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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정말 심각한 사연이 에디터N 앞으로 도착했다.

약혼녀의 딸과 사랑에 빠졌다는 한 남자의 사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그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은리정이라고 합니다.

무당파에 몸 담고 있으며 무당칠협이라 불리는 형제들 중 여섯째지요.

제게는 아름다운 미모의 약혼녀가 있습니다. 아미파의 제자 기효부가 바로 그녀입니다.

효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어찌 된 일이냐고요?

간악한 명교 사람인 양소가 효부를 납치한 후 농락,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저는 다른 사람과 약혼하지 않았습니다.

제 약혼자의 복수만을 바랄 뿐이죠.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이 왔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양소. 바로 저 사람입니다.

그가 부상을 입은 지금이 제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입니다. 저자를 기필코 죽이고 말겠어요.

그런데... 꽤나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양소를 죽이려고 하는 저를 막아서는 이가 있더군요. 양소의 옆에 있는 저 여자, 양소와 기효부의 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복수할 대상은 양소가 아닌 아미파의 수장 멸절사태라는 말을 하지 뭡니까.

사실 양소에게 납치된 기효부는 풀려나 아미파로 돌아갔지만 사생아를 낳았다는 이유로 기효부를 죽였다고요.

게다가 효부의 딸 이름이 뭔지 아세요?

불회...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기효부가 양소와의 사랑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걸 딸을 통해 드러낸 셈이었죠.

진실이 밝혀진 순간 저는 제 삶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습니다.

매일 술만 마시며 살았죠. 현실을 부정했습니다.

그렇게 무너진 저를 노리는 사람이 있더군요. 정체 모를 괴한이 나타나 저의 팔다리를 모두 부러뜨린 겁니다.

이렇게 된 이상 저도 효부를 따라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부상당한 저를 양소의 일행이 발견해 보살펴 줬습니다.

그리고 그런 저를 극진히 보살펴 준 사람은 바로 불회, 효부의 딸이었죠.

심지어 불회는 죽여달라는 제게 이런 말까지 하더군요.

그때부터였을까요. 제 마음속에 불회가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효부와 닮아 자꾸 그녀를 떠오르게 하는 외모, 그리고 부상당한 저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는 착한 마음씨.

하지만 불회는 효부의 딸인걸요. 게다가 효부를 빼앗아 간 양소의 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나이 차가... 거의 딸뻘 되는 데 제가 감히 불회를 마음에 품어선 안 되겠죠.

불구가 된 몸으로 불회를 묶어놓는 것도 못할 짓이고요.

그래서 모진 말도 했습니다. 너 따위의 도움은 필요 없다. 아버지를 따라 떠나라.

아... 불회도 절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제 옆을 떠나지 않겠다고, 저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이라며 진심으로 많이 좋아한다고 고백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마침 용한 의술의 도움을 받아 저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제가 불회를 욕심내도 되는 걸까요?

딸뻘 되는 불회와의 사랑을 허락받을 수 있을까요. 저의 원수였던 양소가 저를 사위로 인정은 해줄까요.

양소가 저를 저렇게 쳐다볼 때면 늘 미안하고 죄책감이 듭니다.

한때는 이름만 들어도 분노가 치밀었었는데 말이죠. 이게 사랑의 힘인가 봅니다.

여러분. 제가 어떻게 하면 양소를 설득해 불회와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아니, 그전에 제가 불회를 욕심내도 되는 걸까요? 상담 좀 해주세요.

약혼녀의 딸과 사랑에 빠진 남자의 사연.

과연 그는 불회와의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까.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의천도룡기 201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