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죽인 살인범이 무죄 판결받은 황당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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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막내 동생 루비가 사라졌다.
루비를 만나러 간 오빠가 집이 비어있음을 알게 된 것.
이에 가족들은 루비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루비의 남편인 세르히오에게 루비의 행방에 대해 물어봤는데.
이에 '루비가 다른 남자랑 떠났다'라고 답한 세르히오.
이 답변이 의심쩍었던 가족들이 다시 세르히오를 찾아가자 그는 사라지고 없었다고 한다.
실마리가 잡히지 않자 급기야 가족들은 실종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루비의 실종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랬다.
친구들과 모여 놀고 있는데 갑자기 세르히오가 가구 옮기는 걸 도와달라고 했단다.
몇몇이 세르히오를 따라간 뒤 다시 왔는데 그들 중 한 명이 '세르히오가 아내를 죽였다'라고 말한 것이었다.
이후 세르히오에게 이 사실을 묻자 그가 이를 인정했다고도 했다. 시체를 쓰레기장에 버렸다고.
증인까지 나타났겠다, 이후 범인인 세르히오의 자백을 받아내는 건 쉬운 일이었다고 한다.
경찰들의 압박 심문 끝에 세르히오는 자신이 루비를 살해했다고 시인했다.
루비가 범행 3일 전에 세르히오를 떠났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루비가 떠난다고 하자 죽인 거예요."
(후안 마누엘, 루비의 친오빠)
범인이 자백까지 한 상황, 이제 그가 저지른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일만 남았다.
2010년 4월. 유가족들이 기다려 온 세르히오의 재판이 열렸다.
여러 증인들이 나와 증언을 했고, 세르히오는 마지막 판결에 앞서 사죄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절 용서할 수 없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사과하고 싶습니다. 잔인한 짓이 분명하니까요."
(세르히오)
자,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만 유추해 봤을 때 세르히오는 어떤 판결을 받았을까.
살인을 인정했으니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
피고인 세르히오의 범행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죄를 선고한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 판결 당시 법정은 분노에 찬 비명과 울음소리로 가득했다고...
판결 결과를 받아 든 대중 역시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도대체 왜 모두가 이해하지 못하는 판결이 나오게 된 걸까.
검찰 측이 피의자의 범행 여부에 대해 합리적인 의혹 이상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라파엘 보우디브, 판사)
한 마디로 의심은 가나 확증이 없다는 뜻이었다.
자백 역시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다. 고문 등을 통해 허위 자백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증거로서의 능력을 상실하게 된 것.
목격자와 과학 증거가 없는 것은 맞았습니다. 하지만 모든 정황 증거를 고려하면 세르히오가 범인이라고 결론을 내도 무방했죠.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을 억지로 사과하진 않잖아요?"
(노엘 로드리게스, 검사)
다른 살인 사건과 달리 집에서 일어난 사건은 보통 목격자도, 증거도 없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범행을 확신할 만한 정보는 차고 넘쳤죠."
(루스 피에로, 에스코바도 가족 법정 대리인)
판결에 대해 반박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이미 나온 판결을 번복할 수는 없는 법.
세르히오는 풀려나 자취를 감췄고 루비의 사망 사건은 (법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루비의 어머니인 마르셀라 에스코베도는 판결에 항의하는 행진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세르히오를 어떻게든 처벌받게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자취를 감춘 그의 행적을 쫓기까지!
모든 것을 걸고 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