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맞히면 챔피언 시켜준다는 대회
챔피언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를까? 복싱? F1? 대부분 스포츠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챔피언도 있다는 사실.
스펠링을 틀리지 않고 맞히기, 방금 본 숫자를 빠짐없이 기억하기, 누구보다 빠르게 큐브를 맞히기.
두뇌가 여간 좋지 않고서야 챔피언이 되기 어려워보이는, 이 색다른 대회들. 지금부터 소개한다.
큐브 대회
큐브 챔피언이 탄생하는 세계 대회는 2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전 세계 큐버가 실력을 가리는 자리. WCA 월드 챔피언쉽이다.
이 자리에 나오는 스피드 큐버는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 수백 개의 알고리듬을 기억하고 결합하는 능력, 근육 기억에 간직하는 능력까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5X5 큐브를 1분 안에 맞추고, 7X7 큐브를 2분 안에 맞추야 큐브 천재라 할 수 있는 정도.
그중에서도 모두가 인정하는 종목은 3X3 큐브라고 한다. 0.01초로도 승부가 갈릴 수 있으니 가장 조마조마하게 지켜보게 되는 종목인 것.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재빨리 큐브를 맞추고 바닥에 내려놓으면 된다. 두 번 시도하고, 평균을 낸 시간이 최종 점수다.
이번에 탄생한 3X3 큐브 챔피언은 무려 6.74초만에 성공한 필리프다.
2위를 기록한 션과 불과 0.04초밖에 차이가 안 나니 스피드 큐버들의 진땀 나는 승부를 짐작하게 한다.
스펠링 대회
'일라이더블'. 혹시 이 단어의 철자를 알겠는가?
힌트로는 '제외되거나 숨겨질 수 있는'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라는 것이다.
정답은..
ELIDIBLE"
이 단어는 최고의 스펠러를 가리는 스크립스 스펠링 비 전국 대회에서 출제된 문제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이 대회의 결승전이 매년 TV로 방송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승부를 가리는 방식은 간단하다. 먼저 스펠러가 마이크 앞에 선다.
출제자가 음성으로 제시어를 전달하면, 마이크에 대고 스펠링을 말하면 된다.
정답을 유추할 수 있는 질문도 허용된다는 것이 특징.
'무슨 뜻인가요?', '품사는 뭔가요?', '다른 발음도 있나요?', '어떤 언어에서 유래했나요?'와 같은 질문을 모두 할 수 있다.
대회에는 아이들이 출전하는 만큼, 이 대회는 아이들끼리의 경쟁보다 아이와 50만 단어의 경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기억력 대회
궁금한 것이 생기면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고, 전화번호조차도 스마트폰 연락처에 저장돼 기억을 할 필요가 없어진 요즘.
기억력 챔피언을 가리는 세계 기억력 대회의 존재는 더욱 의미 있어졌다.
대회 종목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얼굴과 이름 기억하기를 시작으로, 무작위 이미지 기억하기, 숫자 보여주고 기억하기 등이 나름 순한맛이다.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숫자를 듣고 맞혀야 하는 종목은 난이도가 꽤나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끝판왕이 있었으니. 최종전에서 등장하는 스피드 카드다.
주어진 1분 안에 카드를 세며 기억한다. 그리고 5분 안에 카드 한 벌 순서를 다 맞춰야 한다.
카드 한 벌에 52장이고, 숫자는 물론 문양도 맞혀야 하니 웬만한 기억력 능력자가 아니고서야 어려운 종목. 괜히 챔피언이 아닌 것이다.
몸을 써서 움직이는 스포츠만 스릴이 있는 줄 알았는데, 보다 보면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이색 챔피언쉽들.
이중 당신의 특기가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혹시라도 세계 챔피언이 될 수도 있으니까.