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이태오들 뼈 때리는 사이다 딸내미
1년 전 불륜의 아이콘 이태오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 실수한 건 인정해.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하지만 가족까지 버릴 생각은 없었어.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이태오)
아내의 믿음을 저버린 것은 자신이면서 저런 뻔뻔한 변명을 했더랬지. 방송 후 유행어가 된 '사빠죄아' 대사다.
최근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보던 에디터N은 문득 이태오와 함께 이런 생각이 떠오르더라.
만약 '이 캐릭터'가 그때 이태오 앞에 서 있었더라면 이런 사이다 멘트를 날려주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바로 이렇게.
"혼란스러워요. 아빠한테 교육받은 게 있는데 어떻게 저희한테 이래요? 어떤 게 아빠 진면목이에요? 어떤 모습을 본받으면 될까요."(박향기)
"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돕는 게 아니라 감사와 보답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배신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도 좀 가르쳐 주시죠. 그럼 제 맘 이렇게 찢어지지는 않을 거예요."(박향기)
이 멘트의 주인공, '결혼작사 이혼작곡' 박해륜(전노민)의 큰딸 박향기(전혜원)다.
극 중 아빠 해륜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향기. 아빠에게 진실을 추궁하자 글쎄 돌아오는 말이 사람은 누구나 결국 헤어지게 돼 있는 거란다.
이런 상황에서도 엄마 이시은(전수경)은 아빠를 이해해 주려고 하니 향기가 대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설 수밖에.
교수인 아빠의 말발도 이기는 뼈 때리는 대사들을 선보였다.
"너희 엄마는 잘못한 거 없어. 아빠가 부족한 거지."(박해륜)
자신이 부족해서 엄마와 이혼하게 됐다는 아빠의 변명에는...
"단어 선택을 제대로 해 주셨으면 해요. 부족한 문제랑은 다르죠. 능력이 달리거나 실력이 안 될 때 그럴 때 쓰는 표현 아니에요? 이번 사태는 소위 말하는 불륜이잖아요. 우아한 표현으로는 인성이 부족하달 수도 있겠네요."(박향기)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인성이 부족한 거라며 지적하고,
평생 자신을 원망해도 할 말 없다는 말에는...
"원망은요, 아빠. 기대가 있을 때 해요. 아빠에 대한 기대치 1도 없어요, 이제. 행복하실 일만 남았네요. 걱정 마세요. 아빠 대신에 우리가 엄마 잘 보살펴 드리고 케어할 테니까, 평생. 홀가분하게 떠나시면 돼요."(박향기)
기대조차 없으니 홀가분하게 떠나라고 했더랬다.
이어지는 해륜의 주장에도 향기는 냉정하게 조목조목 반박했다.
"너 같으면 한 남자만 평생 사랑할 수 있어?"(박해륜)
한 남자만 평생 사랑할 수 있냐는 아빠의 질문에는...
"불가능한 일 아니죠. 테레사 수녀처럼 하느님만 평생 사랑하신 분도 계시고 평생 일부종사, 일처종사 한 사람들 의외로 많아요. 그런 노부부 다큐도 있었고요."(박향기)
테레사 수녀와 노부부 다큐멘터리를 예시로 들며 똑 부러지게 반박했다.
"당연하고 일반적인 얘기 아니잖아. 그런 사람들도 있고 아빠 같은 경우도 있고 더한 사람도 많고 그러니까 좀 이해해 달라고."(박해륜)
아빠 좀 이해해 달라는 떼씀(?)에는...
"버림받으면서 이해까지 해 드려야 돼요, 저희는? 엄마랑 저희가 붙잡지 않을 테니 떠나시라 했어요. 그걸로는 부족하시다고요? 마음까지 편하셨으면 좋겠다고요? 너무 이기주의 아니세요?"(박향기)
이기주의 아니냐며 따끔하게 혼쭐을 냈다.
TV조선: 모든 것 다 알게 된 가족들과 사자대면하는 전노민 TV CHOSUN 20210213 방송
특히나 그 대사들이 워낙 속 시원한 사이다 멘트들로 채워져 있었기에 시청자들 사이에선 '갓향기' 칭호가 붙기도.
향기를 연기한 전혜원도 인상적인 연기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셈이다.
극 중 아직 해륜의 불륜 상대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시은과 해륜의 이혼도 이야기만 나온 상태이기도 하다. 향기 가족이 헤쳐나가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 어떤 시련이 닥친다 해도 어쩐지 향기가 있어 든든한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앞으로도 그의 사이다 활약을 기대해 봐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