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맛 이동욱 VS 매운맛 이동욱

조회수 2020. 6. 16.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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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은 안됩니까?

[넷플릭스 VS 넷플릭스]

출처: '도깨비'
여기 두 남자가 있다. 

엮이면 먼저 가신 조상님과 인사하게 되는데 지독하게 엮이고 싶은 저승사자...
출처: '타인은 지옥이다'

엮이면 안될 것 같은 쎄한 기운이 있는데, 이상하게 사람을 홀리는 치과의사. 

출처: '도깨비', '타인은 지옥이다'
둘다 엮이면 안되는 것이 분명한데 이상하게 엮이고 싶은 두 남자, '도깨비'의 저승사자와 '타인은 지옥이다'의 서문조다. 

같은 이동욱인데 어쩜 이렇게 다를수가! 

스윗하면 안되는데 스윗한 저승사자와 '자기'라는 말을 세상에서 제일 소름돋게 하는 서문조, 이동욱이 완성한 이 전혀 다른 두 캐릭터 중 당신의 취향은? 

# 이동욱 순한맛 VS 이동욱 매운맛

저승사자
'도깨비'의 저승사자. 이름도 없다. 그는 직업이 저승사자고, 하는 일은 당연히 망자를 저승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죽음'을 주관하는 일이라니, 이보다 더 소름돋는 일이 있을까 싶은데, 이 상스러운 갓을 쓴 자는 왜 이렇게 느닷없이 귀여운지!
전세 계약으로 얽히게 된 도깨비(공유)와의 투닥거림이 귀엽고, 운명으로 엮인 참사랑 써니(유인나)에게 보여주는 눈치 없는 스윗함이 대책없이 귀엽다.

어디 그뿐인가. 평생의(?) 과제였던 기타누락자 은탁(김고은)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몇 번이나 은탁이 죽음을 피하도록 한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처럼 굴지만, 모두가 안다. 이 저승사자는 너무 따뜻한 사람...아니, 저승사자라는 걸.
출처: '타인은 지옥이다'
(웃으며 인사하고 싸늘하게 돌아서는 문조씨)
서문조
누가봐도 잘생긴데다 직업마저 치과전문의인 서문조. 대체 멀쩡한 사람 한 명 없는 것 같은 고시원에서 그는 가장 상식적인 사람처럼 보인다. 겉보기에는 말이다.

병원에서는 간호사들도 배려하고, 환자들에게도 예의바른 의사지만, 알고보면 고시원의 권력구조의 정점에 있는 서문조. 그는 살인을 예술행위로 생각하는 살인마다.
출처: '타인은 지옥이다'
"그냥, 좋아서요."

"예?"
(대사의 상태가...)
어딘지 수상한 에덴고시원에서 서울살이를 시작한 종우(임시완)의 앞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서문조. '자기는 나와 비슷한 사람같다'며 과한 관심과 집착을 보인다.

고기도 먹이고, 종우를 괴롭게 하는 사람들도 '처리'해주고, 살갑게 대하지만 알면 알수록 소름돋는 이 남자. 아무래도 위험하다. '자기'라는 말이 이토록 무서운 단어였다니!

# 멜로 장인 이동욱 VS 무(無)멜로도 좋은 이동욱

저승사자
'마이걸', '난폭한 로맨스', '풍선껌' 등 다수의 작품에서 로맨스를 그렸던 이동욱이지만, 이렇게 서툰 사랑은 없었다.

전생의 기억을 잃은 저승사자에겐 연애에 대한 기억마저 남아있지 않다. 그는 없는 게 참 많다. 전화번호도 없고, 이름도 없고, (이승에서 말할 만한) 직업도 없다. 이런 사람이 데이트 매너 같은 걸 알고 있을리가.

평생 생각해본 적 없던 자신의 '프로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배우고 만들어가는 그 과정, 황당하지만 설렌다.
숨김없이 '좋습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용건이 없이는 연락할 생각도 못하는, 만나면 헤실헤실 웃으면서도 용건이 끝났으니 돌아가겠다는 이 답도 없는 남자의 첫사랑.

답답함에 멱살을 잡고 싶으면서도 왠지 응원하게 된다.
(써니씨 파이팅)
출처: '타인은 지옥이다'
서문조
'이동욱 = 멜로장인' 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로맨스 하나 없는, 시리디 시린 서문조를 연기하는 이동욱을 상상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출처: '타인은 지옥이다'
처연 대마왕의 상징, 깊은 아이홀의 눈이 이렇게 살벌하게 느껴질 줄이야.

1g의 멜로도 없이도 사람 심장 터지게(다른 의미로) 할 수 있는 배우였다.

이동욱이 악역 연기를, 그것도 역대급 소름 유발 악역 연기를 이렇게도 찰떡같이 하는 배우라는 걸 확실히 각인시켜준 '타인은 지옥이다', 고마운 작품이다.

# 사연 있는 나쁜 놈 VS 사연이 있어도 나쁜 놈

출처: '도깨비'
저승사자
이미 '도깨비'를 정주행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은근히 여리고 인간사에 관심과 정 많은 저승사자의 전생은 매우 파란만장했다.

왕권이 약한 고려에서 살얼음보다 깨어지기 쉬운 것이 왕의 목숨이라는 것을 어린 시절부터 깨달았고, 유일하게 사랑했던 이와 그 오라비인 김신(공유), 김신의 수하들을 몰살한 인물.

그는 전생의 업보로 모든 기억을 잃고 죽음을 안내하는 저승사자가 됐다.
출처: '도깨비'
그렇게 돌고 돌아, 저승사자와 인간의 모습으로 평생 사랑했던 여인을 다시 만나고, 자신이 죽였던 충신을 도깨비의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된 기가막힌 운명.

그에게는 가장 끔찍한 형벌인 셈이다. 이제 막 서로 이해하고 의지하게 된 친구(본인들은 아니라 우기지만)가 자신이 죽였던 인물이고,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게 된 여인이 자신이 죽였던 아내의 환생이라니.

분명 나쁜 놈이 맞는데, 그 형벌이 너무나 가혹하고 짠해서 괜히 안쓰럽기까지 한 저승사자다.
출처: '타인은 지옥이다'
서문조
성악설이냐, 성선설이냐. 종종 사람들은 논쟁한다. 아마 서문조는 성악설의 증거가 될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그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살인이, 다른 이를 쥐고 흔드는 것이, 자신이 의도한대로 한 인물이 무너지는 것이 예술이고 아주 아름다운 작업이라고 믿는다.

보통 한국 드라마에서는 악역에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 전사를 만들어주곤 하는데 서문조의 전사는 아주 단순하게만 표현되어 있다.
음... 물론 엄청난 과거사가 있다고 해도 이해받을 수 있는 인물이 아니긴 하다.
출처: '도깨비', '타인은 지옥이다'
이동욱이 연기한 전혀 다른 두 얼굴, 어떤 매력인지 궁금해졌다면 '도깨비', '타인은 지옥이다' 정주행 추천한다. 

'도깨비', '타인은 지옥이다'도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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