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가지도 쓸 수 있는 김혜수가 존경받는 이유

조회수 2020. 11. 26.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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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세 글자로 모든 게 설명되는 배우
출처: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한 사람이 34여년간 같은 일을 해오면서 내내 그 분야 정상에 서 있을 수 있을까. 

그 놀라운 일을 해나가고 있는 배우가 있다. 누구도 반박 못할 만인의 스타, 김혜수다.  

1986년, 겨우 열여섯의 나이로 김혜수는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깜보'를 찍기 전 김혜수는 어린시절부터 국가대표를 꿈꾸며 태권도에 열중했던 소녀였다. 


데뷔와 동시에 스타덤에 올랐다. 34년 동안 연예계는 참 많이도 변했지만, 김혜수는 단 한 순간도 스타가 아닌 적이 없었다. 

출처: '투 타이어드 투 다이' 스틸
1990년대의 김혜수를 떠올려보면 항상 '섹시'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었던 듯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함할 일이지만, 그때는 그랬다. 출연자들이 여성 배우의 몸매를 극찬하는 것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시대였다. 

시원시원한 서구적인 외모와 볼륨있는 몸매의 소유자였던 김혜수는 여자들에겐 워너비, 남자들에겐 이상형이었다. 
출처: '도둑들'
출처: '차이나타운'
진짜 배우 김혜수를 발견하기 시작한 건 2000년 대에 접어들어서라고 감히 생각한다. 

김혜수 아니면 대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싶은 '타짜'의 정마담,  업무능력은 완벽하지만 정규직은 사양하는 '직장의 신'의 미스 김, '타짜'의 최동훈 감독과 또 한 번 함께한 '도둑들', 조직의 보스로 분한 '차이나타운'까지, 섹시함을 넘어서는 김혜수의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김혜수의 이미지도 외모를 닮고 싶은 스타에서 삶을 닮고 싶은 어른으로 달라졌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배우들이 김혜수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연기도 연기지만, '사람 김혜수'에 대한 존경도 못지 않게 크게 담은 표현일 것이다. 

배우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 중에도 김혜수의 삶의 방식을 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상대를 기분나쁘지 않게 하면서도 자신의 할 말은 명확하게 하는 화법과 항상 책을 읽는 자세, '사람'을 존중하는 행동들까지, 돈과 성공 여부를 떠나 김혜수라는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작은 면면들이 그를 더 빛나게 한다. 

평소 후배 배우들의 이름을 적어 가지고 다닌다. 눈에 띄었던 배우들의 이름이다. 어린 배우부터 중년의 배우까지 제한도 없고,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배우들도 많다. 


기억해뒀다가 딱 맞는 작품이 있을 때 추천하기 위함이다. 누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니다. 

김혜수는 진심으로 칭찬한다. 후배들, 동료들의 장점을 캐치해서 칭찬하고, 따뜻한 포옹으로 축하할 줄 안다. 


시상식에서 자신을 패러디한 장도연에게 재미있고 멋졌다는 문자를 보내고, 수상소감을 말하며 오열하는 천우희를 보며 함께 눈물 흘렸던 김혜수.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한 후배 배우에게 손등키스를 건네는 센스를 누가 떠올릴 수 있을까. 

데뷔 후에도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던 조권에게 손을 내민 것도 김혜수였다. 그 이상으로 힘이 됐던 건 항상 "멋진 사람"이라 말해주고 "하이힐이든 뭐든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다"는 진심어린 지지였을 것이다. 

출처: '하이에나'

작품 속에서 김혜수는 자연스럽게 나이들어간다.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그 배우는 이제 작품 속에서 조직의 보스가 되고, 변호사가 되고, 국가 조직의 팀장이 된다. 


그러면서 여전히 로맨스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다. 어른들에게는 어른들의 사랑이 있는 법이니까. 


작은 역할이어도, 규모가 작은 작품이어도, 할 이유가 있다면 과감히 함께한다. 작은 영화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져야한다고 생각되면 그 작품을 택한다. 

언제나 톱스타였지만, 어쩐지 점점 더 크게 반짝이는 것 같은 김혜수다. 스타 김혜수가 아니라 인간 김혜수 자체가 말이다. 

김혜수는 여전히 달린다. 올해만 해도 드라마 '하이에나'과 영화 '내가 죽던 날'을 내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출연도 확정했다. 이번에는 촉법소년 법령 이슈를 다룬다. 
이미 30여 년을 활동했는데 다음 작품에선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 배우, 분명 흔하지 않다. 30여 년 간 같은 일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다는 걸 김혜수는 증명해내고 있다. 

멋진 배우이자 멋진 어른이 된 김혜수, 판사로 변신한다는 '소년심판' 속 모습도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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