 가슴에 꽃을 단다.
다 함께 춤을 추고, 준비된 음료도 마시고, 사진도 미친듯이 찍고, 프롬 킹과 프롬 퀸을 뽑는다. 프롬이 끝나고 나서도 여흥이 남아있다면 누군가의 집에 모여 포스트 프롬을 즐기기도 한다.
# 에바 페론
에마(조 엘런 펠먼)의 프롬 참석 문제로 학교와 학부모회의 회의가 있더 날, 현장을 급습한 디디(메릴 스트립)가 부르는 노래의 가사에 에마 페론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이 사람 누구냐고? 바로 뮤지컬 '에비타'의 주인공이다.
에마 페론은 시골마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이 된 실존 인물로, 대통령이었던 남편 후안 페론 못지 않게 정치적 영향력을 가졌었다.
# 시카고의 록시 하트
경력은 길지만 여전히 앙상블인 앤지(니콜 키드먼)는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하트 역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
'시카고'는 1920년대 시카고의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부정한 사법부의 재판 과정을 풍자한 뮤지컬이다.
두 주인공 중 한 명인 록시 하트는 애인이 자신을 속인 것에 분노해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를 살해해 교도소에 오게 된 인물이다.
# 엘피 & 글린다
'더 프롬'에서 가장 흥겨웠던 부분이 아닐까. 에마와 배리(제임스 코든)가 함께 프롬 의상과 구두 쇼핑하던 그 장면에서 절로 어깨가 들썩여졌다.
에마를 머리부터 발 끝까지 변신시켜주겠다며 배리가 부르는 노래 중 이런 가사가 있다.
"넌 엘피 난 글린다"
엘피와 글린다는 뮤지컬 '위키드'의 두 주인공이다. '위키드'는 전혀 다른 취향과 성격을 가진 엘피와 글린다가 학교에서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
극 중 엘피는 초록색 피부로 태어나 평생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지냈던 아이고, 글린다는 반대로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주목받는 것을 즐기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