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없는 상사가 내 실적까지 빼앗았다면
[에디터N의 비밀상담소]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베로니카라고 합니다. 현재 브라질 경찰서에서 서기로 근무하는 중입니다.
상사 때문에 고민이 너무 커 이렇게 사연을 보냅니다.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시겠어요?
모든 사건은 데이트 앱으로 만난 남성 때문에 피해를 입은 여자가 저희 경찰서에 찾아오면서 시작됐습니다.
한눈에 봐도 상황이 좋지 않아 보이던 이 여성.
급기야 제가 보는 앞에서, 저희 경찰서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억울한 사연이 있었기에 극단적 선택까지 하고 만 걸까요.
꼭 이 여성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었습니다. 그녀에게 상처를 준 나쁜 놈을 찾아내고 싶었습니다.
과장님 허락 하에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여성의 핸드폰을 조사하는 한편, 동일한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까지 등장해 수사는 진척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과장님이 사건을 아니타 경감에게 넘기겠다지 뭡니까!
네, 이 사람이 아니타 경감. 문제의 상사입니다.
저는 직급이 경찰 서기이고 아니타는 무려 경감입니다. 한참 높은 상사죠.
하지만 아니타는 이 사건을 '남자에 집착하다가 차여서 우울증 걸린 여자'의 해프닝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수사를 제대로 하겠어요?!
실제로 동일 피해를 호소한 피해자에게 조사라는 명목으로 이런 질문들을 하더군요.
"온라인으로 만난 남자랑 데이트 많이 해 보셨죠?"
"옷은 차려입었겠죠? 가슴골도 많이 보이고 빨간 립스틱에, 하이힐..."
"그 멋진 남자가 뭘 준다고 했죠? 유럽 시민권요?"
저게 조삽니까? 취조지. 저래 가지고 피해자가 입을 열겠냐고요.
지금 안 그래도 용기를 내서 경찰서를 찾아온 피해자한테 다시 도망가라고 엉덩이 두들겨 주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게다가 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나름대로 용의자를 특정했는지 잠복해서 잡을 계획을 세웠더라고요.
물론 저는 작전에서 빠졌고요. 아니타 경감과 경감을 잘 따르는 남자 경찰 하나가 이 계획에 투입됐습니다.
잡긴 잡았더라고요. 무고한 사람을요. 누가 돈을 주며 가방만 전달해 주라고 했대요.
더욱 가관인 건 용의자가 아니타 경감의 사진을 찍어 가방에 보란 듯이 넣어놨다는 겁니다.
용의자가 저렇게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때 아니타 경감은 대체 뭘 한건 가요?
아놔. 능력 없는 상사 때문에 제 속이 터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제가 나서야겠습니다.
피해자들이 사기를 당했던 그 데이트 앱에 가상 인물을 만들어 범인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오게 만들어 보려고요.
그리고 이 계획은... 통했습니다. 저한테 연락을 해서는 만나자고 하더군요.
이제 약속 장소에 나가 체포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전 빠지래요. 경찰 서기는 현장에 나갈 수 없다면서요.
제가 다 해놓은 거 본인이 홀랑 뺏어 먹겠다는 심보 아닌가요?
실제로 그랬습니다. 범인은 다행히 검거됐지만...
시민 여러분들이 해결을 바라셨던 사건입니다. 이번 용의자 검거 작전은 아니타 경감과 위우송 과장이 이끌었습니다."
(경찰서장)
모든 공은 아니타 경감에게로 돌아갔죠.
죽어라 노력한 건 저인데, 그리고 심지어 범인을 못 잡아 헤맨 건 아니타 경감인데.
왜 모든 공은 아니타 경감에게로 돌아가야 하는 거죠?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사건 해결할 때마다 아니타 경감에게로 공이 돌아가겠죠.
하지만 능력 없는 아니타 때문에 고생하는 건 저고요. 그런데 전 경찰 직업이 너무 좋은 걸요.
제가 여기서 때려치우는 게 맞는 걸까요, 아니면 참아야 할까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진퇴양난에 놓인 베로니카의 선택은 물론, 그녀 앞으로 찾아온 또 다른 사건까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굿 모닝 베로니카'에서 그 선택을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