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신하균
[N's Pick]
이래서 다들 하균신, 하균신 하나보다. 최근 막을 내린 '괴물'에서 또 한 번 역대급 연기 보여준 신하균, 새삼 또 반했다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괴물' 정주행을 마치고 다른 '떡밥'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지금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던 20대 시절 신하균의 영화들, 그중 넷플릭스에서 바로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 간첩 리철진
철진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일주일, 낯선 남한 땅에 표류하게 된 그는 임무를 수행하고 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유오성 주연의 영화 '간첩 리철진'은 신하균이 만 25세였던 1999년 개봉한 작품이다. 무려 22년 전이다. 세상에...
신하균의 극 중 역할은 리철진이 일주일 간 신세 지기로 한 고정간첩 오선생(박인환)의 고등학생 아들 오우열이다. 고로 교복 입은 신하균을 볼 수 있다.
우열의 학교 교사로 등장하는 손현주라던지...
택시 강도단 임원희, 이문식, 정재영, 정규수 등등. 스쳐가는 인물들을 보며 흠칫 놀라게 된다.
# 공동경비구역 JSA
서로 상반된 진술을 하는 남과 북의 군인들, 과연 이 복잡한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이들은 왜 초소에 함께 있었고, 총을 쏘게 됐을까.
작품성도, 대중성도 모두 갖춘 수작이다. 아마 '공동경비구역 JSA'에서부터 신하균을 눈여겨 본 관객들도 상당할 것이다.
신하균이 연기한 캐릭터는 초소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북한군 정우진. 초소를 지키던 어린 병사다. 매사에 툴툴거리지만 강아지 한 마리 보내는 것도 속상해하는 소년 같은 면도 있고, 그림을 좋아하는 섬세한 면도 있다.
아직 어리고 천진한 막냇동생 같은 인물이라 그의 죽음에 얽힌 과정에서 드러나는 분단된 현실의 아픔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초소에서 우정을 쌓은 남한 병사들에게 깊은 정을 느꼈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순간적으로 상황에 굴복하기도 하는 모습이 어찌나 짠했던지...
# 복수는 나의 것
딱 필요한 돈만 받고 아이를 돌려보내기로 했던 이들의 계획은 아이가 죽게 되며 어그러진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딸의 죽음으로 분노한 아빠 동진은 류에게, 누나를 잃은 류는 장기밀매단에게 잔혹한 복수를 준비한다.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 송강호와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의 시작이자, 세 작품 중 가장 날것의 느낌이 있다.
잘 짜여진 스릴러영화처럼 치밀한 덫을 놓는 복수가 아닌 당장 마음과 몸이 가는대로 움직이는 잔혹한 복수의 끝을 볼 수 있다.
밀매단에 사기를 당하며 어긋나기 시작한 상황은 눈덩이처럼 커져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유괴를 하게 되고, 살인자로 몰리게 되고,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 지구를 지켜라
병구의 요구는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게 해달라는 것. 그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강만식을 고문하고, 강사장은 고문에 견디지 못해 병구가 수집한 자료들을 보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내기 시작한다.
장준환 감독에게 '천재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준 작품이다. 물론 포스터를 보고 낚였다는 사람들은 엄청났지만.
코미디 영화같은 포스터를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잔혹하다. 병구는 자신이 '연구'한 것을 토대로 강사장에게 때수건으로 피부를 밀고 물파스를 바르는 것과 같은 기상천외한 고문을 한다. 후반부에는 예상치못한 사람이 희생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